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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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17년 6월 15일 (목) 22:51 판

Lambic.

벨기에의 맥주 종류 가운데 하나. 브뤼셀 남서쪽 파이요테란드(Pajottenland)가 주 산지이며, 지리적 표시제에 따른 보호를 받고 있어서 이 지방에서 엄격한 규정을 지켜서 만든 맥주에만 '람빅'이라는 이름이 붙을 수 있다. 기존의 맥주 스타일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이질적인 스타일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으며, 양조하는 방법도 다른 맥주와 비교하면 무척 이질적이다. 상면발효로 술이 만들어지므로 에일 계열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에일과도, 라거와도 굉장히 다른 차별점이 있다.

그 차별점이 만들어지는 지점은 바로 '잡균'이다. 우리가 아는 거의 모든 맥주는 당화가 이루어진 워트에 효모을 넣어서 양조를 진행한다. 잡균이 끼어들면 양조를 망치기 때문에 소독과 살균을 철저하게 하고 양조 용기를 밀폐한다.[1] 그런데 람빅은 쉽게 말해서 '잡균 환영'이다. 일부러 공기가 잘 통하도록 해서 효모는 물론 다른 미생물들이 내려와서 번식하도록 한다. 만약 보통의 맥주를 이랬다가는 술에서 시큼한 맛이 나면서 맛탱이가 가버린 결과물이 나오는데, 이 신맛이야말로 바로 람빅의 특징이다. 게다가 양조를 안정되게 하고 술맛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효모를 배양해서 주입하는 요즈음의 맥주 양조기술과는 달리 람빅은 철저하게 자연에 의존한다. 효모도 바람을 타고 온 야생효모이고, 미생물도 공기 중에 떠다니던 것들이 내려앉는다. 그야말로 가장 전통적인 방식의 맥주라고도 할 수 있고, 의 결과물이 어떻게 나올지도 복불복이다.

신맛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그냥 먹기는 여간 쉽지 않다. 대부분 시중에서 유통되는 람빅은 양조와 숙성을 오래 진행한 것과 짧게 진행한 것을 섞은 괴즈(Gueuze)라든가, 과일을 넣은 프뢰위트(Fruit) 처럼 좀 더 마시기 쉽게 만든 것이다.[2] 그런데 괴즈 정도만 되어도 그 특유의 신맛에 적응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만드는 방법

주 원료는 맥아와 밀이다. 맥아가 보통 80% 정도 들어가고 발아시키지 않은 밀 또는 밀가루가 20% 정도 쓰인다. 일단 이 녀석을 당화 시켜서 원액을 만드는 것까지는 보통 맥주와 비슷한데, 그 이후가 크게 다르다. 외부 미생물 침입을 철저하게 막는 다른 맥주와는 달리 람빅은 '외부 손님 환영'이므로 잘 들어올 수 있도록 열어놓아야 한다. 발효는 상온에서 이루어지며 상면발효로 알코올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과정을 해석해 보면 한국이나 일본의 술과 비슷한 점이 꽤 있다. 효모만이 아니라 미생물을 이용하는 누룩과 비슷한 양조법이라 할 수 있고, 람빅 특유의 신맛 역시 한국의 막걸리라든가, 일본의 니혼슈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맛이다. 다만 람빅의 숙성 기간이 월등히 길고, 이 과정에서 신맛이 더더더더욱 강해지기 때문에 신맛의 정도는 큰 차이가 있다.

블렌딩

보통 블렌딩이라고 하면 위스키에서 많이 사용되고, 스파클링 와인도 빈티지가 쓰여 있지 않은 것은 종종 여러 빈티지의 원액을 블렌딩해서 만들곤 한다. 그런데 람빅은 맥주 주제에 블렌딩이 중요하다. 물론 블렌딩 없이 그냥 마시는 람빅도 있지만 엄청나게 신맛 때문에 쉽게 마시기 어려운지라, 보통 숙성 기간이 다른 두 가지, 또는 그 이상의 람빅을 섞어서 적절한 맛을 낸다. 그래서 자체 양조를 하지 않고 다른 양조장에서 사들인 람빅들을 블렌딩만 해서 파는 회사도있다.

각주

  1. 보통 에어록을 설치해서 안에서 만들어지는 이산화탄소는 밖으로 날아가게 하면서 바깥 공기는 들어오지 못하도록 한다.
  2. 람빅에서 쓰이는 용어들은 대부분 네덜란드어다. 람빅의 주산지가 네덜란드어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