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드로 익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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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throw Express.

영국 런던히드로공항에서 런던 패딩턴역까지 운행하는 직통열차로, 공항에서 패딩턴까지 무정차 직통으로 터미널 2, 3까지는 16분, 터미널 5는 21분이면 간다. 공항에는 제2, 3터미널역과 제4터미널역, 제5터미널역이 있는데 4터미널과 5터미널은 한 번에 못 가고 2, 3터미널역에서 갈아타야 한다. 이름에서 왠지 나리타 익스프레스가 생각나는 것은 그저 기분 탓일 거다.[1]

히드로공항런던 시내를 잇는 가장 빠른 교통수단이지만 가격이 비싸도 정말이지 더럽게 비싸다. 2022년 11월 기준으로 표준 요금인 Express Standard가 무려 편도 25 파운드, 왕복 37 파운드다. 런던 크로스레일[2] 급행철도인 런던 크로스레일 엘리자베스선으로 같은 구간을 11.50 파운드면 갈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 어마어마한 요금이다. 그러면서도 절약하는 시간은 달랑 10분 정도다. 특실인 비즈니스 퍼스트는 편도 32 파운드, 왕복 55 파운드. 2, 3 터미널 기준으로 겨우 16분이면 가는 거리를 가지고 이 돈을 내야 한다. 훨씬 먼 거리[3]를 직통으로 꽂아주는 인천공항철도 직통열차는 1만 원도 안 하며,[4] 그 바가지로 악명 높은 일본의 철도 요금도 여기에 비하면 상대도 안 된다 일본의 공항 특급열차로 가장 비싼 나리타 익스프레스도쿄역까지 60분 가는데 편도 3,070엔이다. 외국인이라면 왕복 4천 엔 요금제도 있다. 게다가 히드로 익스프레스는 무조건 패딩턴역까지 가야 하므로 중간에 지나가는 역에서 내리거나 환승해야 한다면 시간 이득을 볼 게 별로 없다. 패딩턴역이 목적지이거나 그쪽에서 환승해야 하는 정말 바쁜 비즈니스맨이 아니라면 굳이 탈 이유가 없다.

예전에는 대안으로 패딩턴역까지 좀 더 저렴하게 갈 수 있는 특급열차인 히드로 커넥트라는 것도 있었다. 중간에 다섯 개 역에 정차하고 공항까지 30분이면 가므로 이쪽이 훨씬 실속이 있었다. 좌석도 크로스 시트이므로 일반 지하철보다 좀 더 편하게 갈 수 있었다. 히드로 커낵트의 중간 정차역에서 내리거나 환승해야 한다면 두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패딩턴-히드로공항 노선이 런던 광역 급행인 TfL 레일로 흡수되면서 히드로 커넥트는 없애버렸고, 2022년에는 그 앞뒤로 연계되는 노선과 묶어서 엘리자베스선으로 합쳐졌다. 즉 지금은 패딩턴까지 환승 없이 가려면 히드로 익스프레스 아니면 급행 도시철도인 엘리자베스선 두 가지가 있는 셈..[5]

이렇게 보면, 겨우 15분 가는데 요금은 엄청나게 비싼 이런 걸 누가 타나? 싶을 수도 있다. 거의 공기수송 수준일 것 같지만 은근 타는 사람들이 있는데, 일단 현지 사정을 잘 모르는 여행객들은 일단 쉽게 눈에 뜨이는 게 히드로 익스프레스다. 패딩턴역의 엘리자베스선 플랫폼은 한구석에 박혀 있고 히드로 익스프레스 플랫폼은 한가운데에 있기 때문에 눈에 잘 뜨인다. 또한 히드로 익스프레스 직원들이 열심히 호객행위 주위에서 안내를 하고 있다. 히드로공항에서도 도착층에서 직원들이 호객행위 안내를 하고 있기 때문에 눈에 잘 뜨인다. 브릿레일패스를 샀다면 히드로 익스프레스도 무료로 탈 수 있다. 회사 출장으로 온 사람들은 회사가 교통비를 부담한다면 부담없이 히드로 익스프레스다. 열차를 타 보면 항공사 조종사나 승무원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요금 생각만 안 한다면 가장 빠르고 편하게 공항과 런던 시내를 이어주는 교통편이 히드로 익스프레스인 것은 사실이므로 비즈니스 수요가 어느 정도 있다.

15세 이하 어린이는 히드로 익스프레스 티켓을 구입한 성인 동반자와 함께, 또는 보호자가 없는 경우에도 항공권이나 예약 확인서와 같은 서류가 있다면 무료로 탈 수 있다. 만약 성인 동반자가 퍼스트 비즈니스 티켓을 가지고 있다면 동반하는 어린이도 퍼스트 비즈니스를 탈 수 있다. 따라서 어린 자녀와 함께 가족여행을 왔다면 약간 메리트가 있다.[6]

지들도 더럽게 비싸다는 건 아는지. 여러 가지 할인 요금이 있긴 한데, 유럽 철도 예약 사이트를 통해 넉넉하게 기간을 두고 예약을 하면 편도 5~6 파운드 수준으로 예약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별다른 할인 혜택이 없는 엘리자베스선을 타는 것보다 오히려 싸다. 이쯤되면 정찰가는 바가지로 붙여놓고 바겐세일로 왕창 할인해주는 척하는 백화점식 가격 수법이 생각난다. 대신 날짜를 반드시 정해야 하고 환불은 안 된다.[7] 비즈니스 퍼스트 클래스는 할인 티켓이 거의 없다. 티켓을 따로 사지 않고 런던의 교카드오이스터카드를 찍고 바로 탈 수도 있다. 물론 얄짤 없이 정가를 내야 한다.

히드로 익스프레스의 일반실 객차.

비싼 만큼 차량 내부는 일반 지하철보다는 낫다. 전체가 크로스 시트지만 등받이는 고정이다. 정방향과 역방향이 섞여 있어서 중간 중간 마주보는 좌석도 있다. 옆벽 아래쪽애 전원과 USB A형 포트가 있고,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가 제공된다. 마주보지 않는 좌석은 앞좌석 뒤애 있는 접이식 테이블을 쓸 수 있다. 중간에 화장실도 설치되어 있다. 일반실은 2×2 배열, 비즈니스 퍼스트는 1×2 배열이며 물론 비즈니스 퍼스트의 좌석 간격이 조금 더 넓다. 그래봤자 겨우 15분이다.

패딩턴역까지 가는 요금은 더럽게 비싼 대신 터미널 간 이동은 무료다. 한번 타보고 싶다면 잠깐이지만 터미널 간 이동을 이용해 보자.

런던 지하철이 크리스마스날 쉬는 것보다 더하게, 히드로익스프레스는 크리스마스 이브 및 다음날(박싱 데이)도 쉰다. 다만 터미널간 셔틀 열차는 따로 운행한다.

각주

  1. 나리타 익스프레스는 1991년, 히드로 익스프레스는 1998년에 개업했다.
  2. 우리나라의 GTX, 프랑스의 RER과 비슷한 개념의 광역급행철도. 다만 기존 노선을 활용하거나 도심 구간만 대심도터널을 뚫고 외곽 지역은 기존 철도 노선을 활용하거나 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3. 히드로 익스프레스는 26.5 킬로미터인데 반해 인천공항철도는 2터미널역까지 63.8 킬로미터로 두 배를 훌쩍 넘는다.
  4. 차내 시설은 인천공항철도 직통열차가 전원이나 접이식 테이블이 없는 정도지 거의 차이가 없다.
  5. 피카딜리서커스와 같은 런던 도심 쪽으로 가려면 런던 지하철 피카디리선으로 가면 된다.
  6. 런던 일반 대중교통은 5세 미만만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5살부터는 사진이 들어간 등록 오이스터카드가 있어야 무료 또는 할인을 받을 수 있다.
  7. 지정된 날짜이기만 하면 시간은 상관 없으므로 혹시 입국 과정 지연으로 열차를 못 타면 어쩌나, 하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지정 좌석제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