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Brunello di Montalcino.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의 레드 와인으로, 그 중에서도 몬탈치노 지역에서 나오는 와인이다. DOGC 지역 인증 대상이다.
단지 지역만이 아니라 품종도 제한되어 있는데, DOCG 규정에 따르면 산죠베제 100%를 써야 한다. 그 중에서도 포도알이 큰 거봉 산죠베제 그로소를 쓰는 게 정석.[1] 산죠베제 그로소를 브루넬로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 이걸 사기쳐서 딴 데서 가져온 품종을 섞었다는 스캔들이 2008년경 불거지고 브루넬로폴리(Brunellopoli)란 이름으로 이탈리아 언론을 떠들썩하게 장식했다. 그 이후 미국은 산죠베제 그로소 100%라는 증거가 없는 브루넬로는 수입을 불허했다.
토스카나 지역에서 가장 비싼 와인들 중 상당수가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다. 프랑스 보르도의 품종이나 와인 제조법을 받아들여서 만드는 수페르 토스카나와 함께 토스카나수페르 토스카나의 고급 레드 와인 시장을 갈라먹고 있는 중. 수페르 토스카나가 이단아의 괴수라면 브루넬로는 정통파의 괴수라고 할 수 있다. 이탈리아 와인 전체를 놓고 봐도 가장 비싼 와인들에 속한다. 이놈들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정통파 이탈리아 와인은 북부 피에몬테의 랑게 계곡 일대에서 만드는 네비올로 품종의 와인들 정도. 보르도와 부르고뉴가 프랑스 와인 시장의 양대 산맥이라면 이탈리아 와인의 양대산맥은 단연 토스카나와 피에몬테다.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의 하위 개념으로는 DOC인 로소 디 몬탈치노가 있다.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를 만들기에는 아직 어리거나 너무 나이가 든 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든다. 따라서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를 만드는 메이커 중 세컨드 와인 개념으로 로소 디 몬탈치노를 만드는 곳이 많다. 예를 들어 프레스코발디는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로 카스텔 죠콘도(Castel Giocondo)를 만들고 세컨드 와인의 개념으로 로소 디 몬탈치노인 캄포 아이 사시(Campo Ai Sassi)를 만든다. 장인정신으로 충만한 메이커들은 작황이 나빠서 포도의 품질이 브루넬로를 만들 만한 품질 기준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그 해에는 브루넬로는 안 만들고 로소 디 몬탈치노만 만드는 곳도 있다. 일부 브루넬로 메이커가 가끔 빈티지를 건너 뛰는 이유는 이 때문. 이런 빈티지의 로소 디 몬탈치노가 저렴하게 브루넬로를 마실 수 있는 대박 아이템이 되기도 한다. 작황이 나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브루넬로를 만드는 나무에서 수확한 녀석이다. 원래대로였다면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를 만들었어야 할 포도로 만드는 것이니 이게 웬 떡?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