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인수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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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의 한 종류로, 상대의 동의를 받지 않고 강행되는 인수합병을 뜻한다. 보통 인수합병을 하려면 상대 회사의 소유주와 협상을 통해 주식 당 인수 가격이나 합병 법인의 경영진 구성과 같은 문제를 합의하는데, 적대적 인수합병은 그런 거 없이 인수합병 결정에 필요한 지분을 확보해서 주주총회에서 인수합병을 강행한다.

주주총회에서 인수합병 결의가 이루어지려면 과반수 참석(위임 포함)에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아주 작은 회사가 아닌 한은 그만큼의 지분을 사들이는 것은 자금이 너무 많이 든다. 그래서 적대적 인수합병을 노리는 측에서는 자체 자금력으로 어느 정도의 지분을 사들여 대주주로서 세력을 확보한 다음 우호지분을 규합해서 인수합병을 관철시키는 방법을 쓴다.[1]

적대적 인수합병이 이루어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회사의 소유구조나 경영이 잘못되어 회사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 받지 못하고 있을 때, 소유 및 경영 구조를 바꾸는 수단으로 적대적 인수합병이 이루어질 수 있다. 적대적 인수합병을 노리는 측에서는 주주들에게 인수합병을 통해서 회사의 가치가 올라가고 주주의 이익이 도모될 수 있다고 주장할 것이고, 이에 동의하는 우호지분이 충분히 확보되면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해서 계획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 경쟁자를 제거하고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도할 수도 있다. 큰 기업이 규모를 더욱 키우거나 회사의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다른 기업의 인수를 추진하는데, 상대 기업이 인수합병을 거부해서 적대적 인수합병 전쟁으로 번지기도 한다.

좀 더 질이 나쁜 경우로는 기업 사냥꾼도 있다. 기업을 인수해서 거품을 최대한 끌어올린 다음 주식을 처분하고 도망가는 식이다. 기존 회사의 경영진과 짜고 이런 짓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존 경영진의 지분율이 많지 않은 경우 적대적 인수합병으로 최대주주 지위에 올라선 후 작전에 나서기도 한다. 당연히 이런 기업 사냥꾼에 걸리면 기업은 망가지고 주주들은 큰 손실을 입는다.

적대적 인수합병의 성공 여부는 결국 얼마나 많은 지분을 차지하는가다. 따라서 적대적 인수합병의 조짐이 보이면 양쪽 모두 우호지분 확보를 위한 치열한 전쟁이 벌어진다. 물론 많은 지분을 가진 주주들이 가장 중요하지만 경쟁이 치열할 때에는 소액주주의 몇 주마저도 아쉬워진다. 우리나라 소액주주들은 평소에는 주주 대접도 제대로 못 받는데, 적대적 인수합병과 같은 큰 건이 터지면 대접을 좀 받는다. 선거 때만 굽신거리고 평소에는 쌩까는 정치인들이 생각난다면 기분 탓이다. 또한 적대적 인수합병을 당할 상황이 놓일 경우 기업 가치를 크게 떨어뜨리는 계획이 자동으로 발동해서 인수합병의 매력을 크게 떨어뜨리는 포이즌 필이나 황금 낙하산 같은 방어책도 있다.

각주

  1. 자기 지분이 많지 않아도 우호 지분을 많이 끌어 모으면 이론적으로는 3분의 2를 만들 수 있지만 이쪽이 상당한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힘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과연 그 '우호지분'의 대상이 뭘 믿고 기존 경영권 장악 세력을 몰아내려는 반란에 가담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