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게티
Spaghetti.
파스타의 한 종류. 수많은 종류의 파스타 중 가장 널리 쓰이고 파스타의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는 국수다. 이거 말고 다른 파스타는 모르는 사람들도 꽤 있다. 가장 스탠더드한 파스타 국수로 알료 에 올리오, 토마토 소스, 크림 소스를 비롯한 어떤 소스와도 잘 어울린다. Spaghetti라는 단어는 복수형이다. 이탈리아어 명사는 보통 단수형이 -o로 끝나고 복수형이 -i로 변형된다. 스파게티 역시 단수형은 spaghetto인데, 영어에서 흔히 국수를 복수형인 'noodles'라고 쓰는 것처럼 스파게티도 음식을 이야기할 때에는 복수형을 기본으로 쓰고 한 가닥의 스파게티 면발을 집어서 얘기할 때에만 단수형을 쓴다. 이 말은 원래 '가는 끈'을 지칭히는 단어였다고 한다.
길이가 긴 롱 파스타에 속하며 단면은 둥글고 구멍이 없다. 옛날에는 길이가 굉장히 길었지만 점점 짧아져서 20세기 들어서는 25~30cm 정도로 정리되었다고 한다. 파스타 중에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국수의 모양과 가장 가깝기도 하다. 단면이 둥근 롱 파스타를 그냥 퉁쳐서 스파게티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많지만[1] 사실 굵기에 따라서 이름이 달라진다.
이름 | 단면 지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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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미첼리 | 2.08~2.30 mm |
스파게티 | 1.92~2.00 mm |
베르미첼리니 | 1.75~1.80 mm |
피델리니 | 1.37~1.47 mm |
카펠리니[2] | 0.8~0.9 mm |
문제는 미국에서는 이탈리아와는 달리 베르미첼리를 스파게티보다 얇은 면으로 정의하고 있다는 것. 두께가 얇은 쌀국수를 영어권에서 종종 'rice vermicelli'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제품으로 팔리는 건 건면인데 레스토랑에서 직접 생면을 뽑아서 사용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생면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고, 각자 특징이 있기 때문에 두 가지를 다 사용할 수 있는 요리사들은 파스타의 종류에 따라서 생면을 쓸지 건면을 쓸지를 판단한다. 생면으로 그때 그때 만들어 먹을 때에는 반죽을 제면기로 돌려서 썰어내듯이 만드는 반변, 건면으로 만들 때에는 압출기로 뽑아낸다. 이 때 압출에 사용하는 금형(몰드)은 크게 전통방식인 구리 몰드와 요즈음 많이 쓰이는 테프론 몰드가 있다. 테프론 몰드는 반죽이 들러붙지 않으므로 생산성이 좋아서 많이 쓰이는데, 만들어진 스파게티의 표면이 매끈하다. 반면 구리 몰드는 표면이 마치 아주 고운 하얀 가루로 덮여 있는 듯한데, 자세히 보면 미세하게 거칠기 때문이다. 이러한 거친 표면 때문에 면이 소스를 잘 머금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당연히 구리 몰드로 만든 것을 더 고급으로 친다. 표면만 봐도 딱 구별이 가고, 포장지에 이탈리아산 기준으로 'Trafila ruvida al bronzo'와 같은 표기가 있다. 이는 영어로 'bronze die(d)', 즉 '구리 주물' 또는 '구리 주물로 만든 것'을 뜻한다.
얼마나 잘 익었는지 보려면 하나 건져서 벽에 던져서 얼마나 잘 붙는지 보면 된다고 하는데, 그냥 한 개 집어서 먹어보고 판단하면 된다. 쇼 하느라 벽 더럽히지 말자.
1957년, 영국 BBC 방송의 <파노라마>라는 프로그램에서 스위스에 서식하는 스파게티가 열리는 나무를 보도했다. 사실은 만우절 장난으로, 길이길이 남아 있는 역대급 만우절 거짓말 중 하나다.
파생 표현
이탈리아 문화를 상징하는 단어로 종종 쓰인다. 대표적인 예가 이탈리아인이 제작, 감독한 서부영화를 뜻하는 스파게티 웨스턴. 이게 일본에서 마카로니 웨스턴으로 이름이 변형되는 바람에 우리나라도 마카로니 웨스턴이라는 말을 쓰지만 제대로 된 이름은 스파게티 웨스턴이다.
뒤죽박죽으로 꼬인 것을 뜻하는 말로도 자주 쓰인다. 예를 들어 컴퓨터 프로그래밍에서 뒤죽박죽으로 엉켜서 구조를 쉽게 파악하기도, 버그를 찾아내기도 쉽지 않은 코드를 스파게티 코드라고 부른다. 영국 버밍엄에 가면 여러 도로가 이리저리 복잡하게 꼬여 있는 교차로가 있는데 이것을 스파게티 정션(Spagetti Junction)이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