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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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16년 12월 4일 (일) 15:57 판

牛丼(ぎゅどん).

Gyudong.jpg

위의 규동은 직화구이를 얹은 거라 좀 더 정확히는 치카라메시다.

일본식 돈부리의 일종. 밥 위에 얇게 썰어 간장설탕, 양파를 넣어 달달하게 조린 소고기를 얹은 음식으로, 그냥 간단히 말하면 소고기덮밥. 굳이 일본어 이름으로 소개하는 이유는, 확실히 일본에서 아주아주 널리, 그리고 흔하게 먹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일본 사람들이 간단하고 빠르게, 그리고 값싸게 끼니를 해결하는 대표적인 일본식 패스트푸드라 할 수 있다. 밥은 미리 해 놓은 상태로, 소고기도 미리 조림을 해 놓고 보온 상태로 보관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그릇에 밥 담고 소고기를 얹어주면 끝이니 그야말로 패스트푸드. 요시노야, 스키야, 마츠야와 같은 거대 체인점들이 일본 전역에 깔려있다시피 하다. 2016년 6월 기준으로 요시노야의 보통 사이즈 규동 하나가 380엔이니 값싸게 끼니를 해결하기에는 정말 괜찮은 음식이다. 초밥라멘도 일본식, 또는 일본화된 패스트푸드라고 할 수 있지만 초밥은 일찌감치 고급화의 길로 나갔고 라멘미슐랭가이드 원스타를 받은 가게까지 등장할 정도인 반면, 규동은 여전히 누구에게나 값싼 음식으로 각인되어 있다.

원래는 소고기 스키야키에서 파생되어 나온 간략화 버전이라고 한다. 메이지시대에 일본에 육식 문화가 널리 퍼지던 시기에 등장한 요리로, 당시에는 도축 기술이 그닥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소고기에서 나는 야생고기의 냄새를 잡기 위해서 진한 소스에 조리는 방법이 퍼졌는데, 이걸 밥 위에 얹은 게 규동인 셈. 1973년에 요시노야가 패스트푸드화 한 규동을 판매하면서 급속도로 대중화 되고, 마츠야스키야와 같은 경쟁 업체들이 등장하면서 가격 경쟁까지 벌어져서 일본식 패스트푸드로 자리를 굳힌다. 이 세 개의 체인점이 일본에서는 전국구 빅 3 자리를 굳히고 있다. 일본의 불황을 이야기할 때, 이들 규동 체인점들이 얼마나 싼 메뉴를 내놓느냐를 바로미터로 삼기도 한다.

패스트푸드지만 입맛에 따라서 몇 가지 조절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 간장 소소의 양을 조절하는 츠유타쿠(많이), 츠유누키(츠유키리, 적게), 양파의 양을 조절하는 네기타쿠(많이), 네기누키(적게)와 같은 옵션은 3대 체인점 모두 공통으로 통한다. 먹을 때는 한국에서처럼 팍팍 비벼 먹지 않고 젓가락으로 먹는 게 보통이다.

싼 가격과 빠르고 간편한 조리, 그리고 우리 입맛에도 어울리는 편이나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있을 법하지만 생각만큼은 아니다. 일본 최대 체인점인 요시노야는 한때 한국에도 진출해서 강남역에 매장을 내기도 했지만 별 재미를 못 보고 철수했다. 그 무렵에는 자생적으로 생긴 규동 전문점도 있긴 했지만 역시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오니리기리와 이규동 같은 국내 체인점이 있고 라멘집이나 이자카야 같은 곳에서 규동을 파는 곳이 있지만 아무튼 국내에서는 큰 인기는 끌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비벼 먹지 않는다'는 차이가 좀 거부감을 주는 듯한데, 우리나라에서는 덮밥류를 비벼 숟가락으로 먹는 게 보통이지만 일본에서 숟가락을 쓰거나 비벼 먹으면 주위에서 뭔가 이상한 눈으로 본다. '뭐 저런 무식한', 혹은 한국 문화를 좀 아는 사람들이라면 '한국서 왔나?' 하는 눈초리다. 한국에 진출한 일본 규동도 일본 돈부리는 비벼 먹는 게 아니라고 강조하는데 요시노야가 한국에 들어왔을 때에는 거부감이 많았던 모양. 지금은 한국과 일본이 양국의 음식 문화를 많이 이해하는 편이라 지금은 거부감이 덜한 편이긴 하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