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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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15년 7월 1일 (수) 23:34 판

강원도의 향토음식 가운데 하나로 국수요리다. 메밀잡곡으로 만든 끈기가 적은 국수에 동치미 국물을 부어 먹거나 매운 양념을 넣어서 비벼 먹는다. 냉면동치미육수를 섞어서 국물을 만드는데 반해 막국수는 동치미 국물만 쓰는 게 진짜다. 동치미소금배추를 넣어서 단맛을 더한다. 고명에는 거칠게 갈은 참깨와 김가루, 삶은 달걀 반쪽, 무김치와 같은 것들이 들어간다.

냉면처럼 비빔막국수와 물막국수가 있는 집도 있고 둘을 딱히 구별하지 않는 집도 많다. 국물을 부어서 내오는 게 아니라 처음에는 매운 양념만 얹어서 주고 동치미를 따로 내오는 집이 많다. 처음에는 비빔으로 3분의 1에서 반쯤 먹다가 동치미를 부어서 먹으면 비밈과 물막국수 양쪽을 다 먹을 수 있다. 원래 물막국수로 먹으라고 얹어주는 양념이니까 그대로 비미면 짜고 매울 수 있으나 싫으면 양념을 조금 덜어내자. 어떤 집에 가면 처음부터 동치미 국물을 부어서 나오고 갈은 참깨김가루를 듬뿍 뿌려서 국물을 뒤덮다시피 하는 곳도 있다. 이런 데가 맛이 없냐 하면 꼭 그런 것도 아니다. 정말 겉만 봐서는 모르는 게 막국수다.

육수를 쓰지 않으므로 냉면집에 가면 흔히 먹을 수 있는 따뜻한 육수도 없는 게 보통이다. 그냥 시판되는 육수를 데워서 내주는 집도 있지만 진짜 제대로 막국수를 만드는 집이라면 막국수 삶은 물을 준다. 뭔 국수 삶은 물을 먹으라고 주나 싶지만 고소한 게 숭늉 같기도 하고 맛이 좋아서 맛 들이면 계속 찾게 된다. 강원도 사람들은 여기에 간장을 조금 넣어서 먹는다.

원래 국수는 쫄깃하고 탄력 있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체인점으로 서울을 비롯한 다른 지방에 진출한 막국수는 밀가루녹말을 섞어서 끈기를 만들지만 진짜 속초 쪽에서 먹어 보면 끈기가 별로 없다. 메밀 100%로 만든 막국수는 찰기 같은 것은 기대도 하지 말자. 게다가 차게 먹으니 퉁명스럽게 툭툭 끊어지는 투박한 질감이 진짜 막국수 먹는 맛이다. 면발 녀석 시크하기는. 이름처럼 뭔가 막 만든 듯한 투박함이야말로 뭔가 강원도스럽지 않나 싶다.

제천시 <용천막국수>의 물막국수.

강원도 이곳 저곳, 특히 잡곡이 많이 나는 북쪽으로 막국수가 발달해 있다. 꼭 속초 쪽 동애한 아니더라도 내륙 쪽에도 막국수집들이 종종 눈에 보이고, 충북 내륙 쪽에도 좀 있다. 제천에 가도 막국수 집이 여기 저기 보인다. 으리으리하고 유명해서 손님이 줄을 서는 막국수집 중에 먹어 보면 뜻밖에 그냥저냥한 곳이 많다. "옛날에는 좋았는데 주인 바뀌고 영 변했어..." 하는 소리를 듣는 곳도 한두 집이 아니다. 차라리 기대 안하고 동네 사람들이 괜찮다고 하는 허름한 막국수 집을 가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