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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을 씻어낸 물. [[쌀]] 표면의 전분이 일부 빠져 나와서 뿌연 색깔을 띤다. 전분 말고도 표면 쪽에 있던 단백질이나 일부 수용성 비타민도 녹아 나온다. 특히 비타민 B1, B2는 최대 60%까지 씻겨 나온다고.
[[쌀]]을 씻어낸 물. [[쌀]] 표면의 전분이 일부 빠져 나와서 뿌연 색깔을 띤다. 전분 말고도 표면 쪽에 있던 단백질이나 일부 수용성 비타민도 녹아 나온다. 특히 비타민 B1, B2는 최대 60%까지 씻겨 나온다고. 요즈음은 도정이나 포장 기술이 발전해서 예전처럼 많이, 그리고 박박 씻을 필요가 없다고 하니 적당히 한두 번만 씻으면 된다.


쌀 씻어낸 물이니까 그냥 버리는 거 아닌가 싶지만 음식 재료로 자주 쓰인다. [[된장찌개]]나 [[청국장찌개]]를 끓일 때 그냥 물대신 쌀뜨물을 쓰면 국물이 좀더 걸쭉해지고 고소한 풍미를 더한다. 쌀뜨물에 있는 녹말이 끓으면 풀같은 상태가 되기 때문에 일어나는 효과. 반면 [[김치찌개]]에는 잘 쓰이지 않는다. [[북엇국]]에도 쌀뜨물을 쓰면 더 좋다. 하여간 국물을 좀 더 걸쭉하고 고소하게 하면 좋은 요리에는 [[육수]]처럼 쓸 수 있다.<ref>[[면수]]도 [[밀가루]] [[전분]]이 녹아나온 물이기 때문에 쌀뜨물과 비슷한 효과라고 할 수 있다.</ref> 이런 용도로 쓸 때에는 첫 번째 씻어낸 쌀뜨물에는 쌀 표면에 붙어 있던 갖가지 불순물이 많으니까 버리고, 두세번 째 씻어낸 것을 쓰자. 또한 냄새 흡착 효과가 있어서 생선 비린내를 잡을 때에도 쌀뜨물이 쓰인다. 손질한 생선을 쌀뜨물에 30분 정도 담가 놓은 다음 조리하면 비린내가 적은 깔끔한 요리를 만들 수 있다. [[김치]]나 생선을 담아 두었던 밀폐용기의 냄새를 뺄 때에도 쌀뜨물을 채워두면 역시 냄새 흡착 효과가 있다. [[우엉]]이나 [[죽순]]을 삶을 때도 쌀뜨물에 삶으면 아린 맛이 빠지고 산화를 막는 효과도 있어서 때깔도 더 하얘진다.  
==오염물질==
 
그냥 버렸을 때에는 생활폐수다. 탄수화물과 단백질 같이 미생물의 멋익감이 녹아 있기 때문에 이게 하천으로 흘러들어가면 호기성 미생물들의 잔치판이 된다. 물에 녹아 있는 녹말을 미생물이 분해할 때 산소가 소모되므로 하천의 용존산소량이 떨어지게 되며 물고기를 비롯한 여러 수중생물들은 산소 부족을 겪는다. 물고기가 살 수 있는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이 5ppm 정도인데 쌀뜨물은 3,000ppm이나 된다. 이 방면의 최강 빌런은 식용유로 100,000ppm.<ref>[https://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229576.html#csidxddce9085b02b909bf6846e464d32cb9 "쌀뜨물도 환경오염 유발하나?"], 한겨레, 2007년 8월 17ㄴ일.</ref> [[찌개]]나 [[라면]]국물 같은 것들과 비교했을 때 수질오염의 정도는 낮지만 쌀을 씻을 때 나오는 양이 많다는 게 문제다.
 
==활용==
 
그냥 버리는 것보다는 여러 가지로 활용하면 환경 오염도 줄일 수 있어서 일석이조다. 쌀 씻어낸 물이니까 그냥 버리는 거 아닌가 싶지만 음식 재료로 자주 쓰인다. [[된장찌개]]나 [[청국장찌개]]를 끓일 때 그냥 물대신 쌀뜨물을 쓰면 국물이 좀더 걸쭉해지고 고소한 풍미를 더한다. 쌀뜨물에 있는 녹말이 끓으면 풀같은 상태가 되기 때문에 일어나는 효과. 반면 [[김치찌개]]에는 잘 쓰이지 않는다. [[북엇국]]에도 쌀뜨물을 쓰면 더 좋다. 하여간 국물을 좀 더 걸쭉하고 고소하게 하면 좋은 요리에는 [[육수]]처럼 쓸 수 있다.<ref>[[면수]]도 [[밀가루]] [[전분]]이 녹아나온 물이기 때문에 쌀뜨물과 비슷한 효과라고 할 수 있다.</ref> 이런 용도로 쓸 때에는 첫 번째 씻어낸 쌀뜨물에는 쌀 표면에 붙어 있던 갖가지 불순물이 많으니까 버리고, 두세번 째 씻어낸 것을 쓰자. 또한 냄새 흡착 효과가 있어서 생선 비린내를 잡을 때에도 쌀뜨물이 쓰인다. 손질한 생선을 쌀뜨물에 30분 정도 담가 놓은 다음 조리하면 비린내가 적은 깔끔한 요리를 만들 수 있다. [[호박]]이나 [[가지]] 같은 [[채소]], [[과일]]도 쌀뜨물에 담갔다가 씻어주면 주방세제를 안 써도 깨끗하게 닦아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김치]]나 생선을 담아 두었던 밀폐용기의 냄새를 뺄 때에도 쌀뜨물을 채워두면 역시 냄새 흡착 효과가 있다. [[우엉]]이나 [[죽순]]을 삶을 때도 쌀뜨물에 삶으면 아린 맛이 빠지고 산화를 막는 효과도 있어서 때깔도 더 하얘진다.  
 
[[전분]]이 기름 흡착효과가 있기 때문에 세정 효과가 있어서 옛날에는 얼굴과 몸을 씻기도 했고, 식기를 씻어내는 데에도 쓰였다.
 
==발효시키면 좋다?==
 
특히 쌀뜨물을 며칠 놓아두어 [[발효]]가 일어나서 시큼하게 된 것으로 식기를 닦으면 기름기도 잘 닦이는데, 주방세제 중에도 천연세제 코스프레를 하느라 발효 쌀뜨물을 넣었다는 제품도 있다. 하지만 그 양은 미미한 수준이며 주방세제는 결국 [[계면활성제]]가 기본이니까 너무 기대하지는 말자. 직접 만들어 쓸 수 있는 [[발효]] 쌀뜨물 세제 레시피는 검색해 보면 인터넷에 널려 있다. 창문을 닦을 때도 쌀뜨물을 분무기에 넣고 뿌린 다음 닦아내면 잘 닦인다. [[발효]]시킨 쌀뜨물을 집에서 기르는 화초에 비료로도 쓸 수 있다. 아무튼 가정에서 두루두루 활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신문이나 방송의 '생활의 지혜'에 단골로 등장하는 아이템이다.
 
이른바 [[EM]](Effective Microorganisms)이라는 이름으로 유익균을 쌀뜨물에 [[발효]]시켜 위에서 언급한 활용법으로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환경관련 시민단체에서 열심히 보급하고 있으며, 심지어 지방정부 차원에서 [[EM]] 원액을 보급하고 쌀뜨물에 배양시키는 방법을 안내하는 지역도 있다.<ref>[http://www.goyang.go.kr/www/www03/www03_3/www03_3_7/www03_3_7_tab5.jsp "EM배양액 주민공급시설 현황"], 고양시청, 2021년 7월 24일 확인.</ref> 다만 [[EM]] 자체가 얼마나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지에 관해서는 늘 말이 많으며, 수질정화와 같은 부분은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입증되어 과학계에서는 유사과학 취급을 받고 있다. 그래도 발효시켰을 때에는 쌀뜨물 내 탄수화물의 비율이 대폭 감소하고, 조회분, 단백질, 지방은 늘어나는데<ref>김민주, 박성수, 김동호, 김근성, [https://scienceon.kisti.re.kr/srch/selectPORSrchArticle.do?cn=JAKO201106654855417&dbt=NART "발효 전후 쌀뜨물의 일반성분 변화"],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지 v.26 no.3, 2011년, pp.192-197.</ref>, 탄수화물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보면 수질 오염에 미치는 영향은 감소한다고 볼 수 있다. 아무래도 미생물이 한번 먹어치운 것이라 그럴 것이다.
 


[[전분]]이 기름 흡착효과가 있기 때문에 세정 효과가 있어서 옛날에는 얼굴과 몸을 씻기도 했고, 식기를 씻어내는 데에도 쓰였다. 특히 쌀뜨물을 며칠 놓아두어 [[발효]]가 일어나서 시큼하게 된 것으로 식기를 닦으면 기름기도 잘 닦이는데, 주방세제 중에도 천연세제 코스프레를 하느라 발효 쌀뜨물을 넣었다는 제품도 있다. 하지만 그 양은 미미한 수준이며 주방세제는 결국 [[계면활성제]]가 기본이니까 너무 기대하지는 말자. 직접 만들어 쓸 수 있는 [[발효]] 쌀뜨물 세제 레시피는 검색해 보면 인터넷에 널려 있다. 창문을 닦을 때도 쌀뜨물을 분무기에 넣고 뿌린 다음 닦아내면 잘 닦인다. [[발효]]시킨 쌀뜨물을 집에서 기르는 화초에 비료로도 쓸 수 있다. 아무튼 가정에서 두루두루 활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신문이나 방송의 '생활의 지혜'에 단골로 등장하는 아이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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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 24일 (토) 00:04 기준 최신판

을 씻어낸 물. 표면의 전분이 일부 빠져 나와서 뿌연 색깔을 띤다. 전분 말고도 표면 쪽에 있던 단백질이나 일부 수용성 비타민도 녹아 나온다. 특히 비타민 B1, B2는 최대 60%까지 씻겨 나온다고. 요즈음은 도정이나 포장 기술이 발전해서 예전처럼 많이, 그리고 박박 씻을 필요가 없다고 하니 적당히 한두 번만 씻으면 된다.

오염물질

그냥 버렸을 때에는 생활폐수다. 탄수화물과 단백질 같이 미생물의 멋익감이 녹아 있기 때문에 이게 하천으로 흘러들어가면 호기성 미생물들의 잔치판이 된다. 물에 녹아 있는 녹말을 미생물이 분해할 때 산소가 소모되므로 하천의 용존산소량이 떨어지게 되며 물고기를 비롯한 여러 수중생물들은 산소 부족을 겪는다. 물고기가 살 수 있는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이 5ppm 정도인데 쌀뜨물은 3,000ppm이나 된다. 이 방면의 최강 빌런은 식용유로 100,000ppm.[1] 찌개라면국물 같은 것들과 비교했을 때 수질오염의 정도는 낮지만 쌀을 씻을 때 나오는 양이 많다는 게 문제다.

활용

그냥 버리는 것보다는 여러 가지로 활용하면 환경 오염도 줄일 수 있어서 일석이조다. 쌀 씻어낸 물이니까 그냥 버리는 거 아닌가 싶지만 음식 재료로 자주 쓰인다. 된장찌개청국장찌개를 끓일 때 그냥 물대신 쌀뜨물을 쓰면 국물이 좀더 걸쭉해지고 고소한 풍미를 더한다. 쌀뜨물에 있는 녹말이 끓으면 풀같은 상태가 되기 때문에 일어나는 효과. 반면 김치찌개에는 잘 쓰이지 않는다. 북엇국에도 쌀뜨물을 쓰면 더 좋다. 하여간 국물을 좀 더 걸쭉하고 고소하게 하면 좋은 요리에는 육수처럼 쓸 수 있다.[2] 이런 용도로 쓸 때에는 첫 번째 씻어낸 쌀뜨물에는 쌀 표면에 붙어 있던 갖가지 불순물이 많으니까 버리고, 두세번 째 씻어낸 것을 쓰자. 또한 냄새 흡착 효과가 있어서 생선 비린내를 잡을 때에도 쌀뜨물이 쓰인다. 손질한 생선을 쌀뜨물에 30분 정도 담가 놓은 다음 조리하면 비린내가 적은 깔끔한 요리를 만들 수 있다. 호박이나 가지 같은 채소, 과일도 쌀뜨물에 담갔다가 씻어주면 주방세제를 안 써도 깨끗하게 닦아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김치나 생선을 담아 두었던 밀폐용기의 냄새를 뺄 때에도 쌀뜨물을 채워두면 역시 냄새 흡착 효과가 있다. 우엉이나 죽순을 삶을 때도 쌀뜨물에 삶으면 아린 맛이 빠지고 산화를 막는 효과도 있어서 때깔도 더 하얘진다.

전분이 기름 흡착효과가 있기 때문에 세정 효과가 있어서 옛날에는 얼굴과 몸을 씻기도 했고, 식기를 씻어내는 데에도 쓰였다.

발효시키면 좋다?

특히 쌀뜨물을 며칠 놓아두어 발효가 일어나서 시큼하게 된 것으로 식기를 닦으면 기름기도 잘 닦이는데, 주방세제 중에도 천연세제 코스프레를 하느라 발효 쌀뜨물을 넣었다는 제품도 있다. 하지만 그 양은 미미한 수준이며 주방세제는 결국 계면활성제가 기본이니까 너무 기대하지는 말자. 직접 만들어 쓸 수 있는 발효 쌀뜨물 세제 레시피는 검색해 보면 인터넷에 널려 있다. 창문을 닦을 때도 쌀뜨물을 분무기에 넣고 뿌린 다음 닦아내면 잘 닦인다. 발효시킨 쌀뜨물을 집에서 기르는 화초에 비료로도 쓸 수 있다. 아무튼 가정에서 두루두루 활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신문이나 방송의 '생활의 지혜'에 단골로 등장하는 아이템이다.

이른바 EM(Effective Microorganisms)이라는 이름으로 유익균을 쌀뜨물에 발효시켜 위에서 언급한 활용법으로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환경관련 시민단체에서 열심히 보급하고 있으며, 심지어 지방정부 차원에서 EM 원액을 보급하고 쌀뜨물에 배양시키는 방법을 안내하는 지역도 있다.[3] 다만 EM 자체가 얼마나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지에 관해서는 늘 말이 많으며, 수질정화와 같은 부분은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입증되어 과학계에서는 유사과학 취급을 받고 있다. 그래도 발효시켰을 때에는 쌀뜨물 내 탄수화물의 비율이 대폭 감소하고, 조회분, 단백질, 지방은 늘어나는데[4], 탄수화물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보면 수질 오염에 미치는 영향은 감소한다고 볼 수 있다. 아무래도 미생물이 한번 먹어치운 것이라 그럴 것이다.



각주

  1. "쌀뜨물도 환경오염 유발하나?", 한겨레, 2007년 8월 17ㄴ일.
  2. 면수밀가루 전분이 녹아나온 물이기 때문에 쌀뜨물과 비슷한 효과라고 할 수 있다.
  3. "EM배양액 주민공급시설 현황", 고양시청, 2021년 7월 24일 확인.
  4. 김민주, 박성수, 김동호, 김근성, "발효 전후 쌀뜨물의 일반성분 변화",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지 v.26 no.3, 2011년, pp.192-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