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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
==기원==


'청국'이라는 말이 들어가기 때문에 청나라에서 유래된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한자로는 淸麴醬이라고 쓴다. 여기서 '淸麴'은 푸른곰팡이를 뜻하는 말인데, 지금처럼 고초균을 접종해서 배양하는 방식이 아니라 볏짚 속 고초균으로 발효시키던 옛날에는 푸른곰팡이가 잘 끼었고, 그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중국 북부에는 이런 유형의 장이 없었다.
'청국'이라는 말이 들어가기 때문에 청나라에서 유래된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한자로는 淸麴醬이라고 쓴다. 여기서 '淸麴'은 푸른곰팡이를 뜻하는 말인데, 지금처럼 고초균을 접종해서 배양하는 방식이 아니라 볏짚 속 고초균으로 발효시키던 옛날에는 푸른곰팡이가 잘 끼었고, 그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중국 북부에는 이런 유형의 장이 없었다. 다만 청나라를 뜻하는 淸國醬이라는 표현도 쓰기는 썼다.


청국장이 등장하는 최초의 문헌은 청나라 같은 건 있지도 않았던 고려시대 김부식의 &lt;삼국사기&gt;에 '시' 또는 '염시'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하는데, 따라서 이미 삼국시대 때부터 만들어 먹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구려 때에는 '고려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렀고, 발해에서도 '책성시'라는 이름으로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고구려 때에는 콩을 삶아서 말안장 밑에 넣고 다니면서 먹었는데, 이 때 말의 체온으로 발효된 콩이 먹기가 나쁘지 않았던 모양. <del>냄새는 꼬릿했겠지만 말똥냄새인지 뭔지 몰랐을 테니.</del>
청국장이 등장하는 최초의 문헌은 청나라 같은 건 있지도 않았던 고려시대 김부식의 &lt;삼국사기&gt;에 '시' 또는 '염시'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하는데, 따라서 이미 삼국시대 때부터 만들어 먹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구려 때에는 '고려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렀고, 발해에서도 '책성시'라는 이름으로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고구려 때에는 콩을 삶아서 말안장 밑에 넣고 다니면서 먹었는데, 이 때 말의 체온으로 발효된 콩이 먹기가 나쁘지 않았던 모양. <del>냄새는 꼬릿했겠지만 말똥냄새인지 뭔지 몰랐을 테니.</del>


청국장이라는 이름의 기원으로 추정할 수 있는 문헌은 조선 숙종 때의 실학자 흥민선이 1715년에 쓴 &lt;산림경제&gt;로 여기에는 '전국장'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하고 있다. 1766년 조선 영조 때 유중림이라는 학자가 펴낸, &lt;산림경제&gt;의 증보판인 &lt;증보산림경제&gt;에는 전국장에 관한 좀 더 자세한 설명이 나오는데, "대두를 잘 씻어 삶은 후 고석(볏짚)에 싸서 따뜻한 방에 사흘간 두면 실이 난다"라고 되어 있어서 우리가 아는 청국장 만드는 법과 같다. 아무튼 고구려 때부터 만들어 먹었던 오랜 역사를 가진 장이었다.
청국장이라는 이름의 기원으로 추정할 수 있는 문헌은 조선 숙종 때의 실학자 흥민선이 1715년에 쓴 &lt;산림경제&gt;로 여기에는 '전국장(戰國醬)'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하고 있다. 전쟁 때 빨리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장이라는 뜻이다. 1766년 조선 영조 때 유중림이라는 학자가 펴낸, &lt;산림경제&gt;의 증보판인 &lt;증보산림경제&gt;에는 전국장에 관한 좀 더 자세한 설명이 나오는데, "대두를 잘 씻어 삶은 후 고석(볏짚)에 싸서 따뜻한 방에 사흘간 두면 실이 난다"라고 되어 있어서 우리가 아는 청국장 만드는 법과 같다. 아무튼 고구려 때부터 만들어 먹었던 오랜 역사를 가진 장이었다.
 
청국장을 자세히 소개한 &lt;증보산림경제&gt;에서는 청국장의 일종인 수시장(水豉醬)도 소개하고 있는데, 콩을 미적색이 되도록 볶은 다음 끓여 띄워서 온돌이나 종이봉지에 넣어서 말린다. 먹을 때에는 물에 섞어 삶은 다음 간을 한다.<ref>[http://encykorea.aks.ac.kr/Contents/Item/E0056286 "청국장(淸麴醬)"],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ref>


==만드는 법==
==만드는 법==

2020년 10월 24일 (토) 04:48 판

을 발효시켜서 만드는 장류의 일종. 종종 된장의 아웃사촌으로 취급되는데, 을 발효시켜서 만든다는 점, 그리고 겉모습이나 구수하고 꾸릿한 냄새가 있다는 점에서 닮아 있지만 만드는 과정에서 맛, 향은 상당한 차이점도 있다. 일단 청국장 쪽이 만드는 방법이 간단하고 걸리는 시간도 짧다.

기원

'청국'이라는 말이 들어가기 때문에 청나라에서 유래된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한자로는 淸麴醬이라고 쓴다. 여기서 '淸麴'은 푸른곰팡이를 뜻하는 말인데, 지금처럼 고초균을 접종해서 배양하는 방식이 아니라 볏짚 속 고초균으로 발효시키던 옛날에는 푸른곰팡이가 잘 끼었고, 그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중국 북부에는 이런 유형의 장이 없었다. 다만 청나라를 뜻하는 淸國醬이라는 표현도 쓰기는 썼다.

청국장이 등장하는 최초의 문헌은 청나라 같은 건 있지도 않았던 고려시대 김부식의 <삼국사기>에 '시' 또는 '염시'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하는데, 따라서 이미 삼국시대 때부터 만들어 먹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구려 때에는 '고려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렀고, 발해에서도 '책성시'라는 이름으로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고구려 때에는 콩을 삶아서 말안장 밑에 넣고 다니면서 먹었는데, 이 때 말의 체온으로 발효된 콩이 먹기가 나쁘지 않았던 모양. 냄새는 꼬릿했겠지만 말똥냄새인지 뭔지 몰랐을 테니.

청국장이라는 이름의 기원으로 추정할 수 있는 문헌은 조선 숙종 때의 실학자 흥민선이 1715년에 쓴 <산림경제>로 여기에는 '전국장(戰國醬)'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하고 있다. 전쟁 때 빨리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장이라는 뜻이다. 1766년 조선 영조 때 유중림이라는 학자가 펴낸, <산림경제>의 증보판인 <증보산림경제>에는 전국장에 관한 좀 더 자세한 설명이 나오는데, "대두를 잘 씻어 삶은 후 고석(볏짚)에 싸서 따뜻한 방에 사흘간 두면 실이 난다"라고 되어 있어서 우리가 아는 청국장 만드는 법과 같다. 아무튼 고구려 때부터 만들어 먹었던 오랜 역사를 가진 장이었다.

청국장을 자세히 소개한 <증보산림경제>에서는 청국장의 일종인 수시장(水豉醬)도 소개하고 있는데, 콩을 미적색이 되도록 볶은 다음 끓여 띄워서 온돌이나 종이봉지에 넣어서 말린다. 먹을 때에는 물에 섞어 삶은 다음 간을 한다.[1]

만드는 법

고초균을 이용해서 발효시킨다. 을 삶은 다음 된장처럼 메주를 만들지 않고 그 상태에서 볏짚과 함께 따뜻한 곳에 2~3일 정도로 두고 발효시키면 된다. 온도를 대략 40도 정도로 해줘야 하는데 옛날에는 집에서 만들려면 구들장 아랫목에 놓고 이불로 덮어 만들었다. 요즘은 요구르트 발효기가 청국장을 만드는 기능도 있는 게 많아서 이걸 이용하면 쉽게 만들 수 있다. 대량생산하는 제품들은 고초균을 따로 배양해서 콩에 뿌려준 다음 발효시킨다. 규모가 있는 회사들은 균의 품종개량을 통해서 냄새가 적은 제품을 만들기도 한다.

발효에 쓰이는 미생물은 고초균인데 이걸 유산균을 헷갈리거나, 심지어는 청국장에 유산균이 풍부한 것처럼 마케팅을 하기도 하는데 고초균과 유산균은 완전 다르다. 유산균은 장내에서 우리 몸에 유익한 여러 가지 기능을 하지만 고초균은 딱히 몸 속에서 유익한 기능을 하는 건 아니고, 그렇다고 해로운 균도 아니다. 고초균은 발효 과정에서 콩의 단백질을 분해해서 감칠맛을 내고 소화하기 쉽도록 도와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몇 가지 건강에 도움이 되는 기능들이 있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지만 그 균 자체가 몸속에서 좋은 일을 하는 것보다는 콩을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만들어내는 물질들이 도움을 주는 쪽이다. 또 한 가지 마케팅에 많이 쓰이는 것은 나토키나제라는 혈전용해효소인데, 즉 청국장을 먹으면 이 나토키나제가 혈관 속 혈전을 녹여서 뇌졸중을 비롯한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나토키나제 자체가 혈전용해 작용이 있는 건 맞다. 문제는 이 녀석은 단백질 효소라서 몸 속에 들어오면 위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버린다. 그게 아니더라도 분자 구조가 너무 커서 혈관으로 들어가지도 못한다.

활용

발효가 되면 약간 으깨서 몇 가지 양념과 섞은 다음 뭉쳐 보관하는데, 그래서 청국장으로 찌개를 끓이면 된장에 비해 콩 알갱이가 많이 살아 있고, 이 콩을 떠먹는 게 청국장찌개를 먹는 재미 중 하나다.[2] 메주를 만들고 곰팡이를 피워서 소금물에 띄운 다음 또 숙성시키는 된장보다 만들기 간단하고 걸리는 시간도 짧다. 대신 발효 기간도 짧고 소금도 들어가지 않으므로[3] 대신 보존성은 된장보다는 떨어진다. 바꿔 말하면 된장보다 염도를 조절하기 좋지만 대부분 청국장 찌개는 소금을 많이 넣어서 짜다. 집에서 끓여 먹는다면 소금 양은 적당히 조절하자. 볏짚에 있는 고초균이 콩을 발효시키는 게 원리로, 발효에 쓰이는 미생물의 종류가 다르다 보니 된장과는 다른 향과 맛이 나게 된다.

된장보다는 쓰임새가 제한되어 있는 편이다. 한국에서는 청국장을 주로 찌개로 끓여 먹는다. 된장찌개처럼 떠먹기도 하고, 양푼에 밥, 나물과 함께 넣고 비벼먹기도 한다. 고추장 대신 청국장을 비빔밥 소스로 쓰는 셈. 된장찌개에 약간 넣거나, 쌈장에도 조금 넣어서 구수한 맛을 더 살려주기도 하지만 찌개 말고는 주재료로 쓰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익히지 않고 먹는 일본낫토에 비해 청국장은 끓이면 미생물이 죽어버리므로 발효로 얻을 수 있는 건강 관련 이득이 없다... 고 보는 시각이 많았으나 미생물이 죽은 사균체 역시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 추세다. 또한 콩에 들어 있는 단백질은 그냥 익혀 먹으면 소화흡수율이 60% 정도 되지만 발효시켜서 청국장이나 낫토로 먹으면 소화흡수율이 90%로 대폭 높아진다.[4] 그래도 날로 먹는 게 가장 효과가 좋긴 해서 생청국장을 먹는 사람들도 있는가 하면 먹을 때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동결 건조한 청국장, 또는 이를 알약이나 캡슐화 시킨 건강식품도 나오고 있다.

된장보다 훨씬 진하고 강렬한 특유의 꼬릿한 냄새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들도 제법 있는 편.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싫어하는 비율이 높아져서 가정에서 청국장 끓일 때 집안을 가득 채우는 청국장 냄새에 질색을 하는 아이들이 많다. 점심으로 청국장을 맛나게 먹고 회사로 돌아오면 옆 자리 직원이 '어휴 냄새' 하고 코를 막는 건 대중 매체에서 종종 나왔던 클리셰. 허영만의 <식객> 중에 오래된 청국장 집에서 어느 때부터인가 갑자기 발효가 잘 안 되어서 청국장 특유의 냄새가 안 나서 손님이 줄어드는 난감한 상황에 빠지는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알고 보니 냄새가 옷에 배어서 친구들이 꺼리는 게 싫었던 주인집 딸이 몰래 훼방을 놓은 것. 그래도 이제는 청국장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져서 젊은 층에서도 마니아가 많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냄새에 대한 호불호는 많은 편이라 맛은 최대한 유지하면서도 냄새는 줄인 청국장들이 풀무원 같은 메이커에서 나오고 있다. 다만 '맛'이라는 건 알고 보면 혀와 코에서 동시에 느끼는 감각이 결합되는 결과물이라... 냄새가 변하면 맛에도 변화가 있을 수밖에는 없다. 특유의 꼬릿한 냄새야말로 청국장의 특징이라고 생각하는 나이든 사람들은 요즘 냄새 적은 청국장이 못 마땅한 건 당연지사다.

청국장의 이웃사촌들

청국장과 가장 가까운 이웃사촌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일본낫토. 먹는 방법이 다르고 콩의 종류나 만드는 디테일은 좀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똑같은 고초균[5]으로 발효시키고 만드는 과정도 거의 같다. 향, 맛으로 봐도 청국장은 된장보다는 낫토 쪽이 훨씬 가깝다. 하지만 일본 사람들은 익히지 않은 낫토에 양념간장겨자를 뿌리고 점액이 듬뿍 생기도록 휘저어서 날로 먹는다. 둘 사이에 이 점이 가장 큰 차이다. 청국장도 이렇게 먹자면 먹을 수 있지만 낫토에 비해 콩알이 크고 시중의 제품은 찌개에 맞게 양념을 해서 그냥 먹기에 적당하지 않다.

태국에도 으로 만든 토아나오라는 비슷한 장이 있다. 이것도 청국장균이나 낫토균과 같은 종류라서 막 만든 토아나오는 실이 늘어진다. 다만 만든 다음에 말려서 보관하며, 빻아서 국물 재료로 사용한다. 국물맛은 우리의 된장국과 비슷하다고.

각주

  1. "청국장(淸麴醬)",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2. 국을 끓일 때에도 된장은 체에 놓고 곱게 으깨어 가면서 물에 풀기도 하지만 청국장은 그냥 물에 떠넣고 숟가락으로 술술 푸는 수준.
  3. 발효를 다 하고 양념을 할 때 소금이 들어가긴 하지만 소금물에 메주를 띄워서 염분을 먹이는 된장에 비할 바는 아니다.
  4. "빠져만 가는 근육, 깡마른 몸매.. '소화·흡수 못해 미안해'", <조선일보>, 2017년 11월 21일.
  5. 품종에는 약간 차이가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