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자키증류소
山崎蒸留所。
일본 오사카부 미시마군 시마모토쵸 야마자키에 자리 잡은 산토리의 위스키 증류소이자 일본 최초로 세워진 위스키 증류소.
물론 이전에도 소주와 같은 일본식 증류주가 있었지만 서양식 증류기를 통해서 위스키를 제조한 공장은 이곳이 최초인 셈. 산토리는 이곳이 이외에도 하쿠슈증류소와 치타증류소를 운영하고 있다. 당연히 야마자키 위스키는 이곳에서 증류하고 숙성한 원액으로 만들며, 그밖에도 히비키나 카쿠빈을 비롯한 블렌디드 위스키에도 들어간다. 아무래도 초창기 증류소라 크기가 작은 편이고 주위 환경을 보면 확장도 힘들어 보인다. 이 야마자키증류소를 셋업한 주역은 타케츠루 마사타카로, 이후 산토리 측과 의견 충돌을 일으켜서 결국 결별하고 닛카위스키를 창업, 홋카이도의 요이치에 요이치증류소를 세운다. 자세한 내용은 닛카위스키 및 요이치증류소 항목 참조.
널럴한 공간에 아주 공원처럼 예쁘게 꾸며놓은 요이치증류소와는 달리 이곳은 입지도 좀 좁은 편이고 공장 같은 분위기다. 주위 환경을 보면 더 확장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도 공장 뒤편에는 자그마한 연못도 있고, 심지어 신사도 있다. 산토리 로열 위스키의 병뚜껑 모양은 바로 이 신사의 대문 구실을 하는 토리이에서 따온 것.
위스키 제조 공정을 살펴보고 시음도 하는 가이드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닛카위스키의 증류소와는 달리 유료로 1천 엔을 내야 한다. 돈은 현장에 와서 낸다. 대신 닛카위스키보다는 투어 프로그램이 좀 더 길고 자세한 편인데[1], 특히 시음할 때 닛카위스키 쪽은 그냥 시음할 위스키 제공해 주고 끝, 인데 반해 이쪽은 상당히 상세하게 위스키를 시음하는 방법을 설명해 준다.
돈을 내고라도 좀 더 마시고 싶다면 위스키관 1층에 있는 바에서 시중에 판매하는 제품은 물론이고 시중에 없는 갖가지 산토리 한정판 위스키를 듬뿍 즐길 수 있으며, 아랫배에 힘 좀 준다면 시중가로 100만 원 이상을 찍는 야마자키 25년, 하쿠슈 25년, 히비키 30년도 맛볼 수 있다. 일반 바보다는 샷의 용량이 조금 작다는 점에 유의하자. 또한 재미있는 것으로는 증류를 막 마치고 숙성을 하지 않는 원주를 마셔볼 수도 있는데, 위스키와는 달리 무색 투명하고 달달한 엿기름 냄새가 확 난다. 이 술이 오크통에서 숙성 과정을 거치면 위스키가 되는 것이다. 100엔 밖에 안 하므로 호기심 채우기 차원에서라도 꼭 한 번 마셔보자. 주의할 점은 술 이외에 음식은 팔지도 않으며 절대 먹을 수 없다. 투어 프로그램 시음 때 간단한 스낵을 주는데, 이걸 남겨놨다가 여기서 먹겠다고 했다가는 바로 제지 당한다. 그냥 깡술 먹든지 물을 안주로 하는 수밖에는 없다. 여기서 주는 물은 위스키 만드는 데에도 쓰이는 야마자키의 생수이므로 맛이 좋다.
위스키관 2층에는 기념품 판매장이 있는데, 야마자키 위스키 같은 것은 없다. 야마자키 위스키 담았던 오크통을 사용한 매실주, 혹은 카쿠빈 같은 중하위 라인 위스키나 산토리에서 수입하는 외국 위스키 정도나 살 수 있을 뿐이다. 직원들에 따르면 아침마다 야마자키 위스키를 몇 병 갖다 놓기는 하는데 아침에 이미 방문객들이 싹 쓸어가서 씨가 마른다고...
대중교통으로 가기는 어렵지 않다. 오사카에서 출발한다면 교토 방면으로 가는[2] JR 쾌속 이하[3] 열차를 타고 야마자키역에서 내리면 된다.
여기서 증류소까지 가는 길은 좀 복잡한데, 역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왼쪽으로 꺾어져서 Daily 편의점을 지나 골목길을 따라 가야 한다. 중간중간에 '山崎蒸留所' 가는 길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잘 붙어 있으므로 이것만 잘 따라가면 어렵지 않게 증류소까지 갈 수 있으며, 걸어서 10~15분 정도면 증류소 앞 철도 건널목에 도착한다. 열차가 자주 다니는 곳이므로 차단기가 자주 내려가는데, 절대 무리하지 말고 기다렸다가 건너가자. 오사카에서 사철로 가려면 한큐전철 보통이나 준급 열차를 타고 교토 방향으로 가다가 오야마자키역에서 내려 걸어가면 되며, JR 야마자키역에서 갈 때보다는 5분 쯤 더 걸린다. 역시 안내 표지판은 잘 되어 있으므로 안내만 잘 따라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