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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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eral Trioxide Aggregate(무기물 트리옥사이드 집합체).

치과에서 쓰는 충전재 중에 하나. 쉽게 말하면 포틀랜드 시멘트[1]에서 인체에 쓰기에 적합하지 않은 성분을 제거하고, 여기에 산화비스무트를 넣어서 방사선이 투과하지 못하도록 한 재료다.[2] 역시 시멘트의 성질을 대부분 가지고 있다. 가루 형태로 되어 있고 물에 개어서 치아 안의 빈 공간에 채워 넣으면 안에서 단단하게 굳는다. 아예 액체 형태로 만들어 주사기에 채워서 나오는 제품도 있는데, 좁은 공간에 주입하기 더욱 쉽다. 쉽게 말해서 이빨 안에 공구리 치는 거다.[3] 원래는 잇몸을 절개하고 이의 뿌리 부분 염증을 잘라내는 치근단시술에 쓰일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점점 활용폭이 넓어지고 있다. 처음에 나온 제품은 짙은 회색이었지만 2002년에는 흰색 MTA도 나와서 심미성이 더욱 좋아졌다.

[4]치과에서는 오랫동안 고무를 주 성분으로 한 거터퍼처(GP)를 널리 사용해 왔고 그 효과와 안전성은 충분히 검증되어 왔다. 하지만 몇 가지 한계나 단점이 있는데 이를 보완하는 재료로 가장 주목 받는 게 MTA다. 하지만 이 녀석도 나름대로의 단점이 있어서 GP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아니며 GP를 쓸 수 없거나 적절하지 않을 때 대안으로 사용하는 재료라고 보는 게 적절하다. 하지만 예전 같으면 신경치료로는 답이 없어서 이를 뽑아야 했던 것을 이를 뽑지 않고 치료할 수 있거나, 신경치료에 한달 두달이 걸리던 일부 까다로운 케이스에 치료 기간을 대폭 단축시켜주기도 하므로 치과 치료 발전에 의미 있는 재료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일반적인 신경치료에는 권장하지 않으며, 치아 뿌리 부분 염증 치료와 같은 특수한 경우에만 쓰는 게 원칙이다. 원래 치근단시술을 위해 개발된 재료이므로 이 시술에는 없어서는 안 될 재료다.[5]

치과에서 환자에게 얘기할 때에는 '특수재료'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MTA에 대해서 장황하게 설명해 봐야 환자가 알아듣기 힘들고, 너무 알아듣기 쉽게 설명하면 "뭐? 시멘트?" 하고 거부감을 줄 수도 있으니... 신경치료 하다가 의사가 '이 상태라면 특수재료로 마무리해야겠네요.' 하면 그게 MTA라고 생각하면 된다.

장점

시멘트는 기본적으로 강한 알칼리성을 띤다. pH 7이 중성인데 시멘트는 무려 pH 11~12 까지 간다. MTA도 이 성질을 이어받는데 이게 GP로는 해결이 잘 안 되는 중요한 문제 하나를 풀어준다. 바로 세균 억제. 신경치료는 감염된 신경과 혈관, 즉 치수를 제거하고 그 자리를 충전재로 채우는데 이 과정에서 세균이 꼽사리를 낄 가능성이 있다. 물론 신경치료 과정에서 정말 열심히 열심히 소독을 하지만 100%란 없다. 그래서 최대한 소독을 하고 꼽사리 끼는 약간의 세균은 인체의 저항력으로 잡아주소서... 하는 게 신경치료의 콘셉트다. 그런데 세균이 이긴다면? 충전재와 크라운으로 밀봉된 그 아래는 완전 세균들의 세상이 될 수도 있다. 세균은 강산성이나 강알칼리성 환경에서 살기 힘들기 때문에 MTA로 밀봉해 놓으면 세균 증식이 힘들어진다. 특히 치아 뿌리에 세균이 들어가서 염증이 생긴 경우에는 예전에는 신경치료가 오래 걸리거나 이를 뽑아야 할 수도 있었지만 MTA를 사용하면 주변에 세균이 살기 어려운 환경을 만듦으로써 염증 완화와 치아 뿌리 부분의 재생을 기대할 수 있고, 신경치료의 횟수도 단축할 수 있다.

물성 역시도 장점 중 하나로 꼽히는데,[6] GP는 물렁한 고체 형태로 되어 있기 때문에 근관 안에 잘 채울 수는 있지만 탄력이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약간 수축되어 완벽한 밀폐가 안 될 수 있다. 반면 MTA는 가루를 물에 개어서 액체 상태에서 근관에 넣고 굳힌다. 쉽게 말해 이빨 안을 시멘트로 채우는 것이므로 GP보다 좀 더 완벽한 밀폐를 기대할 수 있다. 즉 세균이 살기도 어렵지만 침입할 여지조차도 막아준다고 할 수 있다.

단점

이놈이 너무 단단하게 안을 꽉 채우는 게 문제가 되기도 한다. 신경치료를 한 치아가 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크라운과 충전재를 걷어내고 다시 신경치료를 해야 할 수 있는데 MTA는 GP보다 걷어내기가 까다롭다. 따라서 GP로 채웠으면 재신경치료가 되는 게 MTA로 채웠으면 그냥 이를 뽑아야 할 수도 있다.

다루기가 까다롭다는 것도 단점. 원래 출신성분이 시멘트인만큼 가루로 된 것을 물에 개서 사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공기방울이 들어갈 수가 있다. 만약 공기방울이 남아 있는 채로 그냥 이에 채워넣으면 강도를 크게 떨어뜨리거나 틈을 만들어서 세균이 쳐들어갈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준다. 그렇게 되면 앞에서 말한 지나치게 단단한 문제 때문에 그냥 이를 뽑아버려야 할 수도... 따라서 결과가 의사의 기술에 좌우될 여지가 많고 아주 꼼꼼하게, 세심하게 시술을 해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요즈음은 아예 액체 상태의 MTA를 주사기에 넣은 제품도 있는데, 이를 쓰면 좁은 곳에도 더 안전하게 시술할 수 있다. 어떤 이유에선가 생각했던 것만큼 빨리 마르지 않으면 수분에 녹아서 손실될 수도 있다.

행정적인 문제겠지만 건강보험 적용을 못 받아서 GP보다 환자 부담금이 훨씬 많다. 그렇다고 어마어마한 건 아니고 이빨 하나에 6~7만 원 수준.

우월한 건 없다

일부 치과의 웹사이트나 블로그를 보면 마치 MTA가 GP의 단점을 모두 극복한 대체재인 것처럼 극찬을 아끼지 않지만 앞서 살펴본 것처럼 MTA도 단점이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MTA는 원래 치아 뿌리 부분의 염증을 치료하기 위한 충전재로 개발된 것이다. 예를 들면 뿌리 근처까지 신경이 손상되어 GP로 했을 때 재발위험이 높다든가 하는 경우가 아니면 GP로 하는 게 적합하다. 대한치과보존학회에서도 2014년에 MTA를 일반적인 근관충전[7]에는 쓰면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8] 무조건 MTA가 좋으니 보통의 신경치료 후 근관충전도 MTA라고 하라는 치과는 결국 비급여로 어떻게든 환자에게 치료비를 씌우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반대로 무조건 MTA를 바가지라고만 생각하는 것도 잘못된 생각이다. 이빨 뿌리까지 염증이 있거나 할 때에는 치료가 굉장히 까다롭거나 아예 이를 뽑아버려야 할 수도 있다. 이 때 MTA를 잘 쓰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오히려 MTA가 적절할 때에는 치료 횟수를 줄여서 비용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저렴해질 수도 있다. MTA로 치료가 된다면 임플란트 할 걸 크라운으로 해결할 수 있으므로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각주

  1. 우리가 흔히 아는 시멘트의 정식 이름이다.
  2. 그래야 방사선 사진을 찍었을 때 MTA로 채운 부분이 잘 구별되기 때문.
  3. 정확히 말하면 공구리, 즉 콘크리트시멘트와 물, 모래와 자갈을 섞은 것이다. MTA는 시멘트와 물만 사용한다.
  4. MTA가 바깥으로 노출되는 일은 없지만 치아는 완전 투명하지 않기 때문에 속의 색깔이 약간 비쳐 보인다. 이는 금을 제외한 다른 보철 재료도 비슷하다. 따라서 MTA의 색깔이 거무스름하면 바깥에서 보는 치아의 색깔에도 영향을 준다.
  5. 가끔 치근단시술 별로 경험이 없거나 실력이 떨어지는 치과의사들이 치근단시술을 해 놓고서는 잘라낸 치근 쪽의 염증 부위를 MTA로 채우지 않고 그냥 봉합해 버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면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재발 위험이 커진다.
  6. 아래에 나오겠지만 이는 단점이 될 수도 있다.
  7. 근관(root canal)은 신경이나 혈관 같은 것들이 치아 뿌리에서 치아로 이어지는 통로로, 신경치료를 할 때에는 세균에 감염된 근관의 신경이나 혈관을 제거한 다음 이 빈 공간을 GP나 MTA 같은 충전재로 채운다.
  8. "MTA(Mineral Trioxide Aggregates)를 이용한 근관충전에 관하여", 대한치과보존학회, 20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