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육소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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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16년 4월 12일 (화) 02:21 판

말 그대로 어육, 즉 생선살을 주성분으로 만든 소시지다.

생선살과 밀가루, 전분을 주성분으로 반죽을 만들고 나서 이를 케이싱(보통은 비닐)에 넣어서 모양을 잡고 가열해서 굳힌다. 그럼 어묵 아닌가? 분홍색을 띠고 있어서 분홍소시지라고도 부르는데 발색제인 아질산나트륨으로 색깔을 낸 것이다.

어육에 고기를 섞어서 만드는 것도 있는데 분류가 조금 달라진다. 어육이나 알 등의 함량이 전체 육류 함량의 20% 이하이면 혼합소시지로 분류되고, 어육이 그 이상이면 어육소시지가 된다.[1] 혼합소시지가 되면 축산물가공품으로 분류되고, 어육소시지 쪽으로 가면 수산물가공품으로 분류된다. 검역 소관부처도 각각 농림축산물검역본부와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으로 달라진다.

그런데 성분표를 보면 어육이라고 쓰지 않고 연육이라고 쓰는 게 보통이다. 진주햄의 설명[2]에 따르면 '껍질과 내장 뼈를 깨끗하게 제거하고 급속 동결하여 블록(block) 형태로 가공한 생선살 원료'라고 한다. 설명을 좀 더 보면, 연육은 배 위에서 바로 가공해서 냉동 처리하는 선상(배 위)어육과 항구로 가져온 다음 육지에서 가공하는 육상연육으로 분류되는데, 신선도로 본다면 잡자마자 바로 가공해서 냉동시키는 선상어육이 더 좋을 것은 당연한 얘기다. 물론 배 위에 가공 시설과 인력을 태워야 하기 때문에 가격은 좀 더 비쌀 것이다. 진주햄의 어묵 디스에 따르면 기름에 튀겨 만드는 어묵류가 대부분 저가의 육상연육을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어육소시지는 레토르트 방식으로 만드므로 신선도가 중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어떤 생선을 쓴다고는 말 안 했다.

어육소시지는 어묵 맛이 나면 곤란하기 때문에 MSG발색제를 비롯한 조미료와 첨가물의 투입량이 어묵보다 많고 밀가루 함량도 더 많다. 그냥 먹어도 먹을 만한 소시지와는 달리 어육소시지는 그냥 먹으면 맛이나 식감으로나 정말 못 먹을 맛이다. 고기로 만든 소시지는 뭔가 씹히는 맛이 있는 반면, 어육소시지는 그냥 먹으면 스르륵 부스러지면서 이에 진득하게 달라붙기도 하면서 영 별로다. 기름에 지져보면 더 확실히 알 수 있는데 발색제로 낸 분홍색은 그대로 남아 있는데 한편에서는 밀가루가 익으면서 갈색으로 변하면서 묘한 부조화를 일으킨다.

한편으로는 그냥 먹을 수 있는 어육소시지도 있는데, 천하장사, 맥스봉과 같이 간식용으로 나오는 작은 크기의 소시지가 그것.이쪽은 밀가루 함량을 좀 더 줄인다.

건프라에서 주로 샤아 아즈나블의 전용기 색깔을 두고 종종 '분홍소시지', 혹은 '불량소시지' 색깔이라는 말을 쓴다. 특히 예전에는 샤아 전용기 건프라의 색깔이 원작과는 뭔가 다른 애매한 색깔로 뽑혀 나올 때가 많았는데, 그런 색깔을 깔 때 주로 분홍소시지에 빗댄 것, 최근에는 반다이의 기술이 워낙에 좋다 보니 정말 색깔을 잘 뽑아낸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