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라
Syrah.
프랑스에서는 syrah라고만 쓰는 반면 영어권에서는 syrah, 혹은 shiraz라고 쓰며, '쉬라즈'라고 부른다. 신대륙 쪽 와인들은 보통 shiraz라고 표기하는데, 프랑스 론 와인이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syrah가 원래 이름이고 shiraz는 변형된 말로 생각하기 쉽지만 알고 보면 shiraz 쪽이 기원이다. 이름이 원래 페르시아 제국(지금의 이란에 해당) 수도인 쉬라즈(Shiraz)에서 온 것이기 때문. 이 쉬라즈는 먼 옛날부터 와인으로 꽤 유명했던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그래서 쉬라가 페르시아의 쉬라즈에서 프랑스로 전해진 것 아닌가 하는 여러 설화들이 있는데, 유전자 분석을 통한 연구에 따르면 프랑스의 두 가지 품종이 조상인, 일종의 교배종이라고 한다. 'shiraz'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한 것은 호주가 먼저다.
와인용 적포도 품종. 그르나슈, 무르베드르, 상소와 함께 프랑스 론 지방을 대표하는 품종이다. 특히 론 북부 지방 쪽은 아예 쉬라 100%로 만들거나 다른 품종이 미미한 수준으로 들어간다. 남부 론은 그르나슈, 무르베드르, 상소를 비롯한 여러 다른 품종과 블렌딩하는데,[1] 북부와는 반대로 그르나슈와 무르베드르의 비율이 더 높은 와인이 많다. 론 지역의 고가 레드 와인들이 주로 북쪽에서 나오기 때문에 론에서 존재감은 역시 쉬라가 그야말로 원톱. 신대륙 중에서는 특히 호주가 유명하며, 길게 얘기할 거 없이 호주에서 가장 비싼 와인인 펜폴즈 그랜지는 쉬라즈 96%에 카베르네 소비뇽 4%로 구성되어 있다. [2] 호주는 심지어 스파클링 쉬라즈까지 만든다. 미국 워싱턴 주와 칠레를 비롯한 아메리카 지역에서도 와인을 위해 많이 재배하는 품종이다. 신대륙은 쉬라 100%, 또는 카베르네 소비뇽과 블렌딩하거나 프랑스 론 지방과 비슷하게 블렌딩하는 게 보통이다.
이 품종으로 만든 와인의 특징이라면, 맵다. 마치 후추를 뿌린 듯 자극적인 향신료 향미가 공격적이다. 묵직한 느낌으로는 카베르네 소비뇽보다는 약간 떨어지지만 향신료처럼 자극적인 느낌은 최강자에 가깝다. 오크통 숙성이 제대로 들어간 농축미 있는 쉬라 와인이라면 그야말로 입에서 불이 날 정도. 기후와 토질에 따른 스펙트럼이 상당하기 때문에 같은 쉬라라고 해도 이러한 요소에 따라 개성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즉 전 세계 다양한 산지들이 자신들의 개성을 드러내기에 좋은 품종 중 하나다. 산도와 타닌이 적절하게 좋은 수준으로 보존성도 좋은 편이고 숙성에 따른 발전 역시도 고급 와인이라면 기대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