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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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17년 10월 2일 (월) 03:09 판

에어버스가 만든 2층 구조의 광동체 4발 여객기. 보잉 747이 가지고 있던 가장 크고 아름다운 그리고 뚱뚱한 여객기의 타이틀을 빼앗은 주인공. 그리고 그 대가는 쓰다.

747도 2층 구조긴 하지만 앞쪽 일부에 불과한 반면 A380은 객실 전체가 2층 구조다. 사실 기체의 길이는 747보다 약간 짧지만 2층 구조다 보니까 전체 공간은 747을 월등히 능가한다. 날개의 폭도 747보다 크다.

한국에서는 대한항공이 10대를 주문해서 모두 받았고, 아시아나항공이 6대를 주문해서 2014년부터 2대씩 인도 받고 있다. 따라서 2016년에 마지막 5, 6호기가 들어올 예정. 같은 나라에서 2곳 이상의 플래그십 항공사가 A380을 주문한 것은 한국이 최초. 그러나 아랍에미레이트(UAE)의 에미레이트항공에티하드항공 모두 A380을 보유하게 되었으므로 한국이 더 이상 유일한 나라는 아니다. 대한항공은 2층 전체를 비즈니스 클래스로 깔아서 A380 운영 항공사 중 가장 좌석 수가 적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2층 일부만 비즈니스라서 다른 항공사와 엇비슷한 수준. 대한항공로스엔젤레스, 뉴욕, 애틀란타를 비롯한 미주 노선은 물론 런던, 파리, 시드니[1]에도 밀어 넣고 있으며, 그보다 기체 수가 적은 아시아나항공은 하루 두 편인 로스엔젤레스를 전부 A380에 넣고 뉴욕에도 보내고 있다. 즉 미주 노선 올인. 하지만 마법사답게 기체를 놀리지 않고 방콕홍콩에도 넣고 있으며,[2] 2016년 말부터는 프랑크푸르트에도 A380을 넣을 예정이다. 즉 747을 넣어도 수지가 맞는 노선에 A380을 넣고 있는 셈이다. 2017년 겨울 시즌에는 뉴욕에는 A380을 빼고 대한항공처럼 수요가 많이 나오는 시드니에 넣는 식으로 조절할 예정.

한편 전통의 보잉일본JAL이나 ANA 둘 다 관심 없는 것으로... 하긴 보잉빠가 아니더라도 JAL747 열나게 질렀다가 파산 크리를 맞고 나서 747을 다 처분해 버린 마당에 그보다도 더 덩치 큰 A380을 지르는 게 말이 안 되긴 하지. 그런데 난데없이 저가항공사인 스카이마크항공이 대차게 A380 6대를 질렀다가 경영 악화로 주문을 취소하고 말았다. 취소하면 막대한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데, 그 결과는 아예 회사 파산... 그런데 스카이마크 파산보호 과정에서 지원에 나선 ANA가 A380 3대를 주문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스카이마크만도 못한 쪼잔한 항공사 같으니라고. 이렇게 되면 A350 도입을 결정한 일본항공에 이어서 ANA보잉 일색에서 탈피해서 에어버스 항공기를 가지게 된다. ANA 쪽에서는 하와이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2016년 1월 29일, 결국 ANA가 3대 주문 계약을 체결했다.[3]

미국도 A380을 주문한 항공사가 하나도 없는데, 일단 국내선은 소형 또는 중형 위주로 굴리고 있고, 장거리 국제선 쪽을 봐도 항공사들이 가지고 있는 747을 처분하고 있는 마당에 그보다도 더 큰 A380에 관심을 가진 항공사가 없는 분위기.

한국에 취항하는 외항사로는 에미레이트항공이 유일하게 A380을 밀어넣고 있었다. 하긴 얘들은 가진 게 A380 뿐이라. 그러다가 독일 루프트한자가 2015년 5월 22일부터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에 매일 A380을 넣고 있다. 항공사 쪽에서는 최근 새로 받은 기체를 투입했다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4] 일단 2015년 10월까지 운항할 예정이고 수요를 봐서 연장할 듯. 예상대로 2016년 10월까지 연장했고, 그 이후에는 747-8i로 전환할 예정인데 수요가 계속 나오면 더 연장할 가능성도 높다.

타본 사람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넓어서? 아니다. 넓어 봐야 그만큼 좌석을 많이 때려넣기 때문에 이코노미 클례스라면 결국 좌석 공간은 그게 그거다. 물론 비즈니스 클래스퍼스트 클래스 쪽은 미니 바나 스파, 완전 침실형 스위트 좌석과 같이 넓은 공간을 활용해서 전에는 듣도보도 못한 고급 서비스들을 제공한다. 에티하드항공 쪽은 아예 방 하나를 차려놓은 수준까지 만들었다. 가장 손꼽히는 장점은 일단 새 거라는 거. 조용하다는 것. 제트 엔진 소음이 기존 항공기에 비해서 대폭 줄어들어서 객실 안이 정말 조용하다고 한다. 최근에 나오는 기체들은 확실히 소음 부분에서 많이 진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러 모로 승객들에게는 칭찬 받는 항공기지만 항공사들은 막대한 비용 부담에, 과연 그 비행기를 꽉꽉 채워 넣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많은지라 747만큼의 히트는 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좌석 배열은 이코노미 클래스를 기준으로 3-4-3, 10열 배열로 747과 같다. 그러나 3-5-3 축구 전법이 아닙니다 배열로 11열을 노리는 항공사들도 슬슬 나타나고 있다. 최대한 실을 수 있는 인원은 이코노미 클래스로만 최대한 가축 수송배열을 할 경우 853마리명이다. 실제로 가장 많은 좌석 수를 집어넣은 곳은 러시아의 트란스에어. 2015년 중에 인도 받을 기체의 좌석 수가 652석이다. 다 죽게 생겼다 이놈들아. 반면 가장 좌석이 적은 항공사는 대한항공으로 407석. 그리고 바로 여기서 땅콩회항의 신화가 창조되었다. 2층 전체를 비즈니스 클래스로 깔아버렸다. 한때 프랑스 이름도 아스트랄한 에어 오스트랄에서 무려 840석 배열을 주문했지만 이후 고객이 되실 가축 혹은 짐짝들에게는 참 다행스럽게도 아예 A380 도입 계획 자체를 취소했다. [5]

원래는 화물기 버전의 A380-800F도 있었고 UPS, 페덱스 같은 물류 기업들이 주문을 냈지만 계속 인도가 지연되는 데다가 덩치에 비해서 별 메리트가 없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결국 전부 주문이 취소되었고, 이제는 에어버스 측에서도 화물기 버전은 접은 상태다. 747과 비교한다면 2층 구조다 보니 대형 화물을 싣기에는 공간의 높이가 애매한 부분도 있고, 화물을 싣고 내리는 시설도 따로 필요하고, 그렇다고 아예 1, 2층을 터버리면 너무 공간이 높아지다 보니 747로 못 싣는 정도의 어마어마한 화물이라면 모를까, 공간 대비 화물 수송 능력이 애매해진다. 747로 못 실을 정도의 화물이라고 해도 문제는 있는 게, 앞대가리가 통째로 열리는 747F에 비해 A380은 조종석 구조 때문에 이게 안 된다. 즉 이러나 저러나 덩치만 컸지, 화물 수송 쪽으로는 영 메리트가 없는 것.

2014년 들어서 손익분기점을 못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이 나왔다. 2015년에는 한 대도 수주를 못 했다. 2015 파리 에어쇼에서도 수주전은 보잉한테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A380은 한대도 못 팔고 A350XWBA320네오, 덧붙여서 A330만 줄창나게 팔았다.[6] 무려 140대나 질러서 A380의 최대 고객이신 에미레이트항공[7] 더 지를 의향은 있나 본데. 엔진 효율을 좀 더 높이라고 요구 중. 하긴 두바이중동이면서도 석유가 안 나거든. 이거 안 들어 주면 기존 주문조차도 취소할 기세인데 엔진 개발이 하루이틀 걸리는 것도 아니고... 어쟀거나 2015년 말에는 이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릴 예정이라고 CEO가 밝혔다.[8] 아무튼 최근의 분위기는 항공사들이 거대 항공기에 등을 돌리고 777, 787, [A330]]이나 A350 쪽을 주력으로 지르는 분위기다. 콴타스가 2016년 7월에 남은 주문을 전부 취소했고, 확정 주문이 아닌 상태인 다른 주문도 취소될 가능성이 있어서 손익분기점은 난망한 실정.

그래도 2016년에는 그나마 좋은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 일단 에어버스라면 거들떠도 안 보던 전일본공수에서 3대를 주문하기로 결정했다는 뉴스가 나와서 일본 시장이 최초로 열렸고, 아마 그게 끝일 거다. 경제제재에서 해제된 이란이 항공산업을 본격 복구하기 위해서 여객기 쇼핑에 나서고 있는데, 이란항공에어버스와 30조 규모의 여객기 118대 도입 계약을 체결하면서 A380도 12대 주문했다는 소식이 나왔다.[9] 석유 가격도 왕창 싸졌으니 활활 불태워 보자는 건가. 사실 유가가 100 달러 선까지 치고 올라오다 보니, 초대형 항공기 구매에 부담이 되었는데 유가가 30달러 선까지 떨어진 데다가 당분간은 고유가가 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지라, 초대형 항공기 수요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결국 이란항공이 A380은 주문을 취소하면서 에어버스는 좋다 말았다... 이대로라면 개발비 회수 불능은 거의 확정 상태.

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좋지 않다. 이미 A380을 운영하고 있는 항공사들 가운에도 이 비만돌고래가 애물단지가 된 곳도 여럿 있어서 다른 항공사에 매각을 추진하거나 리스 계약으로 운영하고 있으면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곳도 있다. 그런데 2016년에는 새로운 수요 창출의 길이 열렸다. 바로 이슬람 최대 명절이라 할 수 있는 하지 기간에 사우디아라비아의 성지 메카를 찾는 순례객들. 1주일 동안의 하지 기간 전후로 메카를 찾는 수요가 무려 2백만 명이나 되어[10] 중동 지역 또는 무슬림 인구가 많은 나라의 항공사들은 그야말로 가축수송을 돌리는데,[11] 말레이시아항공에서 자사의 A380 항공기를 퍼스트 비즈니스 다 들어내고 이코노미로 몽땅 때려박아서 700석 배열을 만들겠다는 것. 항공사 측에 따르면 1주일이면 교체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일단 말레이시아에도 많은 무슬림의 넘쳐나는 수송객을 받아낼 수 있는 데다가, 워낙에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서 항공권도 비싸게 받아먹을 수 있다고 한다. 물론 하지 기간 한정이고 메카 수요가 빠지면 다시 원래 배열로 돌아갈 듯. 말레이시아항공도 A380이 영 애물단지라 중국 항공사에서 팔려고 알아보기도 했다는데, 아무튼 본전 뽑을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

최근에는 계단이 차지는 공간을 줄여서 더 많은 좌석을 배치할 수 있도록 내부 구조를 개선한다는 뉴스도 나왔다. 이코노미 클래스 기준으로 20석 정도를 더 넣을 수 있다고. 그밖에도 캐빈 전반을 구조 개선해서 최대 80석까지 더 넣을 수 있다고 한다.[12]

2015년 5월 23일 <무한도전>에서는 사람의 힘으로 A380을 끄는 미션을 수행했다. 아시아나항공의 A380 3호기가 동원되었다.

2017년 9월 30일 파리에서 로스엔젤레스로 가던 에어프랑스의 A380 4번 엔진(가장 오른쪽)의 덮개와 압축기가 떨어져 나가는 사고가 일어났다. 캐나다 구스베이에 비상착륙했으며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다. 처음에는 엔진 폭발로 알려지다 보니까 콴타스항공 엔진 폭발사고를 떠올리던 사람들은 "또 롤스로이스가..." 했지만 에어프랑스의 A380은 롤스로이스가 아닌 엔진얼라이언스의 GP7200을 사용한다.

각주

  1. 겨울 성수기 한정.
  2. 프랑크푸르트에 A380을 넣으면서부터는 이쪽은 특정 성수기 때를 제외하고는 돌리지 않고 있다.
  3. ANA Group selects the A380, airbus.com, 29 January 2016
  4. 루프트한자 A380 한국 도입 운항, lufthansa.com, 2015년 5월 11일 확인.
  5. Emirates pushes A380 seating capacity past 600, USA Today, 16 April 2015. 그런데 이 기사의 제목을 보면 에미레이트항공에어버스에 A380 수용 능력을 600명까지 늘리라고 들쑤시고 있다. 본격 중동산 닭장 시대 개막?
  6. Airbus wins $57 billion of aircraft orders at Paris Air Show 2015, airbus.com, 18 June 2015
  7. 2위인 싱가포르항공이 24대니 1, 2위 격차가 상상 초월이다. 런던에도 히드로개트윅편을 전부 A380으로 때려박는 분들이라...두바이석유도 안 나면서 예전에 그렇게 펑펑 돈지랄 하다가 한번 망했잖아?
  8. Airbus to decide on A380 revamp this year, The Economic Times, 12 June 2015
  9. Airbus signs $25bn deal to sell 118 planes to Iran, BBC, 28 January 2016
  10. 무슬림은 평생에 한 번은 메카 성지순례가 의무다. 물론 여러 번 가는 사람들도 무진장 많다.
  11. 한 가지 예로, 메카가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아항공은 자사 항공기만으로는 답이 없어서 두 자릿수 규모의 항공기를 임대해서 임시로 돌린다.
  12. "AIX: Airbus boosts A380 capacity by 20 with redesigned front stairs", FlightGlobal.com, 4 April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