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샤치나고야아카미소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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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shyachi akamiso lager.JPG

金しゃち名古屋赤味噌ラガー

일본 나고야지비루(지역 맥주) 회사인 모리타킨샤치비루(盛田金しゃちビール)에서 만드는 맥주. 알코올 도수는 6.0%로 보통 맥주보다 약간 높은 편에 속한다.

벌써 이름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 풍긴다. 아카미소라거, 그러니까 아카미소, 즉 붉은 일본된장(赤味噌)[1]이 들어간 라거 맥주다. 더 정확히는 아이치현 특산인 핫쵸미소(八丁味噌)를 넣었다.

농담이 아니라 라벨을 보면 원료는 다음과 같다. 맥아, 당류, 콩된장(豆みそ), . 나고야라는 곳이 온갖 음식에 핫쵸미소 된장을 넣는 나고야메시로 유명한데, 심지어 미소를 넣은 맥주까지 등장했다... 이쯤 되면 뭔 약을 빨고 이런 걸 만들었나 싶을 지경.


색깔을 봐도 라거 답지 않게 붉은 색이 돌고 색감이 진하다. 꼭 앰버 에일을 연상하게 할 정도의 색깔이다. 앗, 이거 심상치 않은데...

Kinshyachi akamiso lager back label.JPG

그런데 마셔보면 의외로 이질감이 크지 않다. 사실 모르고 마시면 미소가 들었다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할 만큼, 은은한 정도만이 들어가 있다. 조금 민감한 사람이라면 미소의 구수한 향이 느껴지는데, 좀 마시다 보면 그런 건 잊게 된다. 그러니까 향신료 수준으로 넣었다고 보는 게 좋을 듯. 알코올 도수는 6%로 흔한 라거보다는 약간 높은 편에 속한다. 미소 때문인지 어떤지는 몰라도 마셔보면 라거보다는 오히려 에일에 가깝다. 흑맥주 같은 맛이 난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아무튼 전체적인 반응은 미소라는, 맥주에게는 좀 엽기적인 재료가 들어간 것에 비하면 의외로 좋은 편이다.

맥주가 아닌 발포주 1로 분류된다. 일본 주세법에는 맥주에 들어갈 수 있는 원료가 정해져 있고[2] 그밖에 다른 것이 들어가면 무조건 발포주로 빠진다. 법을 만들 때 된장을 '맥주에 들어갈 수 있는 원료'에 넣을 생각을 할 의원이 있었을리가 만무하다. 발포주인데 왜이렇게 비싸? 하겠지만 지금은 발포주 중에 맥아 함량이 높은 발포주 1은 맥주와 세금 차이가 없다.

나고야에 있다고 아무 데서나 사거나 마실 수 있는 건 아니다. 편의점에서는 보기 힘들다. 굳이 이게 궁금하신 분들은 킨샤치맥주 홈페이지에 판매처 목록이 있으니 찾아보자. 나고야 시내의 백화점, 테바사키로 유명한 이자카야 체인점 세카이노야마챵과 같은 곳에서 볼 수 있다. 나고야에 갈 일이 있다면 기념으로 한 번쯤 마셔봐도 좋을 맥주다.

병을 그대로 오래 두면 된장이 바닥에 가라앉으니 마실 때는 살살 흔들거나 해서 된장을 풀어주자.

각주

  1. 을 주원료로 해서 색깔이 창백한 것을 시로미소, 을 주원료로 해서 색깔이 짙은 것을 아카미소라고 한다. 보리로 만든 것은 무기미소(麦味噌)라고 부른다.
  2. 굉장히 엄격하다. 예를 들어 벨기에 밀맥주 호가든은 오렌지 껍질이나 코리앤더를 넣어서 독특한 향미를 내는데, 일본 주세법 때문에 호가든도 맥주가 아닌 발포주로 분류했다. 2018년 들어 주세법이 완화되면서 맥주에 들어갈 수 있는 재료의 종류가 다양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