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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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맥주유한공사에서 만든 맥주. 그런데 라벨에 마카오의 공용어인 중국어나 포르투갈어는 한 글자도 없이 영어만 쓰여 있는 게 독특하다. 맥주 생산 자체는 마카오가 아닌 중국에서 한 것으로 되어 있다. 주하이시에 있는 기린맥주 공장에서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
막상 가게에서 사려고 하면 칭타오맥주나 칼스버그, 기네스보다 보기 어렵다. 희귀까지는 아닌데 편의점에 가면 보기 힘들고 슈퍼마켓에서 잘 찾아 보면 구할 수 있다. 정보도 별로 없어서 회사나 브랜드 홈페이지도 없고, 몇몇 리뷰 정도나 찾아볼 수 있는 수준이다.
라벨에는 주제에 블론드 에일이라고 써 있지만 맛을 보면 에일과는 거리가 먼 라거 맥주에 가깝고 알코올 도수는 4.1%도 '이상'으로 되어 있다. 그나마 딴 잡곡 없이 보리로만 만든 거라 홍콩의 블루걸보다는 재료 면에서는 낫다. 문제는 맛이 이놈이나 저놈이나 다 영 말오줌 수준이라는 거. 캔맥주도 있으며 이쪽은 골든 에일이라고 표시되어 있지만 맛은 그게 그거니까 역시 기대하지 말자. 도무지 에일이 뭔지나 알고 붙인 건지 궁금할 정도.
맛은 몰트 향미도 그럭저럭 있어서 처음에는 괜찮은데. 혀 뒤쪽에서 느껴지는 쇳덩이 같은 맛이 어째 마음에 자꾸 걸리게 된다. 어쨌거나 병에 써 있는 블론드 에일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강렬함이라고는 별로 없는 고만고만한 라거 수준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한국 맥주와 비교해도 못하지는 않지만 뛰어나지도 않다. 한국 맥주보다 못한 걸 찾기가 더 힘들 듯. BeerAdvocate.com의 평가도 영 별로. 커뮤니티 평점은 70점이고 설립자 형제가 매긴 평점은 65점으로 낙제 수준. 괜찮아. 카스는 62점이거든.
그냥 마카오 왔으니 인증 삼아 한번 마셔보고 이런 것도 여행의 재미 칼스버그나 기네스 같은 거 마시자. 비싸다 싶으면 칭타오맥주도 500ml 한 캔에 2016년 편의점 가격 기준으로 8.5 파타카 정도밖에 안 하고 [1] 맛이고 뭐고 그냥 탄산수처럼 시원하게 마시고 취하는 게 목적이면 더 싼 중국 맥주를 먹으면 된다. 하이주맥주 같은 건 편의점에서도 한 캔에 5 파타카면 산다. 한류 붐 때문인지 카스나 하이트 같은 한국 맥주도 더 자주 보인다. 그러고 보면 홍콩이나 마카오나 유럽 식민지로 오랜 세월을 보냈고 맥주 소비량도 많은데도 이렇다 할 유명 맥주 브랜드가 없는 것도 좀 이상한 일.
그런데 한국에도 수입되었다! 수입맥주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수입사에서 찾다 찾다 마카오에서까지 맥주를 발견한 모양. 편의점에서는 볼 수 없고 대형마트에 가면 볼 수 있다. 입맛은 개인의 취향을 많이 타니 궁금한 분들은 대형마트에서 찾아 보시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