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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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23년 2월 25일 (토) 05:00 판

녹말 형태의 탄수화물당화효소로 분해해서 만든 액체. 쌀, 보리, 옥수수와 같이 전분이 풍부한 곡물이 주로 쓰이는데, 대량생산되는 물엿의 대다수는 세계적으로 가격이 싼 옥수수전분을 재료로 사용한다.[1] 녹말당화효소로 가수분해 하면 당분으로 분해되는데, 완전히 포도당으로 분해되지 않고 엿당과 같은 이당류와 섞여 있는 상태다. 녹말이 얼마나 포도당으로 분해되었는지를 나타나는 수치를 포도당 당량(Dextrose equivalent, DE)이라고 하는데, 물엿의 DE는 40~45, 고감미물엿은 60~65, 저당물엿은 22~24다.[2]

물엿의 색깔은 갈색물엿과 투명한 물엿이 있는다. 갈색을 내는 원인은 단백질, 여러 질소화합물, 폴리페놀의 중합물이 포도당과 결합한 것이다. 투명한 물엿을 만들려면 먼저 활성탄으로 갈색을 내는 물질을 걸러내고 이온교환수지로 나머지 불순물을 걸러내서 거의 순수한 당분만 남긴다. 투명한 물엿은 제품 표시란을 보면 '이온물엿'이라고 쓰여 있는데 이온교환수지로 정제하기 때문이다. 갈색물엿이 투명물엿보다 몸에 좋다는 인식이 있는데 어차피 당분 덩어리고 갈색물엿에 들어 있는 성분도 미미한 수준이고 저런 성분들이 몸에 좋은지 조차도 확실치 않아서 별 의미는 없다. 건강을 위해서라면 그냥 당을 적게 먹자.

쓰임새

단맛과 함께 윤기를 내 주고, 보습력이 좋아서 촉촉한 식감을 주기 때문에 여러 요리에 쓰인다.

콩자반, 연근조림과 같은 조림 음식에도 많이 쓰이는데, 단맛은 물론 약간의 끈적한 식감, 그리고 윤기를 내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설탕보다 단맛이 부족하기 때문에 너무 많이 넣으면 식감이 지나치게 끈적해지고 식으면 굳은 느낌이 강해지므로 보통은 설탕과 함께 윤기를 내기 위해서 약간만 넣는 게 좋다.

떡볶이에도 많이 들어간다. 떡볶이 맛을 내려면 고추장을 써야 한다고 흔히 생각하지만 보리고추장이 아닌 한은 오히려 텁텁한 맛이 나며, 고춧가루 + 설탕 + 물엿의 3단 콤보가 정석이다. 흔히 길거리 쌀떡볶이에는 갈색설탕과 물엿이 드럼통 단위로 쓰인다고 할 정도. 단 쌀떡볶이와는 상성이 잘 맞지만 쫀득한 맛이 덜한 밀떡볶이는 상대적으로 단맛을 덜 내고 끈적한 식감도 별로 안 어울리기 때문에 갈색설탕만 조금 들어가는 정도이고 물엿은 별로 쓰이지 않는다.

제과 제빵에도 많이 쓰인다. 설탕보다 보습력이 좋기 때문에 이나 케이크를 촉촉하게 만들어주기 때문. 특히 케이크의 부드럽고 촉촉한 느낌을 내는 데에는 제격으로, 일본나가사키 카스테라에는 촉촉한 식감을 주기 위해 물엿이 꼭 들어간다.

물엿과 다른 것들

조청은 전통방식으로 만든 물엿을 뜻한다. 즉, 주로 쌀을 사용해서 엿기름을 넣어 녹말을 당분으로 바꾸고, 이를 졸여서 갈색의 끈적한 액체를 만든 것. 이를 더욱 졸이면 진짜로 엿을 만들 수도 있고, 반대로 갱엿[3]에 물을 넣고 천천히 가열해서 녹이면 조청을 만들 수도 있다. 쌀 말고도 수수, 옥수수, 심지어 무로 만든 조청도 있는데, 무조청은 곡식이 아닌 엿기름을 무로 대체한 것이다. 무에는 당화효소인 디아스타제가 풍부하므로 엿기름 대신 쓸 수 있다.[4]

요즈음은 '요리당', '올리고당'과 같이 물엿의 대체 제품들도 나와 있다. 이들의 주성분은 원당과 올리고당인데, 원당은 설탕을 만드는 과정에서 사탕수수 시럽을 졸여서 끈적한 액체 상태로 만든 것이다. 여기서 수분을 더 날려버리고 가루로 만들면 설탕이 된다. 올리고당은 당의 단위체 수가 3~10개인 다당류를 아울러 이르는 말로, 녹말을 분해하거나 설탕을 효소작용으로 합성해서 만든다.

각주

  1.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면 옥수수전분 20kg 한 포대 가격이 감자전분이나 고구마전분의 반값 수준이다.
  2. "물엿의 종류별 특징", 싼푸드, 2017년 12월 12일.
  3. 갱엿 중에도 옥수수전분으로 만든 것들이 있으니 원재료가 뭔지 꼭 살펴보자.
  4. 이 때문에 1965년도 대한민국 중학교 입시에서 한바탕 난리가 난 적이 있었다. '엿 먹어라'가 이 때문에 나왔다는 설이 있지만 실제로는 이미 조선시대 때부터 쓰였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