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국제공항
東京国際空港。
우리가 흔히 하네다공항(羽田空港)이라고 부르는 공항으로, 정식 이름은 도쿄국제공항이지만 일본 사람들에게도 하네다공항이라는 말이 더욱 친숙하다. 그냥 도쿄국제공항이라고만 부르면 저주 받은 나리타공항과 헷갈릴 수 있으니...
한때는 김포국제공항과 비슷한 사정이었다. 도쿄의 유일한 국제공항이었지만 수용 능력이 한계에 부딪치자 야심차게 새로운 국제공항을 건설한 것이 나리타공항이었으나, 오만 가지 문제점들이 겹쳐서 하네다의 국제선 기능을 모두 가져오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원래는 하네다는 김포공항처럼 일부 단거리 노선만 남겨 놓고 국제선 기능의 대부분은 나리타공항으로 넘기려고 했는데 최근에는 오히려 나리타에 있던 장거리 노선이 속속 하네다로 돌아오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일본 정부도 2014년 들어서 하네다공항의 국제선 제한을 완전히 풀어버림으로써 나리타공항의 국제선 이탈이 더더욱 가속화 되었다. 정부로서는 쓰라린 일이지만 일본인들조차도 나리타공항을 외면하고 인천공항으로 가서 장거리 국제선을 탈 정도이니 별 수 없는 노릇. 왜 이렇게 됐는지는 나리타공항 항목 참조.
김포공항의 국제선 기능을 인천공항으로 옮긴 데에는 24시간 이착륙이 불가능하다는 약점도 주요한 이유였는데, 하네다공항은 24시간 이착륙이 제한적이지만 가능하다.[1] 오히려 나리타공항이 24시간 이착륙이 불가능하다. 이런 데로 국제선을 몽땅 옮기려고 했으니 이뭐병. 하지만 인천국제공항으로서는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경쟁력으로 보면 나리타보다는 당연히 하네다가 우월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확장도 불가능하고, 24시간 이착륙도 활주로 하나밖에는 안 되다보니 거대한 일본 수도권의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게 현실이다.
터미널
터미널은 국내선 1, 2 그리고 국제선 터미널로 나뉜다.
국제선 터미널 출발층에서 한 층 위인 4층에는 에도시대의 거리 분위기를 재현해 놓은 에도코지(江戸小路)라는 식당가 및 상점가가 있다. 그러나 대체로 평가는 비싸기만 하고 맛은 별로라고. 근데 공항 음식점이 다 그렇지 않나? 일부 괜찮은 데는 줄 서 있는 사람이 많아서 시간이 꽤나 걸린다. 더 문제는 줄 서 있는 집이라고 맛있다는 보장이 없다는 거다. 24시간 영업하는 가게도 몇 군데 있다. 그런데 심야까지 영업하는 가게들은 보통 할증료 10%가 추가되니 주의하자. 일부 24시간 영업점은 청소와 같은 이유로 새벽 시간대에 브레이크 타임이 있다. 역시 보세구역 안에도 24시간 영업하는 음식점들이 약간 있다. 그런데 보세구역 안에는 편의점이나 매점이 없기 때문에 이런 데서 파는 물건이 필요하면 미리 사 가지고 들어가야 한다.[2] 보세구역 안 상업시설은 나리타공항에 비하면 면세점 구색이나 음식점 종류 면에서 좀 떨어지는 편이다.
5층에는 상점과 카페가 있고, 야외 전망대도 있다. 혹시 시간이 넉넉하다면 꼭 한 번 가 보자. 카페 엑스파사(EXPASA)에서 생맥주 한잔 사서 전망대 가서 마시면 캬~
만약 국제선으로 하네다로 들어와서 국내선으로 환승한다면 (그 반대도 마찬가지)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접근성
열차를 이용한다면 케이세이 공항선과 도쿄모노레일 두 가지 선택이 있다. 도쿄 여행을 할 때 가장 많이 이용하게 될 야마노테선과는 각각 시나가와역과 하마마츠쵸역에서 환승할 수 있다. 둘 다 연결통로가 있어서 환승은 어렵지 않다. 다만 JR → 케이세이 공항선으로 환승할 때에는 시나가와역에서 다시 표를 사야 한다. 물론 교통카드가 있다면 그냥 환승 게이트에서 찍기만 하면 된다. JR선이 아닌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에는 짤없이 하마마츠쵸역에서 환승해야 하는데 도쿄모노레일역은 지하철과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이동 거리가 더 길고 계단도 더 많이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JR패스 또는 JR히가시니혼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패스가 도쿄모노레일에서도 쓰일 수 있으므로[3] 이런 패스를 가지고 있다면 그냥 닥치고 모노레일이다. 만약 하네다와 나리타 사이를 오가야 한다면 닥치고 케이세이 액세스특급. 중간에 서는 역이 꽤 있기 때문에 지루하지만 90분 정도에 끊어주므로 이만큼 빠른 게 없기도 하다.
버스 노선도 많이 구비되어 있으며 특히 심야나 새벽 시간 대에는 돈이 썩어 넘치면 왕창 비싼 일본 택시 타는 거 말고는 다른 옵션이 없다. 하네다와 나리타를 연결하는 리무진 버스도 있다. 시간은 케이세이 액세스특급보다 더 걸리지만 도시철도식 롱시트 좌석인 저쪽보다는 버스가 편하게 갈 수 있다는 장점은 있다.
한국에서
한국발 항공편으로는 도심 접근성이 편리한 김포공항과 하네다공항 간의 항공편을 운항하고 있다. 도심에서는 먼 인천공항과 나리타공항을 찍지어서 운항하고 있는데, 현재 일본 항공사들은 김포-하네다 운항편에만 주력하고 있다. 일본항공만 인천-나리타 노선을 하루 한 편 운항하고 있고 전일본공수는 한국 노선은 오로지 김포-하네다 하나만 돌리고 있다. 그래도 도심 접근성이 인천-나리타보다 압도적으로 좋기 때문에[4] 양쪽 운항편을 다 굴리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기준으로 보면 김포-하네다 운임이 월등히 비싸다. 그런데도 잘 팔린다. 비즈니스 수요로는 운임 차이보다 시간이 더 중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 그리고 출장이면 내 돈 나가나? 회사에서 내주잖아.
그런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인천-하네다 노선도 굴리고 있다. 이쪽은 올빼미 여행 수요를 겨냥한 것으로 보면 된다. 인천에서는 둘 다 밤 9시 언저리에 출발하고 하네다에서는 대한항공은 새벽 2시, 아시아나항공은 새벽 6시 20분에 출발하는 레드아이 비행편이다. 다만 관광 비수기에는 운항하지 않을 수 있으니 항공사에 확인이 필요하다. 하네다에 도착하는 시간이 대략 밤 11시이므로 최대한 먼저 나가서 빨리 입국심사를 받는다고 해도 대략 11시 반 정도에야 입국장으로 나올 수 있을 거라는 계산이 나온다. 지하철이 자정 언저리까지는 있고 도심 쪽으로는 새벽 1시경까지 지하철이 운행하므로 일반 대중교통은 좀 간당간당하게 가능하다. 만약 이를 놓치면 심야버스를 탈 수 있는데 노선이 꽤 많은 편이라 도쿄 시내 및 요코마하를 비롯한 근교도 갈 수 있다. 대신 요금은 2천 엔 급으로 지하철에 비해 확 올라간다.
그보다는 새벽편을 타는 게 좀 더 어렵다. 대한항공은 새벽 2시이므로 케이세이 공항선의 막차를 타면 대략 0시 30분에 공항에 도착하고, 그러면 체크인 하고 비행기 타면 되니까 어렵지 않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새벽 6시 20에 출발하므로 공항에 새벽 4시 경에는 도착해야 할 텐데, 이 때는 지하철은 운행하지 않으므로 새벽에 운행하는 버스를 타든가 아니면 전날 밤에 공항에 와서 버티는 수밖에 없어서 심히 애매하다.
사실 인천공항 출발편은 김포-하네다에 비해서는 메리트가 많이 떨어진다. 김포에서도 하네다행 막비행기가 오후 8시경에 출발하므로 인천공항까지 가는 시간을 비교하면 오히려 도심에서는 더 일찍 공항으로 가야 한다. 다만 운임은 인천공항 출발편이 김포공항 출발편보다 확실히 싼 편이므로 늦은 시간에 서울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을 이용해야 한다면 고려해 볼만한 선택이다. 이러나 저러나 숙소에 갈 때쯤이면 거의 자정이 다 되어 갈 판이므로 단기 관광으로는 하루를 버리고 숙박비만 하루 날아가는 거라서 이 역시 매력이 떨어지는 원인이다. 물론 퇴근 후 올빼미 여행을 가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어쨌거나 토요일 일요일 이틀은 확실하게 여행으로 보낼 수 있기 때문 고마운 일이긴 하다. 한편 하네다 출발편은 대한항공의 경우 새벽 4시 30분 인천공항 도착이므로 수도권이라면 바로 출근도 가능하고 아시아나항공은 오전 8시 40분 도착이어서 9시 출근까지는 불가능해도 오전에 일이 있는 사람한테는 역시 있는 게 고마운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