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룩
당화효소와 효모가 함께 들어 있는 것으로서 술, 특히 곡물을 재료로 하는 비어를 만드는 재료.
과일은 처음부터 당분을 가지고 있으므로 바로 효모만 투입하면 술이 되지만 곡물은 당분이 적고 대부분 탄수화물은 녹말 형태로 가지고 있으므로 술을 만들려면 먼저 당화효소로 녹말을 당분으로 바꾸고, 효모로 당분을 알코올로 바꾸어야 한다. 누룩은 1단계에 필요한 당화효소와 2단계에 필요한 효모를 모두 가지고 있는 것.
이름 있는 막걸리 양조장은 누룩 관리에도 공을 많이 들이며, 직접 누룩을 만들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부산의 산성막걸리와 함께 유명한 산성누룩[1]. 알칼리성누룩은 안 유명하나요?, 그리고 경남 창녕시에 있는 화왕산산성누룩이 있다. 자급자족 수준을 넘어선 전문 누룩 제조회사는 이제 몇 곳 남지 않았는데, 전통주 업계에 누룩을 공급하는 회사로는 광주광역시의 송학곡자와 경남 진주시의 진주곡자가 있다. 경북 상주시의 상주곡자가 폐업한 이후로는 전문 누룩회사는 이제 두 곳밖에 없다.
술을 빚을 경우, 보통은 곡물을 밥이나 떡으로 만든 다음 잘 빻은 누룩과 섞어서 만든다. 녹말을 풀처럼 만들어줘야 (호화) 당화가 잘 되기 때문. 다만 최근에는 생쌀의 전분도 당화시킬 수 있는 바이오누룩이 나와 있어서 집에서 막걸리를 빚어보고 싶다면 이쪽이 좀 더 간편하고 맛도 별 차이 없다. 백세주가 생쌀 발효 누룩으로 만드는 술.
만드는 방법
쌀, 보리로도 만들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밀누룩이다. 맥아는 싹을 틔웠을 때 당화효소가 나오지만 누룩은 주로 통밀을 재료로 하며 누룩곰팡이, 곧 국균의 작용으로 당화효소를 만든다. 국균은 산을 만들어내기도 하는데, 이것이 술을 산성으로 만들어서 잡균이 쉽게 자라지 못하게 한다. 누룩으로 담은 막걸리나 청주가 신맛을 띠는 이유가 그때문이다. 물론 누룩이 제대로 되려면 국균과 함께 효모도 붙어야 한다. 아래는 밀누룩을 만드는 대략적인 방법.
- 통밀을 거칠게 빻는다.
- 따뜻한 물에 반죽한다.
- 틀에 넣고 단단하게 뭉친다. 단단하게 뭉쳐야 나쁜 균이 안쪽으로 쉽게 침투하지 못한다고 한다. 제대로 만드는 데는 발로 꾹꾹 밟아가면서 만든다.
그러면 무좀균이 침투하잖아.[2] - 따뜻한 방 안에서 2~3주 정도 발효시킨다. 발효가 잘 되었다면 누룩곰팡이, 곧 백국균이나 황국균 같은 입국이 표면에 하얗고 노랗게 퍼진다.
- 잘 말려서 보존성을 높인다.
- 술을 만들 때에는 잘 빻아서 쓴다.
우리나라의 누룩은 자연 상태에서 공기 중에 떠다니는 누룩곰팡이와 효모를 내려앉도로 유도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반면 일본식 누룩인 입국은 전분이 많은 재료를 사용해서 누룩곰팡이를 접종해서 만든다. 한국식 누룩과 일본식 입국의 가장 큰 차이는 한국식은 자연 상태의 균이 내려앉으므로 여러 가지 균이 섞여 있는 반면, 접종 방식으로 만드는 입국은 한 가지 누룩곰팡이만 들어 있다. 따라서 일본식은 백국이냐 황국이냐 흑국이냐를 명확하게 구분해서 사용하지만 한국은 그런 구분을 특별히 하지 않는다. 이런 면에 한국 누룩의 가장 큰 특징이자 대량생산이 만만치 않은 이유가 되는데, 자연 방식으로 누룩을 만드는 건 환경과 기후 영향을 많이 받고 품질이 일정하지 않게 나올 가능성이 적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균을 접종하는 방식으로 한국식 누룩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지만 과연 어떤 균을 어떤 비율로 잡아줘야 할지, 또한 접종을 한 후에 각 균들끼리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나타날지와 같은 복잡한 문제가 있어서 쉽지는 않은 모양이다. 일본의 입국이 대량생산 때 일정한 맛을 유지할 수 있으므로 품질관리 면에서는 좋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의 누룩은 다양한 미생물이 함께 만들어 내는 더욱 복잡한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다.
각주
- ↑ http://www.noolook.co.kr/
- ↑ 요즘은 기계로 눌러서 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