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잡채
중국요리의 일종.
중국 산둥 지방이 원조로 피망과 풋고추, 대파, 돼지고기 혹은 소고기, 죽순을 길쭉하고 얇게 썰어서 굴소스에 볶아낸 요리. 잡채라고 하지만 당면이 들어가지 않는다. 사실 중국어 이름은 잡채가 아니라 靑椒肉絲(풋고추와 가느다란 고기). 이웃사촌인 부추잡채는 이름처럼 고추 대신 부추를 쓴 것. 고추기름이나 두반장을 넣어서 약간 맵게 만드는 버전도 있지만 이런 경우에도 정말 맵게는 만들지 않는다.
기름에 볶지만 채소가 많이 들어가 중국요리 치고는 맛이 담백한 편이고, 아삭아삭한 풋고추나 피망의 맛 덕분에 술안주로 인기가 좋은 요리 중 하나다. 우리나라 말고도 세계적으로 많이 수출되었는데, 영어권에서는 pepper steak라고 한다. 여기서 pepper는 후추가 아니라 고추다.
보통 중국식 꽃빵이 딸려온다. 여러 겹으로 돌돌 말린 꽃빵을 한겹 떼어내어 잡채와 함께 싸먹듯 먹을 수 있다. 사실 꽃빵은 그냥 밀가루라 그냥 먹으면 밋밋하니 자연스럽게 잡채와 함께 먹게 된다.
중국집에서 시키면 약간 비싼 요리에 속하지만 의외로 재료는 간단해서 집에서 만들어 먹기에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 위에 얘기한 재료에 채썬 양파, 다진 마늘 정도를 추가해서 볶아내면 된다. 웍으로 강하고 빠르게 볶는 음식점 버전보다는 좀 부족하겠지만 상당히 괜찮은 고추잡채를 만들 수 있다. 고기는 정육점에서 살 때 미리 잡채용으로 해달라면 그에 맞게 가늘게 썰어준다. 풋고추나 피망을 다듬는 게 좀 귀찮은 거 빼면 재료 손질도 그닥 어렵지 않다. 풋고추보다는 피망이 다루기 쉬운 편이다. 재료가 다 되면 센불에서 고기부터 시작하고 채소는 단단한 재료 순서로 볶다가 마늘과 굴소스 넣고 간을 본 다음 살짝 더 볶으면 끝이다. 알록달록하게 만들고 싶다면 빨간 고추나 빨간 피망, 혹은 파프리카를 써도 된다. 죽순은 통조림 사서 써도 된다. 꽃빵까지 놓아서 좀 더 그럴싸하게 만들고 싶다면 슈퍼마켓에서 냉동된 걸 파니까 랩 씌워서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리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