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푸딩
Black pudding.
블러드 소시지의 일종. 곧 도축한 가축의 피, 주로 돼지피[1]와 돼지기름, 귀리를 섞어서[2] 케이싱에 넣고 끓는 물에 삶아 굳힌 음식이다. 피는 빨갛지만 익히면 거무튀튀하게 변하므로 블랙 푸딩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할 수 있다. 찌거나, 굽거나, 삶거나, 튀길 수 있다. 조리한 뒤 식은 상태로 먹기도 한다.
원래 자매품 해기스의 원조이기도 한 스코틀랜드의 음식이지만 영국 전역, 더 나아가서는 유럽 각국으로 퍼졌다. 비슷한 음식은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프랑스의 부댕 누아르(boudin noir)[3], 스페인의 모르시야(morcilla)와 같은 것들이 있다.
영국 본토의 잉글리시 브렉퍼스트에 자주 등장하는 아이템 가운데 하나. 꼭 생긴 건 순대 같아서 영국 순대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순대와는 달리 창자나 콜라겐으로 된 겉껍질은 없다. 모양을 만들 때에만 껍질을 쓰고 조리한 다음에는 벗겨내는 듯. 또한 크기는 아바이순대만큼이나 큼직하다. 어쨌거나 순대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큰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으나 맛은 좀 달짝지근한 스타일이라 호불호는 갈린다. 오히려 순대는 누린내 난다고 못 먹는사람들이 블랙푸딩은 그런 냄새가 적어서 잘 먹기도 한다. 영국에 유학간 한국인들이 순대 먹고 싶을 때 대용 삼아서 이걸 먹기도 한다. 그러나 순대와는 달리 좀 단단하고 푸석한 질감이며, 크고 두툼하게 썰어내기 때문에 한입에 먹기는 커서 나이프로 잘라 먹어야 한다.
잉글리시 브렉퍼스트가 외국으로 많이 수출되었지만 블랙푸딩은 유럽 바깥에서는 쉽게 보기 힘들다. 영국식 아침식사가 인기 좋은 호주나 뉴질랜드에서도 블랙푸딩 보기는 하늘의 별따기라서 인터넷 검색을 해 보고 일부러 찾아가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영국에서도 호불호가 꽤나 엇갈리기 때문에 잉글리시 브렉퍼스트에 블랙 푸딩은 빠져 있는 음식점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