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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또는 화학약품 처리를 통해서 머리카락의 모양을 바꾸는 것. 곧은 머리에 웨이브나 컬을 줄 수도 있고, 반대로 곱슬머리를 곧게 편다든지 할 수도 있다. 머리 모양을 오랫동안 바꾸어 놓을 수 있어서 퍼머넌트(permanent)라고 불렀는데 줄여서 펌(perm)이 되었다.

1872년에 마르셀 그라토가 처음으로 펌을 실용화 시켰다. 처음 펌이 개발되었을 때에는 뜨거운 열로 단백질을 변성시키는 방법이었는데 한 번 하려면 아홉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지금도 열로 웨이브를 주는 고데가 있긴 하지만 효과는 몇 시간 남짓이라 잠깐 스타일을 주고 싶을 때에 사용한다. 또한 진짜 펌이 될 정도로 계속 열을 가하면 머리카락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이후 화학약품으로 빠른 시간 안에 스타일을 바꾸는 방법이 등장하면서 펌은 빠르게 대중화 되었다.

일본어로는 파마(パーマ.)라고 부르는데 이 말이 우리나라로 건너와서 파마란 말을 많이 쓴다. 동네 미장원에서는 파마를 하고 고급 미용실에서는 펌을 한다.

제대로 펌을 하면 거의 반영구적으로 유지되지만 문제는 머리카락은 계속 자란다는 것. 원래 형태의 머리가 계속 자라나기 때문에 펌 종류에 따라서 3~6개월에 한 번씩은 펌을 해 줘야 한다. 안 그랬으면 미용실은 뭘 먹고 사나.

보통은 머리카락을 여러 가지 틀을 사용해서 원하는 형태로 고정해 놓은 다음 그 위에 펌액을 뿌린다. 이후 30분에서 2시간 정도 그대로 주면서 열을 쬐거나 해서 스타일을 고정시칸 다음, 중화제를 뿌리고 머리를 헹궈낸다. 예전에는 몇 시간씩 머리를 말아 놓고 있어야 했지만 점점 시간도 짧으면서 세팅 효과가 좋은 약품들이 개발되어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펌을 하고 나면 보통 하루이틀 정도는 머리를 못 감게 한다. 세정제는 기본이 중성에서 알칼리성이기 때문에 펌이 고정되기 전 빨리 풀려버리기 때문. 나는 하루라도 머리를 못 감으면 죽어버린다고 하는 사람들은 산성 샴푸를 써야 한다. 슈퍼마켓이나 마트에는 잘 없고 인터넷에 가 보면 많이 판다. 이후에도 펌이 오래 유지되도록 하고 싶다면 계속 산성 샴푸를 쓰면 좋긴 한데 두피에는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게 문제다.

아줌마 파마, 또는 뽀글이 파마는 헤어스타일에는 별 관심 없는, 아줌마스러운 모습을 상징하는 말처럼 되어 버렸다. 하지만 아줌마 파마야말로 가족들을 위한 엄마의 희생이라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보통 헤어 커트와 비교하자면 한 번 할 때에는 뭐가 되었든 펌이 비싸긴 하지만 아줌마 파마로 돌돌 말아 놓으면 몇 달 동안은 미용실에 갈 일이 없다. 반면 헤어 커트는 한 달에 한두 번은 해야 한다. 반년 혹은 1년을 따져보면 블루클럽 다니는 남자들보다도 아줌마 파마가 더욱 싸게 먹힌다. 그냥 머리 길게 기르면 더 싸지 않냐고? 억척스럽게 일하려면 긴 생머리는 불편하다. 철저하게 실용 지향으로 스타일을 희생한 게 아줌마 파마다.

일반적인 펌과는 반대로, 곱슬머리 또는 반곱슬머리를 곧게 펴는 펌도 있다. 스트레이트펌, 혹은 매직펌이라고 부른다. 들뜨기 쉬운 부분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는 다운펌도 컬을 넣지 않는 스트레이트에 가깝다.

펌 하는 것을 펌질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