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연계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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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quity Linked Securites. ELS라고도 부르며, ELS로도 이 항목에 들어올 수 있다.

재정경제부령이 정하는 금융기관이 발행하는 증권의 일종으로, 특정한 종목의 지수, 여러 종목의 지수를 묶은 가격, 또는 각종 주가지수 수치를 기초자산으로 해서, 이 자산의 평가 가격이 어떻게 변동했는지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증권이다.

보통은 가입할 때 미리 수익률을 정해 놓고, 일정한 요건을 만족하면 약정된 수익을 원금과 함께 지급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 수익이 아주 적거나, 없거나, 심지어는 원금손실을 볼 수 있다.

이와 비슷한 남매뻘 되는 것으로 파생결합증권, 즉 DLS(Derivatives Linked Securities)라는 것도 있으며, 주가에 연동하는 ELS와는 달리 DLS는 채권, 환율, 현물과 같은 여러 가지 기초자산을 가지고 만든다는 점이 다르고 수익 및 손실 구조는 ELS와 거의 똑같다. 2019년에 파문을 일으킨 DLF 손실 사태도 문제의 상품인 독일 국채금리 연동 DLF(Derivatives Linked Fund), 즉 파생결합펀드는 DLS를 펀드로 만든 것으로 따라서 비슷한 놈이다.

종류

녹인형 vs. 녹아웃형

녹인(knock-in)형은 일정한 요건을 정해 놓고 그 요건을 만족하는 순간 수익이 없거나 원금손실을 볼 가능성이 생긴다. 보통은 만기 전까지 기초자산이 한 번이라도 녹인에 들어오면 만기 때 약정된 수익률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을 때 수익이 0%거나 원금손실이 생기는 방식을 채택한다. 예를 들어, 코스피 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만기는 3년으로 하고, 가입했을 때의 시점에 비해 지수가 50%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연 5%의 수익률을, 지수가 한 번이라도 50% 아래로 떨어졌으며 만기 때 80% 이상이 되지 못하면 원금손실이 발생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식이다. 반면 녹아웃(knock-out)형은 일정한 요건을 정해 놓고 그 요건을 만족하는 순간 계약이 조기 종료되며, 수익은 원래 약정했던 수익률보다 대폭 적거나 수익이 없다.

두 가지를 결합한 녹인 녹아웃(knock-in, knock-out)형도 있다. 줄여서 키코(KIKO)라고 부른다. 2005~2006년에 은행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판매했다가 가입한 기업들이 큰 손실을 본, 이른바 키코사태의 그 키코가 바로 이것을 뜻한다. 이건 환율 연동 상품이라서 주가연계증권이 아닌 파생결합증권 쪽으로 봐야 한다. 당시 일종의 환헤지 개념으로 은행에서 키코 상품을 권한 것으로, 원-달러 환율이 정해진 구간 안에 있으면 가입자가 이익을 보지만 하한선 이하로 내려가면 녹아웃이 작동해서 계약이 조기 종료된다. 다만 이 때에도 은행은 소정의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므로 가입자는 작지만 이익을 보기는 한다. 반면 환율이 상한선 이상으로 올라가면 가입자가 달러를 사서 은행에 가입 때 약정했던 환율로 팔아야 하기 때문에 손실이 난다. 당시 가입 후 2년 동안은 해지하지 못하는 조건이 걸려 있었는데 하필 2008년에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초대형 사건이 터지면서 환율이 수직 상승하는 바람에 키코 상품에 가입한 기업들이 엄청난 규모의 손실을 보고, 심지어는 사업 자체는 흑자인에도 키코 때문에 도산하는 기업들까지 속출했다.

계단형 vs. 일시형

계단형은 스텝다운(step down)형이라고도 한다. 만기 때까지의 기간을 일정한 간격으로 나눠서 각각의 시점마다 기초자산을 평가한 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계약을 조기종료하고 약정된 수익률을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코스피 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만기는 3년으로 하고 만기 때 코스피 200 지수가 가입 당시 지수의 65% 이상을 유지하는 경우 연 5%의 수익률을 지급하되, 매 6개월마다 코스피 200 지수를 평가해서 6, 12개월은 가입 당시 지수의 90% 이상, 18, 24개웗은 87% 이상, 30개월은 85% 이상인 경우 계약이 조기 종료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식이다.

반면 일시형은 조기상환 없이 만기가 되었을 때의 기초자산을 가지고 수익률이나 원금손실 여부를 결정한다.

원금보장형 & 원금비보장형

말 그대로 원금보장형은 최악의 경우에도 원금을 보장해 주는 반면, 원금비보장형은 최악의 경우 원금 전부를 날릴 수도 있다. 원금비보장형이라고 해도 원금 전체를 날리는 경우는 예를 들어 주가지수가 기초자산일 경우에는 지수가 0이 되어야 하므로 증권시장 자체가 쫄딱 망하지 않는 한은 불가능하지만 어쨌거나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 리스크는 원금보장형이 더 적지만 수익률은 원금비보장형이 더 높다. 언제나 투자의 기본은 리스크를 감수하는 대가가 수익이라는 것.

문제

가장 큰 문제는 이 상품을 판매하는 금융기관에서 마치 ELS가 정기예금과 비슷한 상품인 양 판다는 것이다. 엄연히 투자상품이고, 그 중에서도 파생상품에 속하기 때문에 위험도가 높은 투자 상품이다. 그런데 대체로 ELS는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계약 때 미리 고정해 놓은 수익을 얻게 되므로 마치 은행 금리처럼 착각하기 쉽다. 게다가 정기적으로 기초자산을 평가해서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약정된 수익을 지급하고 조기 해지하는 ELS도 있으므로 위험이 더더욱 적어 보인다. 특히 은행에서 판매하는 ELS는 제대로 설명을 안 해주면 정말로 은행 정기예금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당연히 은행에서야 부인하게지만 창구에서는 알게 모르게 불완전판매가 꽤나 많았던 것으로 보이며, 특히 어르신들이나 금융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은 더더욱 정확한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가입하다 보니, 수익이 나면 다행지만 그렇지 않고 심지어 원금손실이 나는 상황이 닥치면 큰 문제가 된다.

그 대표적인 예가 2015년부터 문제가 되기 시작한 홍콩 H지수(HSCEI) 편입 ELS의 녹인 위기. 2015년 5월 말에 1만5천선에 근접했던 H지수가 2016년 1월 들어 8천선 밑으로까지 떨어지다 보니, H지수가 기초자산에 편입된 ELS 중 일부가 녹인 구간으로 떨어지는 문제가 생기고 있다. 1월 22일 H지수가 7835.64까지 내려앉으면서 녹인 구간에 떨어진 ELS가 미상환 잔액 37조원 가운데 1조5475억 원에 이른다. [1] 전체 대비 비율로 보면 작아 보이지만 1조 5천억 원이 넘는 데다가 이들 대부분은 중산층 이하 개인들의 자금일 것이므로 큰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대부분의 H지수 ELS가 2018년이 만기이므로 아직 만회할 여유가 있으니 지금 5% 안팎의 페널티를 물어 가면서 중도상환을 신청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홍콩 증시 폭락의 원인이 중국 경제 침체를 근원으로 하고 있고, 구조적인 문제가 단기간에 쉽게 풀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만기까지 놔둔다고 수익률 보장 구간까지 회복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2015년 5월 말에 H지수가 정점에 치달았을 때에는 상하이 증권시장에 투기자금이 몰리면서 과열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 때 지수가 평가기준이 되는 ELS가 녹인에 들어갔다면 원금손실을 면하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85~90% 선까지 회복하기는 힘들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