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딜리 서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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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cadilly Circus.

2016년의 모습.

영국 런던에 있는 광장... 이라 하기에는 작아 보이고, 사람보다 차가 더 많이 보인다. 로터리에 가까운 곳. 런던의 가장 중심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커스'라는 이름 때문에 여기서 뭐 유명한 서커스 공연이라도 하나 하고 착각하는 사람들도 가끔 있는데, 영국에서는 여러 도로가 만나는 로터리 교차로를 서커스라고 부른다. 그렇다고 이런 모양의 교차로를 다 그렇게 부르는 건 아니고, 피카딜리 서커스나 옥스포드 서커스와 같이 아주 번화한 몇몇 곳으로 한정되어 있다.

'피카딜리'라는 이름은 피카딜리 서커스에서 남서쪽으로 그린파크를 끼고 이어지는 거리인 피카딜리에서 유래된 것으로, 16세기에서 17세기에 크게 유행했던 레이스 장식인 피카딜(piccadill)이 그 어원이다. 이 당시 초상화를 보면 소매나 목에 아주 큼직한 레이스 장식이 있는 걸 볼 수 있는데 이게 피카딜이다. 당시 이 거리 일대에 많은 땅을 가지고 있던 지주인 로퍼트 베이커가 피카딜 장식으로 큰 돈을 벌어서 땅을 사들이고 자신의 저택인 피카딜리 홀(Pikadilly Hall)을 포함한 여러 주택을 지었는데, 그 때문에 피카딜리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고 한다.

리젠트 스트리트, 코벤트리 스트리트, 샤프츠버리 애비뉴, 헤이마켓과 같은 중심가 도로들이 피카딜리 서커스에서 만나기 때문에 길도 복잡한 데다가 차도 많아서 처음 가 보는 사람들은 정말 눈이 핑핑 돌아간다. 사실 서울 중심가가 길도 훨씬 넓고 더 많은 차량들이 빽빽하게 도로를 메우지만 피카딜리 서커스는 이 길 저 길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차들이 로터리를 빙글 빙글 돌아가기 때문에 차량의 행렬이 어지러운데다가 높은 런던의 명물 2층 버스가 쉴새 없이 이리저리 지나가기 때문에 더더욱 어지럽다.

피카딜리 서커스하면 뭐니뭐니해도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로터리 한가운데에 있는 조형물. 정확히는 분수로, 이름은 샤프츠버리 기념 분수(Shaftebury Memory Fountain)다. 19세기의 자선사업가 샤프츠버리경을 기념한 조형물로, 제2차 세계대전 후에 원래 장소에서 이곳으로 옮겨 왔다. 이 조형물을 둘러싼 계단에 늘 많은 할 일 없는 사람들이 앉아 있는 모습이 피카딜리 서커스를 상징하는 아이콘.

영국 런던 피카딜리서커스 주변의 전광 광고판. 삼성과 현대자동차의 광고도 보인다. (2016년)

또한 주위 건물을 현란하게 뒤덮고 있는 전광 광고판도 피카딜리 서커스를 상징하는 풍경이다. 런던에서 가장 목이 좋은 광고판이자 일종의 상징처럼 여기는 곳이라 글로벌 거대기업들이 장기 계약을 하고 광고를 때린다. 삼성, 현대자동차, LG도 여기다가 광고를 열심히 하고 있다.

런던 여행객들이라면 굳이 얘기 안 해 줘도 알아서 기본으로 찾아가는 곳. 일단 대중교통으로 가기도 좋은 데다가 바로 옆으로 트라팔가 광장도 있다. 걸어서 5분 정도면 갈 아주 가까운 거리. 명품 쇼핑 거리로 유명한 리젠트 스트리트도 붙어 있고, 아무튼 피카딜리 서커스에서 시작해서 런던 중심가 상당 부분을 둘러볼 수 있다.

대중교통 접근성은 정말로 좋다. 길에 있으면 어마어마한 양의 2층 버스들이 쉴새 없이 이 주위를 오가서 정신이 없을 정도인데 그만큼 버스 노선이 많다는 얘기. 지하철로 가기도 쉽다. 런던의 관광 지하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피카딜리선, 그리고 베이커루선을 타고 피카딜리 서커스역에서 내리면 바로 한가운데 분수 광장 쪽으로 나올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