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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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는 peer-to-peer lend라고 한다.

말 그대로 P2P 형식으로 대출 거래를 하는 것을 뜻한다. 여유 자금이 있는 사람과 대출이 필요한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서비스. 대출을 원하는 사람이 P2P 대출 서비스에 대출 신청을 하면 서비스 회사에서는 대출 신청서와 자금 사용 계획, 기존의 신용도나 연체 기록과 같은 자료를 심사해서 허가 여부 및 금리를 결정한다. 대출 신청이 허가되면 서비스 회사가 운영하는 웹 사이트에 대출 정보가 올라가고 이 대출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을 모집한다. 투자자는 대출 정보를 보고 투자를 하는데, 보통은 1대 다 형식으로 투자가 이루어진다. 대출 자금이 모두 모이면 투자가 성사된다. 서비스 회사는 이자 중 일부를 가져감으로써 수익을 얻는다.

이러한 과정을 보면 크라우드 펀딩과 비슷한 점이 있다. 하지만 크라우드 펀딩은 보통 주식으로 대가를 받거나 기념품 또는 한정판 제품을 받는 형식으로 투자한 대가를 받는 반면, P2P 대출은 원금과 이자를 직접 돈으로 받는다는 점에서 다르다. 크라우드 펀딩보다는 채권 투자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대출을 받는 사람 쪽에서 본다면 은행보다는 높지만 제2금융권보다는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다. 연체 기록이 없고 수입이 괜찮아도 은행권에서 돈을 빌릴 수 없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신용도가 대기업 정규직 직장인이나 의사, 변호사 같은 전문직에게 절대 유리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프리랜서나 소규모 사업을 하는 사람들, 중소기업에 다니고 경력이 얼마 안 되는 사람들은 은행에서 신용대출로 돈 빌리기가 힘들다. 한국의 제2금융권에서 신용대출로 돈을 빌리려면 적어도 15%, 많게는 20% 이상의 연 이자를 내야 한다. 대부업체까지 가면 30% 이상으로 뛴다. P2P 대출은 대체로 10% 안팎에서 금리가 형성된다. 이자 부담을 많게는 절반 혹은 3분의 1 이상으로 대폭 줄일 수 있다.

돈을 투자하는 사람들 쪽에서 본다면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노릴 수 있다. P2P 대출에 투자하면 대략 5% 이상의 투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주로 원리금 균등 상환이므로 매달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

물론 투자 리스크도 있다. 연체나 부도가 나면 원금을 손해볼 수도 있다. 은행이나 저축은행 같은 곳에 돈을 맡길 경우 이 돈으로 대출을 해서 수익을 내는데, 어떤 대출이 연체 또는 부도가 나더라도 내 예금이나 적금이 날아가는 것은 아니어서 당장 나한테 손해로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다가 연체가 왕창 늘어나면 서브프라임 모지기론 사태 같은 대형 사고가 터지는 거지. 반면 P2P 대출은 어떤 대출에 투자할 것인지를 직접 선택하는 것이므로 대출이 부도가 나면 그 대출에 투자했던 사람들이 바로 피해를 본다. 해외에서는 이를 대비한 보험 상품도 나와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리스크를 홀라당 내가 떠안아야 한다. P2P 역시 기본적으로는 고위험 투자상품이라는 점에 주의하자. P2P 대출 역시 고위험 고수익의 투자 법칙이 적용된다. 즉 신용도가 높고 담보나 자산이 많을수록 부도 위험이 적다고 보고 이자가 낮고 반대로 위험이 높을수록 이자가 높다. 이자 많이 주는 대출 쪽에 올인하는 것보다는 수익과 안정성의 균형을 감안해서 작게 나눠 여러 곳으로 분산하는 게 낫다.

P2P 열풍이 야동 공유에서 시작해서 각 분야로 번지면서 P2P 대출도 전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고 빠르게 성장하는 금융 모델이다. 프로스퍼, 렌딩클럽과 같은 서비스들이 글로벌 P2P 대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프로스퍼는 2015년 4월에 1억 6천5백만 달러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전 미국 재무장관 로렌스 서머스는 렌딩클럽 이사직을 맡고 있다. 렌딩클럽은 구글로부터 1억 달러 투자 유치를 받기도 했다.

우리나라에도 여러 P2P 서비스가 성업 중. 렌딧, 8퍼센트, 테라펀딩을 비롯해서 여러 회사들이 생겨났고, 너무 많이 생기는 게 문제일 정도. 보통 대부업은 자기가 빌려 줄 자금이 있어야 하지만 P2P 대출은 중개 역할만 하는 것이므로 적은 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다 보니 너도 나도 사업에 뛰어드는 판이라 망하는 회사들도 나올 듯. 게다가 우리나라는 아직 P2P 대출 관련 법 제도가 제대로 안 되어 있는지라 대부업으로 등록하거나 은행과 연계해야 한다. 8퍼센트의 경우 2015년 2월에 느닷없이 유해사이트로 분류되어 폐쇄되는 일도 있었다. 대부업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창업하고, 합법적인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금융감독원이 민원이 들어왔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위원회에 차단 요청을 해 버린 것. 창조경제는 스타트업 기업 자빠뜨리는 쪽으로는 참 창조적이시다. 최근에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투자를 비롯해서 단순 대출을 넘어서 다양화 되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