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두부찌개
순두부를 넣어서 끓이는 찌개. 된장찌개, 김치찌개에 이어서 청국장찌개와 함께 2위 그룹 정도는 차지하고 있지만 선두 그룹과는 워낙에 차이가 커서...
순두부와 채소, 고기 혹은 조개, 새우와 같은 해산물이 들어가고 파, 마늘 같은 갖은양념과 함께 고춧가루와 고추기름을 사용해서 얼큰하게 매운맛을 낸다. 순두부찌개 전문점은 재료를 다양하게 써서 해물, 고기, 굴 등등 여러 가지 찌개를 메뉴에 올린다. 흔히 북창동식 순두부라고 하는 게 이런 얼큰한 스타일의 찌개다. 다른 찌개와 달리 달걀이 들어가는 것도 특징. 풀어서 넣는 곳도 있고, 마지막에 하나 깨 넣고 풀지 않는 곳도 있는가 하면 테이블에 날달걀을 놓고 손님 취향에 따라서 넣도록 하는 곳도 있다. 재료만 있으면 만들기도 쉬운 편이라 전문점 말고도 분식집 메뉴에도 흔히 들어 있다. 오히려 분식집에는 된장찌개나 김치찌개는 없어도 순두부찌개는 있는 집이 많다. 집에서도 끓여 먹기 쉬운 편으로, 특히 슈퍼마켓에 있는 순두부 양념장과 순두부, 몇 가지 기본 채소 정도[1]를 사서 끓이면 집에서도 그럴싸한 순두부찌개가 나온다. 된장찌개는 대량생산 된장은 확실히 맛이 떨어지고, 김치찌개는 김치맛에 많이 좌우하지만 순두부찌개는 편차가 작은 편이다. 어차피 시중에서 파는 순두부야 공장에서 나오는 건 연두부보다 더 연한 두부 정도이기 때문에 거기서 거기고, 제대로 만드는 순두부는 일부 전문점에나 가야 볼 수 있다.
은근 재료의 범위가 넓은 편이다. 된장찌개나 김치찌개 같은 것들은 주 재료인 된장이나 김치가 맛을 내는 주역이지만 순두부는 그 자체로는 별 감칠맛이 없다. 따라서 순두부찌개의 맛은 거의 순두부가 아닌 다른 재료들에서 나오는 것이며, 이는 역으로 순두부가 맛에 별다른 간섭을 하지 않으므로 재료의 상성을 크게 타지 않으므로 사용할 수 있는 재료의 범위가 넓다는 뜻이기도 하다.
은근히 외국에도 퍼져 있는 한국음식으로, 미국 LA 한인타운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음식 중 하나. BCD 북창동순두부가 체인점으로 유명하다. 영어 이름은 BCD Tofu House. 여기서 BCD는 물론 '북창동'의 머릿글자를 딴 것. '북창동'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창업주인 이희숙의 친척 할머니의 두부 음식점이 있던 곳이 북창동인 것에서 착안했다고 한다.[2] 1996년에 처음으로 문을 열었으니까 역사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현재 한인들은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미국인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었고, 오히려 LA 북창동순두부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역수입되어 한국에서 이런저런 짝퉁 프랜차이즈가 생길 정도였다.[3] 창업주인 이희숙은 난소암으로 2020년 7월에 향년 61세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는데, 뉴욕타임즈에서 부고 기사를 낼 정도로 미국 안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2]
일본에서도 꽤 인기 있는 한국음식으로, 야키니쿠집에서도 종종 메뉴에 들어 있고 한국음식점이라면 거의 기본으로 들어가는 수준. 한국식 찌개 중에서 김치찌개와 함께 가장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특히 날이 추워지면 인기가 훅 올라간다고.
그런데 강원도 영동지방 쪽은 스타일이 전혀 달라서 그냥 물에다가 순두부를 넣어서 끓인 다음 간장 양념장을 풀어 먹는다. 이건 찌개라고 하기에는 뭣하고 그냥 '순두부' 또는 '하얀 순두부'라고 부르는 게 보통. 이쪽으로 가장 이름이 많이 알려진 곳이 속초 학사평마을로, 이곳의 이름을 따서 '초당순두부', '학사평 순두부'라고 부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