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셀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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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특히 분식집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문구로 '물은 셀프서비스입니다'가 줄어든 말. 우리나라에서는 셀프가 셀프서비스를 뜻하는 말로 굳어져가고 있는데 물론 콩글리시이고 영어권에서는 self-service라고 다 말해야 알아 듣는다. 만약 영어로 "Water is self."라고 하면 "물은 자기 자신"이라는 뜻이 되어 버리니 듣는 사람이 어리둥절해 할 것이다. 패스트푸드점 같이 아예 주문이나 음식 받는 게 셀프서비스인 곳은 의미가 없으므로 즉 주문은 테이블에서 받고 음식도 가져다 주지만 물은 알아서 갖다 먹으란 얘기. 보통은 정수기 혹은 생수 디스펜서와 컵을 한구석에 놓아두고 알아서 손님이 각자 컵으로 물을 따라서 가져가도록 한다. 기사식당이나 그닥 비싸지 않은 한식집 같은 곳은 물이 셀프인 곳을 많이 볼 수 있는 반면, 중국집기사식당짜장집 말고는 물이 셀프인 경우가 별로 없다.

그런데 어차피 주문도 테이블에서 받고 음식도 테이블로 가져다 주는 건데 물만 셀프서비스라는 건 외국인들의 눈으로 보면 좀 괴이한 개념이다. 아예 셀프서비스면 다 셀프서비스든가, 서비스를 해 줄 거면 다 해 주든가지 물만 셀프라는 건 이상한 거라, 외국인들이 종종 당황하는 음식점 문화 가운데 하나다. 싼 분식집이야 그렇다고 쳐도 제대로 돈 받는 식당 중에도 물은 셀프라고 하는 곳들이 가끔 있다. 그런 식으로 인건비는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반찬이나 다른 건 다 갖다 주면서 물만 셀프라는 것은 좀 이상한 서비스다. 저렴한 식당은 물만이 아니라 추가 반찬(즉 처음 한번은 테이블로 가져다 준다)도 셀프서비스로 갖다 먹어야 하는 곳들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구내식당이나 푸드코트 같은 곳은 어차피 셀프서비스이므로 어느 나라든 물은 셀프가 불가피하다.

일본에도 물은 셀프인 곳이 좀 있다. 특히 바 형태로 레이아웃이 되어 있는 가게에서 급수대를 손님 자리가 있는 쪽에다 두고 알아서 떠다 마시게 하는 음식점들이 있다. 점원이 떠주려면 주방과 손님 자리 쪽을 계속 들락거리게 되어 바 레이아웃의 장점도 없고, 이런 레이아웃은 보통 좁은 가게를 효율적으로 쓰거나 최대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 만드는 것이므로 급수대가 주방 안에 없으면 셀프서비스로 떠다 먹어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