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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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1월 13일 (월) 17:11 판 (→‎얼리기)

말 그대로 단맛이 나는 와인. 포도의 당분을 완전히 알코올로 바꾸지 않고 남겨서 단맛을 내는 것이 기본이다. 어떻게 당분을 남기느냐에 따라서 여러 가지 종류로 나뉜다.

만드는 방법

낮은 알코올 도수의 스위트 와인

보통 알코올 도수가 5~6% 정도인 스위트 와인이 여기에 해당한다. 발효를 중간에서 끊으면 발효가 덜 된 당분이 남아서 단맛을 낸다.

  • 끓여서 효모를 죽인다.
  • 소르빈산칼륨과 같은 방부제를 넣어도 효모가 몰살당한다. 화학무기 테러.
  • 필터로 효모를 걸러낸다. 미세한 필터로 확실히 걸러내지 않으면 일부라도 살아남은 녀석들이 나머지 당분을 먹어치울 수 있다.

결국 발효가 진행되는 중간에 효모를 몰살시켜버리는 것이 핵심이다. 기껏 만들어 줬더니 단물만 빼먹고 죽여버라냐! 잠깐, 당분을 먹고 알코올을 만드는 거니까 단물은 효모 니들이 다 빼억었지!

높은 알코올 도수의 스위트 와인

알코올 도수가 보통의 드라이 와인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좀 높다 싶은 스위트 와인도 있다. 이들은 보통 와인보다 많은 당분을 집어넣어서 발효시킨다. 처음에는 효모들이 넘치는 먹을거리에 신나게 먹으면서 증식하지만 그 결과로 알코올 도수가 높아지면 오히려 효모가 그 독성으로 죽는다. 사람이나 효모나 과식은 사망의 지름길. 대략 알코올 농도 12% 이상부터 이런 효과가 일어나기 시작하는데, 그래서 자연 발효로 만들 수 있는 알코올 농도는 대략 15%가 한계다.

발효로 만들어지는 알코올 농도는 당도의 절반이므로 계산해 보면 당도 30%가 넘는 포도즙으로 을 만들면 도수 높은 스위트 와인이 만들어진다. 알코올당분까지 진해서 점성이 강하고 보존성이 좋다.

문제는 그 정도로 당도가 나오는 포도가 없다는 것. 결국 뭔가 작전이 필요하다. 과즙 중에서 당분이 차지하는 비율이 24%라고 가정하자. 당도를 35%로 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분을 11% 더 넣으면 35%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한 몇 가지 방법이 있다.

귀부 와인

쉽게 말하면 곰팡이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일부러 포도 송이에 특정한 종류의 곰팡이를 피게 만든다. 이를 귀부병이라고 한다. 귀하게(貴) 썩었다(腐)는 뜻. 영어로 noble rot 이고 하는 것을 그대로 한자로 옮긴 것이다. 이 놈이 포도의 껍질을 미세하게 찢어버리므로 과육의 수분이 빠진다. 곰팡이가 살기 위해서 당분을 좀 먹긴 하지만 수분이 더 많이 빠진다. 포도는 흉칙한 모습으로 쪼그라들지만 당도는 대폭 높아지므로 스위트 와인을 만들기에 충분한 정도가 된다.

프랑스 소테른 와인이 대표 주자. 스위트 와인 중 가장 비싸다 할 수 있는 샤토 디켐의 가격은... 뒤진다.

얼리기

겨울이 추운 지방에서 쓰는 방법이다. 날씨가 영하로 내려가면 포도 과육에 있던 수분이 빠져나와서 겉에서 얼어버린다. 얼음을 털어내고 추수하면 얼음으로 수분이 빠진만큼 포도의 당도는 올라간다. 눈밭을 헤치고 포도를 수확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렇게 만드는 대표적인 와인이 바로 아이스와인. 이 방면으로는 캐나다독일이 잘 나가고, 독일과 붙어 있는 프랑스 알자스 지방에서도 나온다.

말리기

추수한 포도를 말리면 수분이 줄어드는만큼 당도는 올라간다. 완전 건포도를 만드는 건 아니고 햇볕에 널어서 약간 말려준다. 쉽게 말해서 태양초 와인. 이탈리아아마로네가 이런 식으로 만드는 유명한 와인이다.

설탕 처넣기

...

굳이 덧붙이지만 효모는 몰살시킨 다음에 넣어야 한다. 안 그러면 효모가 먹고 알코올이산화탄소를 만들기 때문에 병이 뻥 하고 터질수도...[1]

감미료 넣기

설탕이 아닌, 효모가 분해하지 못하는 합성감미료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긴 있다. 와인에서는 이렇게까지 하는 경우는 없다고 봐도 좋다. 이른바 라이스 와인이라는 막걸리는 비슷한 이유로 아스파탐을 사용하기는 한다. 설탕을 넣으면 남은 효모가 먹고 가스를 푹푹 내뿜을 거라서.

강화 와인

강화 와인도 대체로 단맛이 나는 스위트 와인으로 볼 수 있다. 발효가 진행되는 도중 주정을 넣어서 알코올 도수를 15% 이상으로 올려버리면 효모가 죽어버리므로 발효되지 않은 당분이 남는다. 자세한 것은 해당 항목 참조.

마시는 법

보통은 강화 와인과 비슷하게 식전에 식욕을 돋구는 아페리티프(apéritif)나 달콤한 디저트 또는 과일과 함께 적은 양을 마신다. 스위트 와인은 당분 때문에 보통 와인보다 보존성이 좋은 편이라, 병을 따면 그 자리에서 다 비워야 할 정도는 아니다. 강화 와인처럼 작은 잔을 이용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조금 더 큰 잔, 또는 작은 화이트 와인 잔을 쓸 수도 있다. 탄산이 있는 스파클링 와인이라면 그냥 샴페인잔 쓰면 된다.

강화 와인은 도수가 높아서 많이 마시면 확 취하지만 스위트 와인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니까... 하지만 와인 마시듯이 마셨다가는 다음날 머리 깨진다는 사람들이 많다. 보통 와인숙취가 나름대로 장난 아니지만 당분 함량이 꽤 있는 스위트 와인은 더 심하다는 게 중론. 게다가 스위트 와인은 달아서 자알 넘어가기 때문에 다음날 숙취 조심.

각주

  1. 역으로 스파클링 와인은 병에 설탕을 약간 넣어서 효모의 발효로 생기는 이산화탄소를 이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