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코츠라멘
豚骨ラーメン
일본 라멘의 하나. 돼지뼈를 푹 고은 하얀 국물을 베이스로 한 라멘. 돈코츠(발음대로 하자면 톤코츠다)란 말이 원래 돈골, 즉 돼지뼈란 뜻이다.
후쿠오카를 중심으로 큐슈 지방에서 발달한 라멘으로, 하카타라멘이라는 말도 많이 쓴다. 물론 큐슈 일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지만 다른 지역에 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전국구 대접을 받고 있다. 다른 지방의 라멘도 돼지뼈나 닭뼈 국물을 많이 사용하지만 이들은 맑은 국물인데 반해 돈코츠라멘은 돼지뼈를 아예 녹여버릴 듯 푹푹 고아서 뿌연 하얀 국물이 걸쭉한 느낌마저 준다. 제주도의 고기국수나 부산의 돼지국밥을 연상하게 할 정도다. 상당수의 돈코츠라멘이 돼지 누린내가 장난이 아니라서 입에 안 맞는 사람들도 많지만, 현지인들은 이런 누린내야말로 진정한 돈코츠라멘의 묘미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돼지국밥이나 순댓국은 잘 하는 집 대접을 받으려면 돼지 누린내 잡는 게 중요하지만 돈코츠라멘은 그닥... 이 동네는 농도가 더 중요한 듯.
돈코츠국물에 매운양념을 넣어서 빨간 국물로 만든 라면도 있다. 그 대표격이 후쿠오카시 텐진 인근에 있는 이치란. 독서실처럼 한 명씩 완전히 분리된 공간에서 먹는 것으로 유명하다. 돼지뼈 국물의 누린내가 싫은 분들은 이쪽이 괜찮은 선택일 수도. 순댓국에 다대기 풀어 먹는 맛이랄까.
쿠마모토 쪽으로 가면 돈코츠에 볶은 마늘을 넣어서 색깔이 좀 더 어둡다. 마늘 덕택에 돼지 누린내가 상당히 잡혀서 돈코츠라멘을 잘 못 먹는 사람들에게도 어느 정도 맞는다.
우리나라에도 돈코츠라멘을 파는 집이 여럿 있다. 쇼유라멘이나 미소라멘보다는 한참 나중에 인기를 끌었는데 돈코츠라멘의 인기에 큰 공을 세운 곳은 서울시 서교동의 하카타분코(博多文庫). 여기가 대박을 치면서 돈코츠라멘 파는 곳이 늘었다. 그래도 쇼유라멘이나 미소라멘보다는 파는 곳이 많이 적은 편이다. 라멘은 아니지만 한국에 진출한 사누키 우동전문점 마루가메제면이 돈코츠우동을 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