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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備長炭。

숯의 일종. 졸가시나무라는 너도밤나무과 나무를 원료로 한 숯이다. 일본의 키노쿠니[1]의 상인인 빗츄야쵸자에몬(中屋左衛門)이 처음으로 만들어 팔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있으며, 그래서 이 상인의 이름에서 한자를 따와서 비장탄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일본어로는 빈쵸즈미, 또는 빈쵸탄이라고 부른다.

숯불 요리를 할 때는 최고급으로 손꼽히는데, 숯의 온도는 다른 숯보다는 약간 낮은 편이지만[2] 재료로 쓰는 졸가시나무가 성장 속도가 늦은 만큼 나무의 밀도도 높고, 그에 따라 숯의 밀도가 높아서 안에 공기 통로가 적기 때문에 숯의 안쪽으로 연소에 필요한 산소가 잘 침투하지 않아서 겉에서부터 서서히 타들어가기 때문에 화력의 기복이 적고 오래 타는 게 장점이다. 또한 원적외선 방출량이 높은 것도 장점으로 손꼽힌다.

다른 숯보다 불을 붙이기가 꽤나 어려운 숯이기도 하다. 내부에 공기통로가 적으니 겉이 충분히 달궈지기 전에는 불이 쉽게 안 붙는다. 초반에 다루기가 까다로워서 다른 숯을 다루던 요리사들이 이걸 처음에 쓸 때는 거의 멘붕 수준이라고 할 정도다. 그런데 일단 불이 잘 붙으면 전체가 고르게 빨간빛을 내면서 타기 때문에 고른 화력을 내며 적외선도 많이 뿜어 나온다. 만들기도 다루기도 꽤 까다로운 숯이지만 일단 잘 만들고 다를 줄 알면 균일하게 오래 가는 화력이라는 면에서는 비장탄만한 숯이 없다.

비장탄 중에 최고로 치는 것은 미에현 남부의 키슈에서 나오는 것으로 현대에 와서는 졸가시나무와 떡갈나무를 혼합해서 쓰지만 둘 다 나무의 성장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원재료 자체가 비싸고 생산량이 한정되어 있다. 키슈 비장탄은 현지에서도 1kg에 1만 원 또는 고급품은 그 이상으로 팔린다. 우리나라에서는 세금과 운송비까지 합치면 kg 당 2만 원 이상은 거뜬히 넘어간다. 참숯 백탄을 kg에 3, 4천 원 선에 살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꽤나 크다. 다만 가격도 비싸고 생산량도 한정되어 있다 보니 고급 음식점으로 물량이 다 돌아가고 일본에서도 대중들을 상대로 하는 야키토리 집에서 주로 쓰는 비장탄은 라오스베트남산이 많다. 우리나라에서도 야키토리 전문점 가운데는 비장탄을 사용하는 곳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인데, 역시 라오스나 베트남산이고 일본산을 쓰는 집은 없다고 보면 된다. 국내에 들어 와 있는 라오스베트남산은 참숯과 비교해도 별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더 싸기도 한데, 이들 외국산이라고 해도 고급품은 거의 일본에서 다 소화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것은 중하급에 속하는 것들이라고 한다.

각주

  1. 와카야마현, 그리고 미에현 남부를 뜻한다.
  2. 그래서 참숯은 보통 1,200도 정도로 굽는데 반해 비장탄 숯가마는 1,000도 안팎에서 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