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토닉

Gin & tonic.

진과 토닉워터를 섞어서 만드는 칵테일. 참 쉽죠? 특유의 강한 향미 때문에 진을 그대로 마시는 사람은 별로 없는 편이고, [진]]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진토닉이다. 진을 그냥 마시는 사람들은 드문 편이고 십중팔구는 진토닉으로 만들어 마신다. 재료가 정말로 간단하므로 집에서도 손쉽게 만들어서 마실 수 있다. 진도 싼 게 있고 비싼 게 있지만 그래봐야 진 자체가 그리 비싼 종류의 술이 아니다. 그냥저냥한 바에 가서 잔술로 주문하면 코맨더 같은 정말 싸구려 진으로 만들어 주는데 집에서는 봄베이나 헨드릭스 같은 제대로 된 고급 진을 한 병 사서 마실 수 있다. 하이볼 글래스 또는 언더록스 글래스에 얼음을 채워서 마신다. 집에서 만들 때에는 잔에다가 얼음 → 진 → 토닉워터 순서로 넣고 가볍게 한 번 저어주면 된다. 어차피 탄산가스가 들어 있어서 안을 휘저어 주므로 많이 저어줄 필요가 없으며 오히려 탄산가스만 빨리 빠져버린다.

영어로는 진 앤드 토닉(gin & tonic)이라고 보통 부른다. 맛을 좌우하는 것은 진과 토닉워터의 혼합 비율. 1:1, 1:2, 1:3, 2:3 정도가 많이 쓰이는 혼합 비율이다. 영국의 음료 과학자 스튜어트 베일에 따르면 알코올 도수를 14% 정도로 맞춰주는 게 가장 좋다고 한다. 진의 도수라든가 얼음이 녹는 것을 감안할 필요가 있지만 대략 진 1 : 토닉워터 2 정도의 비율이라고. 가나슈로는 보통 레몬 또는 라임 한 쪽이 들어가며 그냥 넣거나 살짝 짠 다음 넣는다. 아주 간단한 레시피라서 어떤 진, 어떤 토닉워터를 쓰느냐에 따라서 맛이 상당히 달라진다. 고급 바에서는 진의 종류와 토닉워터의 종류까지 선택해서 진토닉을 주문할 수 있다.

동인도회사의 군인들이 처음 만들어 마셨다고 한다. 영국이 인도를 식민지 지배하던 시절에 말라리아를 비롯한 열대 풍토병을 예방하기 위해서 퀴닌을 복용했는데, 그냥 먹기에는 특유의 쓴맛 때문에 영 별로다 보니 여기에 물, 설탕, 라임 그리고 군인들에게 지급되던 진을 넣어서 마신 게 기원이라는 것이다. 이 당시에는 탄산가스를 제대로 가두거나 냉장 냉동 기술도 부족했으므로 지금처럼 탄산과 얼음이 들어가는 형태는 아니었을 것이다. 물, 설탕, 퀴닌의 조합은 토닉워터로 발전했고 여기에 탄산가스가 추가되면서 우리가 아는 진토닉의 모양이 만들어진다.

사실 한국에서 진토닉을 만들려면 문제는 진이 아니라 토닉워터다. 진이야 어지간한 건 다 수입되지만 한국에는 진짜 퀴닌이 들어 있는 토닉워터가 없다.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부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어서 음료에는 넣을 수 없기 때문. 외국은 함량을 제한해서 퀴닌을 허용하지만 이 성분이 들어 있는 토닉워터는 수입이 안 되므로 한국에 있는 건 전부 합성착향료로 퀴닌 맛을 흉내 낸다. 외국에서 진토닉을 마셔보면 한국 것과는 특유의 쓴맛이 차이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