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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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21년 12월 11일 (토) 01:22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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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port disabled.

공항에 가면 가슴이 떨리거나 심장이 빨리 뛰고 호흡이 가빠지고 심하게는 호흡곤란이 올 수 있는 증상.

... 은 아니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국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 요구를 받은 최순실이 '불출석 사유 소명서'를 제출했는데, 여기서 불출석 사유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Choi sunsil absence explanation.jpg

(지금은 최순실에서 최서원으로 개명한 상태라서 이름이 '최서원'으로 되어 있다)

... 또한 저는 영어의 몸으로 공항장애가 있고 건강 또한 좋지 않습니다.


딱 보기에도 공황장애를 잘못 쓴 것이라는 걸 충분히 알 수 있다. 어쩌면 '영어의 몸'을 English body로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에어포트 장애라는 새로운 병명을 만든 최순실은 당연히 각계로부터 신나게 까이는 중. 심지어 여당인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까지 빡쳐서 불출석 사유서를 흔들면서 최순실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일단 공황장애라는 게 말이 안 되는 게, 정말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면 '공항장애'로 틀리게 쓸 리가 없다. 병원에도 자주 가서 진단이나 치료도 받았을 것이고, 자료도 찾아보았을 것이기 때문에 '공황장애'라는 글은 수도 없이 보았을 것이다. 원래 맞춤법이 개판이면 모르겠는데 불출석 사유서를 보면 글씨도 또박또박 쓰는 데다가 맞춤법도 정확한 편이다. 그런데 자기 병명을 모른다? 말이 안 된다.[1] 또한 이 정도로 사유서를 쓸 수 있을만큼 정신이 또렷한데 공황장애 때문에 청문회에 못 나온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또한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의사 소견서나 치료 기록도 없다. 최순실과 한때 가까운 사이였던 고영태도 청문회에서 "최순실이 공황장애가 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증언해서 또 한 차례 확인 사살.

게다가 최순실이 '영어의 몸'이 되어 있는 구치소에서 커피믹스를 시켜 먹은 사실이 이미 알려져 있기 때문에 더더욱 까이고 있다. 공황장애 환자에게 커피는 절대 금물이다. 카페인은 심장 박동을 빠르게 하는 효과가 있어서 공황장애 발작 위험을 높이고 발작이 일어났을 때 증상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공항장애도 말이 안 된다. 그동안 독일을 비롯한 외국을 뻔질나게 드나들었는데 공항장애가 있다면 어떻게 공항에 갈 수 있겠나?

구치소에서 국회까지 비행기 타고 가려고 했는데 공항에 장애가 있어서 못 갔다는 뜻일 수도 있다.

Roh hoechan airport disabled.png

만담가 노회찬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인천공항이 문제일지도 몰라요.

'공항장애'가 꽤 히트를 쳤는지, 처음에는 구글에 이 단어로 검색을 하면 자동으로 '공황장애'로 변환되었지만 지금은 변환은 되지 않는 대신 '이것을 찾으셨나요?' 제안 단어로 '공황장애'가 나온다.

12월 22일에 열린 청문회에 다시 한번 증인으로 출석 요구를 받았지만 이번에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Choi sunsil absence explanation 2.jpg

공항장애만한 히트작은 아니지만 이번에도 역시 화제의 단어를 만들어 냈다.

... 그리고 저는 현재 수사와 구속 수감으로 평소의 지병으로 심신이 회폐해 있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


이번에는 사전에도 없는 '회폐'라는 말을 써서 다시 한번 화제가 됐는데, 아마 피폐 또는 황폐를 잘못 쓴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심신이 회폐한 공항장애를 앓고 있는 인간이 대통령 연설문을 건드리고 청와대에 프리패스로 출입하면서 국사를 주물렀다는 얘기다. 하긴 장애도 없는데 휠체어 타야 할 정도로 병들고 맛이 간 사람들은 재벌 대기업을 이끌고 있는 게 대한민국이니.

각주

  1. 다만 인터넷 검색을 해 보면 '공항장애'로 잘못 쓴 웹 페이지가 꽤 많이 검색된다. 여기서 구글 검색 결과를 살펴보자. 첫 페이지에는 주로 최순실 얘기가 많이 나오지만 뒤로 넘겨보면 공황장애를 '공항장애'로 잘못 쓴 페이지도 많이 나온다. 하지만 자기가 그 병을 앓고 있다면 정확한 병명을 모를 가능성은 정말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