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티 에어

내위키

Dirty air.

직역하면 '지저분한 공기'라는 뜻인데, 환경오염과 관련된 용어는 아니고 모터레이싱에서 쓰는 용어다. 주행하는 차량의 뒷편에 만들어지는 난기류를 뜻하는 것으로, 바짝 뒤쫓아오는 차의 공기역학 특성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이는 차량의 모양에 따른 공기의 흐름에 따라서 생길 수도 있고, 배기가스 때문에 생길 수도 있다. 접전이 벌어질 때 직선 구간에서는 앞 차량의 뒤에 공기의 밀도가 낮은 공간이 생기는, 슬립스트림으로 쫓아오는 차량이 덕을 보지만 커브 구간에서는 더티 에어가 뒤 차량에 다운포스를 떨어뜨리고 공기역학적인 균형을 깨뜨리면서 오버스티어를 일으킨다. 또한 공기의 흐름이 나빠지는 데다가 배기가스는 온도가 높고 공기 밀도도 낮아지므로[1] 차량의 엔진이나 브레이크 냉각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2]

레이싱 카를 설계할 때는 자신의 공기역학 특성에는 손해가 별로 없으면서도 더티 에어를 많이 만들어내어 쫓아오는 차량에 악영향을 주도록 차량 후면을 설계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만큼 역전극이 덜 일어나고 경기가 재미 없어지므로, 또한 곡선 구간에서 다운포스가 떨어지면 사고 위험성도 커지기 때문에 주최자는 규정을 통해 이를 제한하려고 노력하고,[3] 자동차 회사나 팀은 어떻게든 그 규정 안에서 최대한 더티 에어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 단, F1과 같이 공기역학 특성에 굉장히 민감한 경우가 아니면 더티 에어 문제는 그다지 거론되지는 않는다.[4]

전기자동차는 배기가스가 없으므로 더티 에어는 차량의 공기역학적 형상으로만 만들어진다. 따라서 포뮬러 E와 같은 전기차 레이스에서 더티 에어가 미치는 영향이 낮아진다. 또한 전기모터는 엔진만큼 열이 많이 나지도 않으므로 그만큼 냉각의 필요성도 적어서 더티 에어가 냉각 효율에 미치는 영향도 내연기관차보다는 낮다. 물론 브레이크는 전기차나 내연기관차가 다를 게 없으므로 이쪽에는 비슷한 영향을 미친다.

각주

  1. 공기 밀도가 낮아지면 슬립스트림 효과가 있지만 빨리 앞질러버리지 못하고 계속 쫓아가는 상황이 되면 오히려 부작용이 더 커진다.
  2. 엔진이 흡입하는 공기는 피스톤이 내려가면서, 혹은 과급장치가 주사기처럼 공기를 빨아들이는 효과가 있지만 그런 강제 수단이 없는 엔진이나 브레이크 냉각은 공기의 자연 흐름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3. 예를 들어 모터레이스 기술규정에는 배기구의 높이나 위치를 까다롭게 제한하는 조항이 들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배기가스가 더티 에어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4. Alto Ono, "Slipstream and ‘dirty air’ explained", Racecar Engineering, 30 July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