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구라 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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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倉トースト。

일본 나고야킷사텐 체인점 <콘파루(コンパル)>의 오구라토스트.

두툼한 식빵을 따뜻하게 구운 토스트 위에 마가린, 생크림, 혹은 버터를 바른 뒤 그 위에 단팥을 얹은 것. 小倉은 큐슈 쪽에 있는 지명[1]으로 읽을 때에는 '코쿠라'가 되지만 여기서는 '오구라'라고 읽어야 한다. 괜히 아는 체 한다고 일본어 메뉴 보고 코쿠라토스트라고 했다가 망신 당하지 말자.[2] 여기에 쓰는 단팥은 오구라앙(小倉餡)이라고 한다.[3] 통팥과 으깬 팥을 혼합한 형태의 단팥으로, 잘 으깨지지 않는 품종의 팥과 보통 팥을 섞어서 만든다. 교토부 우지시의 오구라(小倉)라는 곳에서 이런 제조법이 생겨났다고 해서 오구라앙이라고 부른다. 가게에 따라서는 오구라앙토스트, 또는 줄여서 앙토스트라고도 부른다.

나고야 사카에 지구에 있는 <미츠바(満つ葉)>라는 킷사텐이 발상지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는 당시 하이칼라 붐을 타고 1921년(타이쇼 10년)에 인기 음식이었던 버터 토스트를 제공하고 있었는데 학생들이 이걸 일본식 단팥죽젠자이에 찍어먹는 걸 사장이 보고 고안한 게 오구라 토스트라고 한다. 애들 장난이 대표 요리가 된 사례.

나고야메시의 아침 메뉴로 자주 손꼽힌다. 물론 단팥이야 일본에서 옛날부터 갖가지 과자나 요리에 쓰여 왔지만 이걸 토스트에 얹은 것은 나고야 쪽이 처음. 몇 가지 변형도 있어서 빵 사이에 단팥을 끼운 오구라샌드도 있다.[4] 나고야아이치현 일대에서만 알려진 음식이었지만 나고야에서 잘 나가는 킷사텐 체인 코메다커피가 전국으로 확장해 나가면서 이 녀석도 다른 지역에 진출은 했다. 그래도 여전히 다른 지역에서는 흔하지는 않은 토스트.

나고야에서 이걸 먹고 싶다면 가장 손쉬운 방법은 나고야 지역을 기반으로 한 유명 체인점인 콘파루를 찾아가는 것이다. 이 지역의 킷사텐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코메다커피에서도 팔긴 하는데, 단팥토스트 위에 얹은 게 아니라 토스트단팥을 따로 주고 발라먹든 어쩌든 하는 방식이다. 단팥을 얹어서 나오는 게 좀 더 정통에 가깝다. 단, 콘파루에서는 아침에 가도 모닝 세트에 포함이 안 되므로 나고야 킷사텐의 엄청나게 저렴한 모닝 세트와 비교한다면 가격이 좀 비싸다. 코메다커피는 나고야 말고도 일본 다른 지역에서도 열심히 체인점 사업을 전개하고 있기 때문에 나고야 일대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이걸 먹어보고 싶다면 코메다커피를 찾아 보자.

각주

  1. 키타큐슈시에 속해 있으며 키타큐슈시의 중심역 이름도 코쿠라역이다.
  2. 그런데 같은 한자라도 맥락에 따라 다르게 읽어야 하는 일들이 많다 보니 일본 사람들도 종종 헷갈린다. 유명한 곳 아니라면 지명 잘못 읽었다고 해서 망신 당할 일은 아니다. 근데 오구라토스트는 나름대로 유명한 거라...
  3. 흔히 팥고물을 앙꼬라고 하는데 일본말 あんこ(餡子)에서 온 말이다.
  4. 이걸 오구라토스트 또는 앙토스트로 파는 곳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