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 (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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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15년 6월 20일 (토) 23:13 판

햄 상표명

미국 호멜사에서 만든 의 상표. 깡통에 들어있어서 상온에서도 오랜 기간 보존할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다.

스팸(SPAM)이란 이름의 기원에 관해서 호멜 측은 '회사 중역 가운데서도 일부만이 알고 있다'는 해명이라기보다는 되도 않는 신비주의 마케팅 드립을 하고 있으나 널리 알려진 것은 SPiced hAm 아니면 Shoulders of Pork And Ham이다. 1937년에 러음 나왔는데 제2차세계대전 때 확 떴다. 특히 독일군에게 샌드백처럼 두들겨 맞으면서 버티던 영국인들은 미국을 통해서 배급되던 스팸이 유일한 고기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값도 싼데다가 통조림이나 마찬가지니 오랜 기간 보존할 수 있었으니 미국에서 영국으로 배로 실어날라도 상할 염려가 없었다. 영국에도 도착한 다음에도 그때 상황으로 보면 수송하고 배급하는데 시간 꽤나 걸렸을 테니 이래저래 원조물자로 줄 고기로 스팸만한 게 없었다. 그때 영국인들은 질리도록 날마다 스팸을 먹으면서 이렇게 말했을 거다. "그래도 날마다 영국요리 먹는 것보다는 낫지 않나?"

이런 종류의 미제 수입식품이 대체로 그렇듯, 우리나라애서는 미군부대로부터 흘러나온 물건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70년대에 스팸 먹을 수 있는 집이면 돈좀 있거나 빽좀 쓰는 집안이었다. 어육 소시지도 자주 먹기 쉽지 않았던 70년대나 80년대 초에 도시락 반찬으로 스팸을 싸 왔다면... 오오.

지금은 제일제당 라이선스로 한국 생산되고 있지만... 스테디샐러 명절 선물이기도 하고, 스팸 소비량이 미국 다음이다. 7, 80년대도 아니고 OECD 회원국 씩이나 되면서 싸구려 햄을 명절 선물로 주고받나 싶어서 괴이하게 보는 외국의 시선도 있다. 특히 스팸이라면 신물나게 먹었던 영국은 더더욱 괴이했던 듯, BBC에서 이를 다뤘다.[1] 그만큼 스팸이라는 녀석이 우리에겐 단순히 가격을 넘은 독특한 존재감이 있는 것.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오면서 이름을 알린 만큼 당연히 미군에서 나온 육가공품으로 끓은 부대찌개에는 스팸... 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덴마크산 깡통행인 튤립햄을 많이 쓴다. 튤립햄이 대용량이라 아무래도 식당에서 쓰기는 좋으니까.

광고 기법

광고 기법이긴 한데 좋지 않은 뜻으로 쓰이는 기법. 불특정 다수에게 물량공세 식으로 퍼부어대는 광고로 최근에는 특히 이메일, 문자메시지와 같은 온라인 수단으로 공해에 가깝게 남발하는 광고를 주로 뜻한다. 전단지를 뿌리거나 하는 오프라인 방식보다 제작비나 인건비가 크게 절약되니 너도나도 마구마구 뿌려대고 메일함에는 하루에도 수십 통씩 스팸 메일이 쌓이고 시도 때도 없이 스팸 문자가 날아든다.

그런데 왜 스팸이라는 이름이 붙은 걸까? 스팸에서 온 말은 맞는데 햄이 무슨 죄라고? 널리 알려진 것은 스팸을 만든 호멜사에서 제품 홍보를 위해서 사람들이 질려버릴 정도로 지나친 광고 공세를 벌인 데서 온 말이라는 건데 그건 아니고.

영국 BBC의 유명 코미디 프로그램인 <몬티 파이선의 플라잉 서커스>가 진짜 유래다. 제2차세계대전 당시 먹을 게 부족해서 배급에 의존했던 영국인들, 특히 런던 시민들이 고기를 먹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 미국에서 원조해 주는 스팸이었다. 그나마 영국 요리보다는 살짝 나은 스팽을 전쟁 후에도 한동안 배급 받았는데, 당시 상황을 풍자했다.

이 에피소드의 대사는 여기에서 볼 수 있다. 어느 부부가 카페에 가서 (정확히는 하늘에서 내려와서) 샌드위치를 주문하려고 했는데 메뉴가 이렇다.

egg and bacon(달걀과 베이컨); egg sausage and bacon(달걀, 소시지베이컨); egg and spam(달걀과 스팸); egg bacon and spam(달걀, 베이컨과 스팸); egg bacon sausage and spam(달걀, 베이컨, 소시지와 스팸); spam bacon sausage and spam(스팸, 베이컨, 소시지와 스팸); spam egg spam spam bacon and spam(스팸, 달걀, 스팸, 스팸, 베이컨과 스팸); spam sausage spam spam bacon spam tomato and spam(스팸, 소시지, 스팸, 스팸, 베이컨, 스팸, 토마토와 스팸);

이런 식이다. 심지어,

Lobster Thermidor au Crevette with a Mornay sauce served in a Provencale manner with shallots and aubergines garnished with truffle pate, brandy and with a fried egg on top and spam.

(셜롯 양파가지를 곁들인, 새우를 넣고 모르네이 소스로 맛을 낸 다음 트뤼플 페이스트, 브랜디, 달걀 프라이를 위에 얹은 프로방스바닷가재 테르미도르와 ... 스팸)

이런 어마어마한 프랑스식(?) 괴작 스팸 요리까지 등장하신다. 그 옆에서는 바이킹들이 시도 때도 없이 "Spam spam spam spam. Lovely spam! Wonderful spam!" 이러고 있으니... 스팸을 싫어하는 부인은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이 부인이 아들을 낳으면 그 아들은 이런 랩을 했겠지. "어머니는 스팸이 싫다고 하셨어~ 어머니는 스팸이 싫다고 하셨어~<"/s> 부인은 '달걀 베이컨 스팸과 소시지에서 스팸만 빼주면 안 되겠냐'고 애원하지만 웨이트리스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펄펄 뛰고, 반대로 스팸을 사랑하는 남편은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베이크드빈 스팸 스팸 스팸과 스팸'을 주문한다.

이 에피소드로부터 사람들이 진절머리를 낼 정도로 과도하게, 되풀이해서 집행되는 광고를 스팸이라고 불렀다. 스팸 제조사 호멜 쪽에서는 열받을 만도 한데 어떤 식으로든 자기네 브랜드가 많이 퍼진다면 뭐 어떠냐 하는 대인배의 풍모를 보여주셨다고. 그게 아니라 스팸을 스팸 광고하신 셈이지.</sS> 참고로 프로그래밍 언어 파이썬(Python)은 이 프로그램을 만든 코미디 팀인 몬티 파이선(Monty Python)에서 따온 것.

지금은 워낙에 스팸이 넘쳐다다 보니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하루만 지나도 메일함에는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중요한 메일 스팸 스팸 스팸 과 스팸이 쌓인다. 최근 을더서는 스팸 필터가 많이 똑똑해져서 상당히 잘 걸러내긴 하는데 가끔 진짜 메일을 스팸으로 오인해서 스팸함에 넣어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가끔은 스팸함을 보고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중요한 메일 스팸 스팸 스팸 과 스팸 중에서 중요한 메일을 골라내야 하기도 한다. 특히 중요한 메일을 보낸 사람이 며칠 지나서 메일 안 봤냐고 물어 보면 더더욱 당혹스럽다. 하루도 아니고 며칠이 지났으니 스팸함을 뒤져서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중요한 메일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과 스팸 속에서 중요한 메일을 찾아내야 하므로. 이게 무슨 김수한무거북이와 두루미도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