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자키 (위스키)

내위키
야마자키 DR(숙성년수 미표기) 그리고 이것으로 만든 하이볼.

やまざき(山崎).

산토리에서 만드는 싱글 몰트 위스키. 히비키와 함께 산토리를 대표하는 고급 위스키하쿠슈와 함께 산토리 싱글 몰트 위스키의 양대 라인업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인지도는 야마자키가 하쿠슈에 비해 넘사벽으로 높다. 야마자키와 하쿠슈, 그리고 블렌디드 위스키히비키, 이 세 가지가 산토리 위스키의 프리미엄 라인 3대장이다. 한편 단일 증류소 위스키 3대장으로는 야마자키나 하쿠슈에 더해 치타증류소 원액만으로 만든 치타 위스키도 있긴 하지만 치타그레인 위스키라 다른 두 가지보다 평가가 많이 떨어진다.

공식적인 라인업으로 DR[1]에서 시작해서 12년, 18년, 25년산까지 나와 있으며 한정판도 종종 나온다. 10년산도 있었지만 12년이 일반화 된 이후로는 10년산은 안 나온다. 그나마 이것저것 씨가 마르는 상황이라 구하기가 점점 하늘의 별따기가 되어 가고 있다.

숙성년수가 높은 것들은 경매시장에서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소더비홍콩경매소가 2018년 1월에 실시한 경매에서 야마자키 50년 한 병이 무려 233만7천 홍콩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억3천만 원에 낙찰되었다.[2] 이 제품은 2011년 150병 한정판매한 상품으로, 치프 블렌더인 후쿠요 신지(福與伸二)의 사인이 들어가 있는 제품다. 출시 당시 가격이 한 병에 100만 엔, 우리 돈으로 약 1천만 원이었으니 7년만에 가격이 33배나 뛴 셈이다.

이름은 물론 산토리의 첫 증류소인 야마자키증류소에서 따온 것이다. 당연히 야마자키증류소의 원액으로 만든 위스키. 다만 증류소는 1930년대에 만들어졌으나 야마자키 위스키가 첫 출시된 것은 1984년으로 증류소에 비해서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혹시 야마자키증류소에 가면 야마자키 위스키를 살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기대할 수도 있겠는데 꿈 깨자. 예전에는 있었지만 아침부터 싹쓸이를 해 가는 통에 지금은 프리미엄 라인업 위스키는 없다. 가끔 소용량 야마자키 위스키를 다른 기념품에 끼워 팔기는 한다. 단, 야마자키증류소의 바에서 1인 1잔 한정으로 야마자키 위스키를 마셔볼 수 있다. 무려 25년산까지도 맛볼 수 있는데 일반 술집에서 먹는 가격과 비교하면 말도 안 되게 저렴하다. 2023년 초 기준으로 야마자키 25년 한 잔(15ml)을 3,700엔에 마실 수 있는데,[3] 엄청 비싼 것 같지만 일반 술집에서 마시려면 최소 26,000엔은 줘야 한다. 물론 이걸 가지고 있는 술집도 정말 드물지만. 1인당 1천 엔을 내고 가이드 투어에 참여하면 마지막에 야마자키 위스키 두 잔을 시음할 수 있지만[4] 온라인으로 예약을 받는데 예약이 열리자마자 금방 매진되므로 하늘의 별따기다. 바가 있는 위스키관만 가려고 해도 온라인으로 예약을 해야 하는데 이것도 예약 잡기가 만만치 않다.

일본 위스키의 실력을 세계에 알린 제품이기도 하다. 특히 위스키계의 거물인 짐 머리의 <위스키 바이블 2015>에서 수백 년 전통을 자랑하는 위스키 메이커들을 제치고 한정판인 야마자키 쉐리 캐스크 2013에게 100점 만점에 97.5점을 주고 그 해의 톱으로 뽑았다. 이 사건으로 세계가 발칵 뒤집혔고 품귀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해서 DR까지도 씨가 마를 정도다. 예전에는 돈키호테나 슈퍼마켓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제품이었지만 이제는 정말 보기 힘들다. 설령 판다고 해도 1인당 1병으로 제한하거나 하고 있다. 업소에 우선 공급하다 보니[5] 일반 판매용은 물량이 달리는 것으로 보이는데, 다만 편의점에 가면 가끔 180 ml 미니병을 찾아볼 수 있지만 역시 점점 보기가 드물어지고 있다. 어찌 보면 얄팍한 상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일반 병인 700 ml 기준으로 보면 180 ml 미니 병은 네 병 약간 못 미치게 나온다. 단가는 높게 받아먹을 수 있으니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는 일종의 쪼개팔기를 하는 셈. 주류 매장을 잘 뒤져보면 좀 더 급이 높은 야마자키와 하쿠슈 12년산, 그리고 히비키 17년산을 100 ml 미니병으로 판매하는 것을 정말 어쩌다 가끔 볼 수 있다. 신칸센 차내 판매로 야마자키 12년 100 ml를 파는 경우도 있다.

시간이 갈수록 가격이 상당히 올라버렸다. 이전에는 DR 700 ml를 일본에서 대략 4천 엔 대에서 구할 수 있었으나, 2018년 들어서는 돈키호테에서도 6천 엔이 넘어가 버렸다. 50% 이상 가격이 뛰어버린 것. 2019년 들어서는 돈키호테 같은 곳에서도 씨가 말라서 어쩌다 가끔 들어오면 모를까, 정말 보기 어려워졌다. 2022년 들어서는 일본의 유흥가 인근에 있는 주류 판매장 중에 가끔 야마자키나 하쿠슈, 히비키를 갖다 놓은 곳을 볼 수는 있긴 한데 한 병 가격이 12,000엔을 넘는다. 야마자키 25년 정도 되면 일반 매장에서는 아예 볼 수도 없고, 중고거래점에 이따금 나오는데 가격이 90~100만 엔(원 아니다!)을 오락가락할 정도다.

해외 공항 면세점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면세점에서는 거의 못 본다고 생각하면 되고, 싱가포르, 호주, 미국이나 유럽 같이 오히려 먼 곳에서 더 자주 보인다. 물론 이런 곳에서도 불티나게 팔리기 때문에 타이밍이 좋아야 만날 수 있다.

각주

  1. Distillery's Reserve. 숙성년수 표시가 없는 제품을 이렇게 부른다.
  2. "인기 높아지는 일제 위스키…한 병에 3억3천만원 낙찰가 기록도", <한겨레>, 2018년 9월 28일.
  3. 하쿠슈 25년, 히비키 30년도 같은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4. 그밖에도 1~2잔을 더 제공하는데, 시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주로 야마자키 위스키를 블렌딩하는 데 쓰이는 원주를 제공한다.
  5. 바와 하이볼 전문점을 비롯한 곳들에는 아직까지는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다. 주류 회사는 일반 소매보다는 영업장을 우선으로 챙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