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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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버스가 개발한 쌍발 제트엔진 광동체 여객기. 런치 커스토머는 카타르항공. 공식 홈페이지는 여기로.

4발 광동체 여객기인 A340이 보잉의 777에게 처절하게 발린 이후 A330으로 버텨오던 에어버스보잉787 드림라이너에 맞서고 덤으로 777도 잡아보자는 목적으로 개발했다.[1] A380 개발 과정에서 개발된 새로운 기술의 상당수가 이쪽으로 이전되어 왔다.

지금까지 성적은 나쁘지 않은데, 787이 초기에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는 바람에 드림라이너에서 나이트메어라이너로 전락한 어부지리를 톡톡히 누렸다. 하지만 A380의 최대 고객이었던 에미레이트항공이 주문했던 A350 70대를 전량 취소하는 바람에 한방 크게 먹었다. A350 시장에서도 카타르항공에 이어서 두 번째로 많은 주문을 냈던 에미레이트항공이었던지라 이래저래 속상할 일. [2] 게다가 주문 받은 기체의 제작과 인도가 늦어지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787도 초기에는 인도 지연 문제가 있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되면서 생산이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는 반면, A350은 차질이 생기면서 항공사로서는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사실 원래는 2004년에 A330 동체에 날개 및 공기역학 장치만 바꿔서 신제품이라고 팔아먹으려고 했다. 어떤 바보 같은 항공사가 속아? 결국 판매에 실패한 에어버스는 처음부터 다시 개발에 착수했다. WXB(Extra Wide Body)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그 때문. 이름처럼 A330보다 한 체급 커져서 보잉 777과 비슷한 수용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제는 WXB는 굳이 안 붙이고 그냥 A350으로 통용하고 있다. 원래 팔아먹으려고 했던 A350의 개념은 A330neo로 이름을 바꿔서 팔고 있다.

현재 A350XWB-800, -900, -1000, 이렇게 세 가지 모델이 있었다. 숫자가 커질수록 동체 길이가 길다. 수용 인원은 물론 -1000이 366명으로 가장 많고 반대로 항속 거리는 -800이 15,200km으로 가장 길다. 출시는 안 됐지만 항공사에 제안은 해 놓은 -900R은 -1000의 동체에 -900급 캐빈을 넣어서 항속 거리를 엄청 길게 하겠다는 건데 17,200km에서 최대 19,100km 까지 잡겠다는 계획이다. 영국 런던에서 뉴질랜드 오클랜드까지 논스톱 비행이 가능한 어마어마한 초장거리. [3] 그러나, -800은 저조한 주문 실적으로 결국 개발을 취소했다. 일단 수용 인원이 가장 적은 데다가 항속 거리도 -900R 때문에 별 매력이 없어진 관계로 애매한 모델이 된 게 가장 큰 이유. 게다가 A330Neo까지 있으니...

2015년 10월 싱가포르항공은 63대의 A350XWB 주문 가운데 7대를 A350XWB-900 ULR(Ultra Long Range)로 바꾸기로 결정하고, 추가 4대를 더 주문해서 주문량을 67대로 늘렸다. A350XWB-900 ULR은 -900의 동체를 그대로 쓰고 연료탱크의 용량만 14만1천 리터에서 16만 5천 리터로 늘린 버전으로, 항속거리가 9,700 마일(17,900 km)로 늘어난다. 비행시간은 무려 19시간... 싱가포르항공은 세계 최장 직항 노선이었던 싱가포르-뉴욕[4] 직항 노선을 되살렸다. 이 노선은 2013년까지 A340-500으로 운항했다. 이전에는 전체 비즈니스 클래스로 운영했지만 지금은 비즈니스 클래스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를 운영한다. 운항시간이 약 18시간에 이르는 초장거리라 이코노미 클래스는 여러 모로 무리다 보니...[5] 싱가포르항공은 재미 붙였는지 900ULR로 로스엔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직항 노선도 운항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옵션 포함 35대나 질렀다. 가지고 있던 광동체 여객기 중에 낡은 것도 많고, 수익성이 좋은 장거리 노선에서 대한항공과 비교해서 약점이 많은 아시아나가 통 크게 주문을 넣었다. 대한항공은 아직은 주문이 없는 상태. 대규모 주문이 많이 이루어지는 2015 파리 에어쇼에서도 협동체만 잔뜩 지르고 광동체777-300ER 두 대로 끝. 대한항공이 이 기종을 선택하기에는 가장 걸리는 문제는 엔진으로, 아직까지는 롤스로이스의 Trent WXB 엔진밖에는 없다. 롤스로이스는 엔진 정비가 필요한 경우 반드시 자사 정비공장에서 정비를 받도록 되어 있어서 자체 중정비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대한항공으로서는 매력이 확 떨어진다. 하지만 초장거리 버전 쪽에 관심은 있어서 살까 말까 저울질하고 있다고 한다.[6] 정말 주문한다면 단항했던 LA 경유 상파울루 노선을 직항으로 굴릴 수 있을 듯. 2017년 5월 15일부터 아시아나항공오사카마닐라 노선을 시작으로 A350 상용 운항에 들어간다. 그런데 A350 운항 개시 이벤트 선물로 A350 인천-샌프란시스코 왕복 항공권 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이쪽으로도 운항 예정인 모양. 하긴 10시간 넘어가는 장거리 노선에도 고물 기체가 들어가는 문제로 욕먹고 있는 아시아나가 A350 같은 최신 광동체기를 단거리 노선에만 굴릴 리가... 이와 함께 아직 국내 항공사에서 제공하지 않던 두 가지 서비스를 새로 제공하는데 하나는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까지는 아니지만 일번 이코노미 클래스보다는 좌석 간격이 약간 넓은 이코노미 스마티움 클래스[7], 그리고 기내 인터넷이다.

일편단심 보잉빠인 일본 항공사들이 처음으로 지른 에어버스 광동체 항공기이기도 하다. 그 전에 저가항공사인 스카이마크가 A380을 배짱 좋게 질렀다가 파산 크리를 먹었으나[8], 이번에는 대표 항공사인 일본항공이 발주처다. 원래는 787을 먼저 주문했지만 초기에 문제가 많이 터지는 바람에 에어버스로 마음을 돌린 듯. 반면 ANA는 꿋꿋이 787을 열심히 질렀다. 그리고 크고 작은 문제로 여러 차례 나이트메어를 겪는 중이다. 다만 전부 롤스로이스 엔진이 말썽을 부리는 중이다. 역시나 트러블 메이커의 위엄은 어디 안 간다.

이제는 사실상 에어버스의 주력 광동체라고 할 수 있다. A380이 판매 부진에 가장 큰 손이었던 에미레이트까지 기존 주문분 일부를 취소하고 A350으로 돌림으로써 2021년 이후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기 때문. 막대한 개발비를 들인 A380이 결국 본전도 못 건지고 단종 수준에 들어가서 에어버스로는 속쓰릴 일이지만 그래도 이 과정에서 개발한 기술 중 상당 부분이 A350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그나마 억지로 위안을 삼을 일이다.

각주

  1. 정확히 말하면 787보다는 조금 크기 때문에 타겟은 777 쪽이다.
  2. 에미레이트는 A380의 엔진 효율을 가지고도 계속 쪼아대면서 에어버스에게는 시어머니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다.
  3. 싱가포르항공의 경우 싱가포르--뉴어크 직항 노선에는 비즈니스 클래스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만 운영한다.
  4. 뉴어크공항.
  5. 한편으로는 추가 연료탱크가 들어가는만큼 다른 공간, 즉 여객이나 화물 공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수용 능력은 줄어든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6. http://www.wsj.com/articles/boeing-bags-100-plane-deal-at-paris-air-show-1434451013
  7. 그밖에 어메니티 제공, 중장거리 구간은 공항 라운지 이용과 같은 혜택이 좀 더 있다.
  8. 스카이마크가 주문했던 A380 여섯 대 중 세 대를 ANA가 받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