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 엔터테인먼트

내위키

In-flight entertainment (IFE).

항공기 승객들에게 기내에서 영화, 음악, 비행정보를 비롯한 각종 오락거리를 음향이나 영상으로 제공해 주는 시스템. 여객기의 기내 서비스를 평가할 때, 좌석, 승무원의 서비스, 기내식과 함께 주요한 평가 요소이며 항공사들이 많은 투자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종류

오버헤드

Overhead screens.

현재 운영되고 있는 기내 엔터테인먼트 중에는 가장 오래되고 가장 기능이 뒤떨어진 것으로, 천장에 설치되어 있는 화면으로 영상을 틀어주는 방식이다. 음향은 좌석에 설치된 오디오 잭을 통해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듣는다. 모든 승객들은 똑같은 영상을 보아야 하며, TV가 몇 줄에 하나 정도 꼴로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좌석에 따라 잘 안 보이는 것도 문제다.

아직도 오버헤드 방식은 꽤 많이 쓰이는 편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기내 엔터테인먼트 중에는 가장 뒤떨어지는 방식이긴 하지만 비용 절감 효과는 확실하고, 우리나라 국내선처럼 기내 엔터테인먼트의 효용성이 떨어지는 한 시간 정도의 단거리 구간을 주로 뛰는 항공기라면 이륙 때 안전 안내 영상이나 짧은 영상 정도만 틀어주면 되기 때문에 좌석마다 화면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 운항시간이 짧은 단거리 구간이나 소형 항공기는 기내 엔터테인먼트가 아예 없거나 오버헤드 화면을 설치해 놓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서비스 투자를 최소화하는 저가항공사 역시 기내 엔터테인먼트가 아예 없거나 오버헤드 방식으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KTX에도 객실에 오버헤드 TV를 설치하고 영상을 틀어준다.

PTV

Personal Televisions.

각 좌석에 화면을 설치하고 영상과 음향을 제공하는 방식. PTV 방식부터는 각 승객별로 보고 싶은 것을 볼 수 있다. 화면은 보통 좌석의 뒤에 설치해서 그 뒷자리 승객이 볼 수 있도록 한다. 앞에 좌석이 없이 격벽만 있는 가장 앞자리라면 이착륙이나 비상 상황 때 접어 넣을 수 있는 화면을 설치해 둔다. 비즈니스 클래스퍼스트 클래스는 보통 이코노미 클래스보다 더 큰 화면을 설치한다. PTV부터는 각 좌석별로 컨트롤러를 제공하는데, PTV는 채널과 음량 조절 정도가 전부라서 좌석에 붙박이로 설치되어 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운영 방식은 일반 TV와 비슷하다. 즉 각 승객은 터치 스크린이나 컨트롤러로 여러 개의 채널 중 원하는 채널을 선택할 수는 있지만 각자 보고 싶은 영화나 음악까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의 발전으로 아래에 나올 AVOD가 대세가 되고 있기 때문에 PTV는 사장되는 추세다. 만약 PTV가 설치되어 있는 항공기라면 연식이 오래됐다고 보면 된다.

AVOD

아시아나항공 A350의 AVOD 기내 엔터테인먼트 화면.

Audio-video on demand.

각 승객이 보고 싶은 영상이나 소리를 골라서 볼 수 있는 방식. IPTV나 넷플릭스에 비견할 수 있다. 시스템이 제공하는 영상이나 음향 리스트 화면을 보고 터치스크린이나 컨트롤러로 원하는 것을 선택해서 볼 수 있다. 빨리감기, 되감기, 정지와 같은 기능도 쓸 수 있다. PTV보다 복잡한 기능이 있는 컨트롤러를 제공하며, 손에 쥐고 컨트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화면 자체가 태블릿에 가까운 성능과 기능을 갖추고 있는 시스템은 별도 컨트롤러를 없애고 터치스크린으로 다 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발전함에 따라 기내 엔터테인먼트의 필요성이 떨어지는 한 시간 남짓의 단거리 구간을 제외하면 대세는 이쪽으로 가고 있다. 성능도 계속 발전하고 있어서 과거에는 일반 TV 정도 해상도에 화질도 좋지 않았지만 이제는 풀 HD 해상도에 화질도 대폭 개선되었다. 또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사용감도 안드로이드 태블릿 수준의 성능을 보여주는 시스템들도 있어서 정전식 터치로 확대 축소와 같은 제스처를 인식하기도 하고, 반응 속도도 빨라졌다. 제공 콘텐츠도 영화나 음악은 물론 간단한 게임[1], 간단한 외국어 회화 공부와 같이 폭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KTX-이음에 최초로 좌석별 모니터가 설치되었다. 그런데 천장에도 오버헤드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고, 기본은 좌석별 모니터에도 오버헤드 스크린과 같은 영상이 나온다.[2] 단, 유튜브 영상을 볼 수 있기 때문에 AVOD로 분류한다.

스트리밍

좌석에 스크린이나 컨트롤러를 설치하지 않는 대신, 기내 와이파이[3]를 이용해서 사용자가 모바일 기기로 기내 엔터테인먼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요즈음은 거의 대부분 스마트폰이든 태블릿이든 모바일 기기를 가지고 다니고 있으므로 이를 이용해서 기내 엔터테인먼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런 경우에는 좌석 뒷면에 화면 대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거치대를 제공한다. 다만 스마트폰은 대부분 화면이 작기 때문에 거치대에 놓고 영상 콘텐츠를 즐기기에는 부족한 면은 있다.

접속 방식은 크게 웹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방법과 전용 앱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나뉜다. 일단 기내 와이파이에 접속한 다음 웹 브라우저를 띄우고 지정된 주소를 열면 기내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거나, 전용 앱을 미리 깔아놓았다가 기내 와이파이 접속 후 앱을 여는 식이다. 전자는 별다른 설치가 필요 없이 바로 기내 엔터테인먼트에 접속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실제로 써 보면 뭔가 잘 안 되거나 버벅거리는 경우가 많다. 전용 앱 방식은 미리 앱을 깔아두어야 한다는 단점은 있지만[4] 접속 안정성이나 속도 면으로는 이쪽이 대체로 좋다.

항공사에 따라서는 좌석마다 태블릿을 하나씩 꽂아놓고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곳도 있다. 콴타스의 경우 일부 기종에 아이패드를 하나씩 꽂아 놓은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들고 튀는 손님을 막기 위해 보안장치를 심어놓거나 줄로 매달아 놓거나 하는데, 아무래도 관리가 쉽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업그레이드도 해야 하므로 많이 쓰이는 방식은 아니다. 스트리밍 방식으로 기내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항공기라고 해도 퍼스트 클래스 또는 비즈니스 클래스에는 별도로 AVOD를 설치하거나, 태블릿을 대여해 주거나 하는 항공사도 있다.

주로 저가항공사들이 비용 절감 차원에서 많이 이용하지만 풀 서비스 캐리어도 점점 스트리밍 방식을 채택하는 항공사가 늘고 있다. 한국의 풀 서비스 캐리어 중에는 아시아나항공이 A320Neo에 이 시스템을 웹 브라우저 접속 방식으로 전면 도입했다. 대한항공도 A220에 와이파이를 통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아시아나와는 달리 Beyond M이라는 모바일 앱을 설치해야 한다. 둘 다 인터넷 접속은 안 된다.[5]

하드웨어

스크린

오버헤드 스크린인 경우, 과거에는 브라운관도 썼고 프로젝터도 활용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LCD 패널을 사용한다. 통로에 부착했다면 완전 고정식일 수도 있지만 승객 머리 위에 장착되어 있다면 이착륙 때나 비상 상황, 심한 난기류로 비행기가 크게 흔들릴 때에는 자동으로 접어넣을 수 있다.

개인별 화면은 등받이 뒤에 장착해서 뒷좌석 승객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가장 앞자리나 비상구처럼 앞좌석과 거리가 먼 경우에는 접이식으로 화면을 설치해서 승객이 수동으로 꺼내거나 접어놓도록 한다.

기종이 얼마나 최근 것인지, 그리고 좌석 클래스에 따라 화면은 차이가 있다. 신형 기종으로 갈수록 화면도 더 커지고 화질도 향상된다. 또한 상위 클래스로 갈수록 화면이 더 커진다.

오디오

다른 승객들에게 방해가 되면 안 되므로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제공한다. 무료로 제공하는데, 이코노미 클래스는 이어폰이, 비즈니스 클래스부터는 헤드폰이 제공되는 게 보통이다. 이어폰은 사용 후 회수해 가지 않는데, 어차피 음질이 나쁜 싸구려 일회용이라서 가지고 가고 싶은 마음도 안 들고, 결정적으로 3.5 밀리미터 잭 2개를 사용하는 방식이라 다른 오디오에 꽂아 쓸 수도 없다. 비즈니스 클래스부터 제공하는 헤드폰은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제공해서 음질이 훨씬 좋은 대신 사용이 끝나면 회수해 간다. 헤드폰도 3.5 잭 2개를 사용하는지라 가져가 봐야 쓸 데도 없다. 가져가서 다음 여행 때 이코노미 클래스에서 사용한다면... 도둑놈 인증.

시스템

운영체제로는 과거에는 리눅스 또는 윈도우 임베디드를 주로 썼으나, 최근에는 안드로이드를 쓰는 추세다. 최신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보면 안드로이드 태블릿과 비슷한 느낌을 많이 받으며, 심지어 안드로이드 태블릿과 비슷한 홈 버튼이나 뒤로 가기 버튼이 있는 것도 볼 수 있다.

제공하는 콘텐츠

주요한 컨텐츠는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같은 영상 엔터테인먼트와 음악, 그리고 비행 정보로 나눌 수 있다. AVOD 성능이 발전함에 따라 간단한 게임도 제공하고 있으며 사용자의 모바일 기기를 연결해서 기기에 있는 사진이나 영상을 볼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그걸 쓰는 사람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본 적이 없다. 영상 콘텐츠는 대부분 앞에 광고가 붙는다.

비행 정보는 영어로는 에어쇼(Airshow)라고도 부른다. 현재 항공기가 어디에 있는지 지도에 표시해 주는 기능을 중심으로 하고 있고, 고도, 속도[6], 도착까지 남은 거리와 시간, 뒷바람 혹은 맞바람의 풍속, 출발지와 도착지 현재 시각과 같은 정보도 제공해 준다. 이런 지루한 걸 뭐하러 보나 싶지만 의외로 비행기에 타 보면 이걸 틀어놓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AVOD 성능이 발전하면서 에어쇼 역시 발전해서 3차원 렌더링 영상으로 항공기 위치를 보여주고 사용자가 지도를 터치스크린으로 확대, 축소하거나, 시점을 바꾸거나, 출발부터 도착까지의 경로를 시뮬레이션하거나, 현재 비행기의 위치 주변에 있는 주변 도시의 이름과 거리를 보여주는 것과 같은 다양한 기능도 제공한다.

기종에 따라서는 항공기 바깥에 카메라를 장착하고 바깥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특히 이착륙 때 이 영상을 보면 꽤 신기하다.

최근에는 기내식 메뉴, 기내 면세품 안내를 비롯해서 종이로 제공하던 기내 서비스 안내를 기내 엔터테인먼트 화면으로 제공하는 추세가 늘고 있다. 주로 환경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고 있지만 그런 걸 믿는 사람들은 별로 없고 그냥 비용절감 차원.

기내 안내 방송이나 기내 안전 비디오, 도착지 입국이나 세관 관련 안내 영상과 같이 항공사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안내 영상이나 음향이 나갈 때에는 기내 엔터테인먼트는 강제로 일시 정지된다. 안내가 끝나면 자동으로 재개된다.

다른 교통수단

항공기 말고도 기차, 버스와 같은 교통수단에도 차내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경우가 있다. 고속버스는 예전부터 앞쪽에 모니터를 설치하고 영화를 보여주는 오버헤드 방식의 차내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해 왔다. 일부 버스는 스카이라이프 위성 안테나를 설치해서 TV를 틀어주기도 했다.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개인별 화면을 통해 PTV 방식의 차내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한다.

KTX 이음 우등실의 개인별 화면.

열차의 경우, KTX에 오버헤드 방식으로 영상 콘텐츠를 제공해 왔으나 KTX-이음부터는 우등실에 개인별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다. 오버헤드도 함께 설치해 놓았는데, 기본적으로는 오버헤드 모니터나 개인별 모니터나 똑같은 콘텐츠가 나오지만 개인별로 유튜브 영상을 따로 볼 수 있는 기능이 있어서 AVOD로 쳐주기는 하고 있다.

각주

  1. 성능 발전에 따라 게임의 질도 점점 나아지고 있지만 대체로 잠깐씩 즐길 수 있는 단순 퍼즐 게임 위주다. 게임에 따라서는 다른 좌석에 있는 승객과 함께 멀티플레이로 즐길 수도 있다.
  2. 실제 타본 사람들에 따르면 오버헤드 스크린과 비교하면 미묘하게 1~2초 정도 늦다.
  3. 항공사에 따라 기내 인터넷도 사용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외부 인터넷 이용은 안 되고 오로지 기내 엔터테인먼트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항공사도 있다.
  4. 안드로이드는 .apk 파일을 받아서 설치하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설정을 바꿔줘야 하며 보안 취약 문제도 있다. iOS는 무조건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받아야 한다. 기내 인터넷에 접속해서 다운로드 받을 수도 있긴 하지만 엄청나게 비싼 기내 인터넷 용량을 거기에 홀랑 써 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우니 비행기 탑승 후에 기내 엔터테인먼트 앱을 깔아야 한다면 비행 모드 설정 전에 빨리 다운 받아 두자.
  5. 아시아나항공A350기내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기내 엔터테인먼트는 좌석별 모니터를 통해 제공한다.
  6. 지상 기준 속도(ground speed)로 표시한다. 지구는 둥글기 때문에 같은 지점 사이를 움직이더라도 고도가 높을수록 거리가 길어지는데, 에어쇼에 표시되는 속도는 기상을 기준으로 한 속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