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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かんさい(関西)。

일본 서부 지역으로 오사카부를 중심으로 교토부, 효고현, 시가현, 나라현, 와카야마현을 포함하는 킨키(きんき、近畿)지역과 비슷한 개념이었지만 점점 확장되어 츄고쿠시코쿠, 큐슈까지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 쓰이기도 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미에현도 포함되긴 한데 생활 및 경제권으로 보면 동쪽의 아이치현이나 기후현 쪽과 더 가깝기 때무에 추부지역으로 분류하기도 하는, 좀 양다리를 걸친 모양새다.

일본에서는 도쿄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 즉 간토(関東)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쓰인다. 한자를 우리식으로 읽으면 간사이는 '관서', 간토는 '관동'으로, 일본을 동서로 나누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즉 관(関)의 동쪽과 서쪽이라는 뜻이 되는데, 여기서 関이 무엇인지는 몇 가지 설이 있지만 제일 유력한 것은 기후현에 있는 세키가하라(関ヶ原)라는 설이다. 혼슈의 동서를 잇는 주요한 길목으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천하를 쥐는 승부처가 된 세키가하라 전투가 벌어진 그곳이다. 우리나라도 영남과 호남 사이에 지역감정이 만만치 않지만 간토와 간사이 사이의 지역감정도 어마어마하고, 영호남 이상이라고 보는 사람도 많다.

간토와 간사이 두 지역 사이에는 기질도, 말투도 워낙에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이 두 지역 사람들과 부대껴 본 사람들은 흔히들 이야기하는 '일본인은 이래'라는 스테레오타입이 박살나곤 한다. 흔히 혼네-다테마에로 알려진, 겉과 속이 엄청 다르다는 일본인들의 이미지와는 달리 간사이, 특히 오사카 쪽 사람들은 감정을 숨기지 않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편이다. 그런데 그와 이웃한 교토는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혼네-다테마에가 심하다고 할 정도로 이웃끼리 극과 극의 차이를 보인다. 큐슈 쪽은 일찍부터 유럽과 무역을 해 왔기 때문에 개방적인 성향을 보인다.

심지어는 간토와 간사이는 전기도 다른데, 전압은 같은 110V지만 교류 주파수가 간토는 50Hz, 간사이는 60Hz다. 이는 메이지 시대에 전력설비를 들여올 때 간토는 독일에서 들여오다 보니 유럽 주파수인 50Hz로 발전을 했지만 간사이는 미국에서 들여오다 보니 미국 주파수인 60Hz로 발전을 했기 때문. 이 때문에 일본 내수용 전기전자제품은 두 주파수에 모두 대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또한 동일본대지진 때 간토지방은 전력부족에 시달린 반면 간사이지방은 전기 여유가 있었는데, 주파수 차이가 있다 보니 간사이 쪽 전력을 간토에 끌어다 쓰는 것도 불가능했다.

경제력으로 비교하면 물론 간사이가 간토에 규모 면에서 상대가 안 되기는 하지만 이곳의 경제력도 절대 간과할 수 없는 비중을 차지하기도 있기도 하고, 에도시대 이전까지는 나라와 교토가 덴노가 있던 일본의 수도였던 만큼 역사와 문화 면에서는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지라 자부심 역시도 굉장히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