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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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혈압을 측정하는 기계. 팔에서 혈압을 측정하며, 팔을 두른 커프에 압력을 주어 팔의 혈관 흐름을 막은 다음 조금씩 압력을 빼면서 혈관으로부터 들려오는 코로트코프(Korotkoff)음을 분석해서 혈압을 측정한다. 코로트코프음은 1부터 5까지 다섯 단계로 나뉘는데, 1단계 음이 들렸을 때의 압력이 최고 혈압(수축기 혈압), 5단계 음이 들렸을 때의 압력이 최저 혈압(이완기 혈압)이 된다. 흔히 보는 전자식 혈압계 말고 병원에 가면 의사나 간호사가 커프 안에 청진기를 넣고 커프에 공기를 넣어서 압력을 주는데, 바로 이 코로트코프음을 듣고 혈압을 측정하기 위해서다. 전자식은 전자 센서가 이 음을 듣고 패턴을 분석해서 혈압을 측정한다. 일단 최대 혈압 이상까지 압력을 가한 다음[1] 서서히 압력을 빼면서 측정하는 방법이 주를 이루지만 서서히 압력을 가하면서 측정한 다음 끝나면 한번에 압력을 빼는 상승가압식 측정기도 있다. 정상 상태라면 전자식이 더 정확하며 청진기를 사용한 수동식은 전자식으로 잘 측정이 안 될 때 보조수단으로 쓰는 추세다.

측정 부위에 따라서 상완식(위팔식)과 손목식 두 가지로 나뉜다.

정확성으로는 위팔식이 더 낫다. 앉아서 탁자에 팔꿈치를 댄 자세로 보면 위팔이 대략 심장과 같은 높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쪽 팔뚝에 커프를 두르므로 커프의 크기도 크고 그만큼 압력을 주는 펌프의 용량도 크다. 본체와 커프가 호스로 연결되어 있는 구조, 혹은 본체 안에 팔을 넣는 구멍이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최근에는 본체와 커프스를 호스로 연결하지 않고 커프스에 본체가 붙어 있는 구조로 된 제품도 있다. 후자는 그냥 팔만 구멍에 넣으면 되므로 가장 편하지만 가장 크기도 크고 가격도 비싸다. 전자는 크기도 조금 더 작고 가격도 저렴하지만 측정할 때마다 커프스를 팔에 둘러 줘야 한다. 최근에는 가정에서 간편하게 잴 수 있도록 작은 크기로 나오는 것들도 있지만 휴대는 어렵다. 얇은 옷 한 겹 정도라면 그냥 입은 채로 재도 되지만 여러 겹이거나 조금 두꺼운 옷이라면 옷을 벗어야 한다. 두꺼운 옷을 충분히 위까지 걷기는 어렵기 때문에...

반면 손목식은 본체와 커프가 일체형으로 되어 있으며 커프와 손이 1~1.5cm 정도 간격을 두도록 커프를 감고 측정한다. 크기가 작아서 간편하고 휴대하기도 좋다. 팔만 살짝 걷으면 되므로 위팔식보다 덜 번거롭기도 하다. 반면 심장 높이와 정확히 맞추지 않으면 측정 정확성이 떨어진다. 고급 제품은 자동으로 손의 높이를 감지해서 적절한 높이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손목식은 상승가압식이 주종이다. 가정에 두고 잴 거라면 정확성 측면에서 위팔식이 권장되고 자주 출장이나 여행을 간다면 손목식이 권장된다. 혈압은 측정 부위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위팔과 손목의 혈압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고혈압이나 저혈압 기준으로 제시되는 수치는 모두 위팔 기준이므로, 손목식의 경우 기기가 보정을 해 준다.

최근에는 가정에서도 혈압을 잴 수 있는 혈압계가 많이 나와 있으며 국산과 일본산이 주종을 이룬다. 특히 오므론(OMRON)을 필두로 한 일본산이 인기가 높은 편. 그밖에도 파나소닉, 시티즌과 같은 일본 제품들이 있다. 국내산도 보령, 인바디를 필두로 여러 가지 브랜드들이 있으며, 측정 정확도에 관해서는 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가격도 3~4만 원대의 저가에서 웬만한 고급 기능을 갖춘 것들도 10만 원이 안 되므로 가정에 하나쯤은 장만하고 종종 혈압을 측정해서 관리하면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의사들도 권하는 편이다. 다만 정확도가 중요하므로 너무 싼 것은 피하고 정평 있는 브랜드의 중급 이상 제품을 선택하는 게 좋다. 아주 싼 게 아니면 대체로 가격 차이는 이런저런 부가기능 때문인데, 막상 사고 나면 이런 기능을 쓸 일은 드물기 때문에 굳이 비싼 걸 살 필요는 없다. 과거 측정치 기록 기능 정도만 있으면 충분하다. 최근에는 블루투스 기능을 탑재하여 모바일 앱과 연동하여 측정 기록을 관리하는 제품들도 있다. 이런 건 혈압 관리 차원에서 쓸모가 있을 수 있다. 다음 사항에 유의하자.

  • 혈압을 재는 동안에는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지 말자. 움직이면 당연히 혈류나 혈압에 변화를 줄 수 있고 소리로 측정하므로 몸속에서 소리를 내면 측정값이 부정확해진다. 요즈음 나오는 혈압계 중에는 움직임을 감지해서 재측정 메시지를 내는 기종도 있다.
  • 한 번만 재지 말고 1~2분 간격을 두고 두 번 정도는 재는 게 더 정확하다. 처음에는 긴장이 돼서 혈압이 실제보다 높게 나오는, 이른바 백의 고혈압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자주 재면 긴장도 안 하게 되므로 이런 일이 사라진다.
  • 혈압은 시간대, 측정 상황, 자세, 심지어 심리 상태에 따라서도 변동이 꽤 있는 편이므로 아침 저녁으로 시간대를 달리 해서 자주 재 보는 게 좋다. 어차피 한번 재는 데 1분도 안 걸린다.
  • 혈압을 재기 전에는 커피, 담배, 과 같이 혈압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은 먹거나 피우지 말자. 물도 혈압에 영향을 주므로 아침에 혈압을 잴 때에는 아무 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않는 상태에서 재 보는 것이 좋다. 건강검진할 때 당일날 아침에는 물도 먹지 말라는 얘기를 괜히 하는 게 아니다.

각주

  1. 압력을 주다가 맥박이 안 들리면 조금 더 압력을 준 다음에 빼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