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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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21년 5월 29일 (토) 02:32 판

소고기의 지방. 돼지고기의 지방은 비계라고 부르지만 소는 그냥 소기름이라고 부른다. 한자어로는 우지(牛脂)라고 한다. 제품이나 성분표시를 할 때는 주로 '우지'를 많이 쓰는 편.

돼지고기 비계는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만 소기름 덩어리는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다 구우면 질겨지고 맛도 별로 없기 때문이다. 고기를 손질할 때 보통 기름 덩어리는 떼어낸다. 대신 살코기에 지방이 잘고 고르게 퍼져 있는 마블링은 많이들 좋아한다. 등심을 가로지르는 기름층 사이에 노랗게 박혀 있는 떡심은 꼭 소기름처럼 생겼지만 단단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오뎅에 넣기도 하고 얇게 썰어서 구워먹기도 한다. 다만 이 놈은 기름이 아니라 인대에 해당한다. 고깃국과 같이 기름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 맛이 나는 음식도 있지만 너무 많으면 느끼하기 때문에 걷어내야 한다. 곰탕이나 설렁탕을 푹 고은 다음 냉장고에 넣어 놓으면 둥둥 떠 있던 소기름이 위에서 딱 굳어서 층을 이루기 때문에 걷어내기가 편하다.

상온에서는 고체 상태이고 사람의 체온에서는 액체 상태인 돼지기름과는 달리 사람의 체온에서도 고체 상태다. 일단 소의 체온이 성장기에 따라 다르지만 38.5~40도 사이라서 사람보다 높다. 이 때문에 소고기를 먹으면 몸속, 특히 혈관 안에서 굳는 거 아닌가 걱정하기도 하는데 어차피 소화 과정에서 분자량이 작은 지방산으로 분해되므로 그럴 일은 없다. 또한 포화지방 비중이 높아서 돼지고기닭고기에 비해서 별로 건강하지 못한 기름으로 취급 받는다. 포화지방산불포화지방산의 비율은 대략 소고기 43:57, 돼지고기 42:58, 닭고기 33:67, 오리고기 30:70 선이다.[1] 소고기돼지고기는 별 차이가 없으며 가금류 쪽이 불포화지방산의 비중이 높은데, 특히 오리고기의 불포화지방산이 확실하게 높다. 예전부터 오리고기 기름은 몸에 좋다는 속설이 있는데 영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닌 것.

소기름 덩어리를 두태라고 하는데 정육점에 가서 소고기를 살 때 두태를 좀 달라고 하면 그냥 주기도 한다. 마블링이 적은 고기를 두태와 함께 구우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어차피 소기름을 먹는 것은 그게 그거지만 마블링이 적은 고기는 값이 싸기 때문에 값싼 소고기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으로 꼽힌다. 팬에 스테이크를 구울 때 버터를 넣어서 소테로 익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는데, 버터도 알고 보면 소에서 나오는 기름이고 포화지방 덩어리다. 두태를 녹여 소기름을 내어 소고기를 구우면 맛이 좋아지는 이유도 비슷하다.

돼지기름(라드)은 중국음식을 비롯해서 요리에 식용유로 종종 쓰이지만 소기름은 활용도가 적은 편이다. 한때는 라면을 튀기는 기름으로 많이 쓰였다. 그러다가 이른바 삼양식품의 '우지파동'이 터지면서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었고 지금은 국내의 모든 라면회사들은 식물성 기름을 사용한다. 우지파동 이전에도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는 회사들은 이 점을 내세웠다. 즉 동물성 기름인 우지보다 건강에 좋을 것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운 것. 그러나 이 식물성 기름은 주로 팜유, 즉 야자유로 포화지방 덩어리이며, 소기름이나 돼지기름보다 건강에 나을 게 없다. 삼양식품이 우지파동 뒤에 기름을 팜유로 바꾸면서 맛이 많이 떨어졌다는 반응이 많았다. 우지파동도 우지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비식용으로 나온 우지를 정제해서 식용으로 쓴 것때문에 터진 문제였다.

식용유로도 사용된다. 예전에는 라면을 튀기는 기름으로 소기름을 썼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대로 삼양라면 우지파동 이후로는 우리나라에서는 라면을 튀길 때 모두 팜유를 쓴다. 육개장의 원조 지역인 대구에서는 식용유가 아니라 소기름을 녹여서 고추기름을 만드는 것을 정석으로 친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