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러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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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amelisation(caramelization).

당분, 특히 다당류에 열을 가해서 변화를 일으키는 것. 갈색으로 색깔이 변하고, 견과류와 비슷한 향이 나는 것이 주요한 변화다. 화학적으로 보면 일종의 산화 과정이며 다당류에 함유된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결합 구조가 깨지는 과정이기도 하다. 또한 이렇게 결합 구조가 깨진 성분들끼리 중합 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사과를 깎은 채로 두면 갈색으로 변하는 갈변현상도 산화 때문이지만 여기에는 효소가 작용하는 반면, 캐러멜화는 마이야르 반응과 함께 효소가 작용하지 않고 가열을 통해 이루어지는 화학반응이다.[1] 캐러멜화는 가열을 통해 갈색 빛깔을 내는 것이지만 타는 것, 즉 탄화와는 다르다. 또한 캐러멜화가 진전될수록 단맛은 줄어들고 쓴맛이 증가한다. 설탕이 온도에 따라 일어나는 변화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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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 상태
100℃ 설탕이 녹기 시작한다. 표면이 불투명해지기 시작한다.
102℃~166℃ 색이나 향에는 변화가 없다.
168℃ 색깔이 약간 변하기 시작하지만 향에는 변화가 없다.
180℃ 색깔은 약한 호박색으로 변하며, 특유의 풍부한 향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180℃~188℃ 갈색이 진해지며 향이 그대로 유지된다.
180℃~188℃ 갈색이 진해지며 향이 그대로 유지된다.
188℃~204℃  색깔이 아주 진해지며, 쓴맛이 나타난다.
210℃~   타기 시작한다. 탄 냄새가 난다.

요리에 아주 광범위하게 쓰인다. 캐러멜색소, 캐러멜도 다 이를 통해서 특유의 갈색을 만들어 낸다. 캐러멜이라고 하면 우리는 흔히 밀크캐러멜을 생각하는데, 사실 캐러멜은 설탕만으로도 만들 수 있고 실제로 서양에는 그런 캐러멜이 있다. 다만 설탕만으로 만든 것은 쫀득한 맛이 없고 푸석하다. 여기에 우유를 더해서 부드럽고 쫀득한 맛을 더한 게 밀크캐러멜이다.[2] 설탕을 녹여서 만드는 뽑기, 달고나설탕이 원료인데도 단맛이 줄어들고 색깔이 갈색인 이유가 캐러멜화 때문이다. 커피를 로스팅하면 짙은 색깔이 나는 것 역시 캐러멜화 작용 때문이다.[3] 건강식으로 각광 받고 있는 흑마늘마늘을 섭씨 60~90도 정도에서 숙성시켜 마늘 안에 풍부한 당분을[4] 캐러멜화시켜서 색깔이 검어진다.

당류에 따라 캐러멜화가 일어나는 온도는 차이가 있다. 각 당류별로 반응이 일어나는 온도는 다음과 같다.[5]

당 종류 온도
과당 110℃
갈락토스[6] 160℃
포도당 160℃
자당[7] 160℃
엿당 180℃
유당 203℃

따라서 적당한 온도로 가열해서 캐러멜화 하는 것이 요리에 중요하다. 너무 온도가 높으면 캐러멜화를 넘어서 아예 타버리기 때문. 설탕을 기준으로 섭씨 188도가 넘어가면 쓴맛이 나기 시작하며 210도를 넘기면 타버린다.[5] 캐러멜화는 당분이 산화되는 것이지만 탄다는 것은 아예 탄소덩어리, 즉 탄화(carboniation)가 되는 것이다.

비슷하게는 단백질을 가열하면 일어나는 마이야르 반응이 있다. 고기를 구우면 갈색으로 변하는 것은 주로 단백질 분해에 따른 마이야르 반응이고, 양파를 가열하면 갈색으로 변하는 것은 주로 캐러멜화다. 물론 단백질과 당분을 같이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으므로 가열하면 두 가지 반응이 다 일어날 수도 있다.

각주

  1. 단, 애플파이의 사과가 갈색인 이유는 설탕과 함께 졸이고 이걸 다시 오븐에 구웠기 때문에 캐러멜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2. 서양에서는 밀크캐러멜이라는 말은 잘 안 쓰고, 보통 토피(toffee)라고 부른다.
  3. 100% 캐러멜화 때문만은 아니고 마이야르 반응의 영향도 있다.
  4. 마늘의 당도는 30 브릭스로, 평균 16 브릭스 정도인 바나나의 두 배, 9 브릭스 정도인 수박의 세 배나 된다.
  5. 5.0 5.1 "카라멜화 반응이란!?", It's Fine - 롯데정밀화학 공식 블로그, 2016년 6월 7일.
  6. 유당을 분해하면 갈락토스와 포도당으로 쪼개진다. 갈락토스는 단당류지만 포도당이나 과당보는 단맛이 약하다. 유당을 분해한 우유가 단맛이 더 강해지는 이유는 포도당 때문.
  7. 설탕의 다른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