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은 버킹검

내위키
Conclusion is buckingham.jpg

유래

에스에스패션[1]의 신사복 브랜드인 버킹검의 1980년 TV 광고에서 나온 표현. 1980년대 초의 모델은 한진희로 위 광고를 보면 한진희의 리즈 시절 모습이 나온다. 말미에 '의생활을 검소하게' 구호가 눈에 뜨이는 광고. 코트 한 벌의 가격이 49,500~70,000이라니 이 정도면 잭필드도 울고 갈 가격이다. 하지만 그때 돈의 가치와 지금의 가치는 달라도 한참 다르다.[2] 참고로 마지막에 로고송을 부르는 가수는 이 당시 CM송계를 꽉 잡았던 김도향. 한진희가 나온 TV 광고 영상은 광고정보센터 웹사이트에서도 볼 수 있다.[3]

이 광고의 시작 부분에 나오는 '결론은 버킹~검!'[4]은 쉽게 말해서 신사복이 필요하면 이것 저것 고민하고 따져 봐야 결론은 버킹검일 수밖에 없다는 뜻의 카피다. 꽤나 임팩트가 있어서 유행을 탔다. 게다가 보시다시피 이 카피를 10년 이상 장기간 썼으니 인이 안 박힐래야 안 박힐 수가 없었고, 유행어로 널리널리 쓰였다.

이 말이 워낙에 히트를 쳐서 에스에스패션이 오랫동안 광고에서 계속 써먹었다. 13년 후인 1993년의 광고에도 메인 카피로 '결론은 버킹검'을 써먹었다.

여기서는 메인 모델이 송영창. 80년대까지는 주로 김도향의 CM을 사용했지만 90년대 광고에서는 비틀즈Let It Be를 사용했고 광고도 영국에서 찍었다. 버킹검이라는 브랜드 자체가 버킹검궁전[5]에서 따온 거고, 신사 하면 영국이라는 이미지도 있으니 영국의 요소들을 적극 활용한 것. 여기서는 초기 때처럼 임팩트를 확 줘서 읽지 않고 광고 말미에 잔잔하게 '결론은 버킹검'이라고 말하는 정도다.

버킹검 브랜드는 80년대에는 잘 나갔지만 90년대 들어서 남성 패션의 변화 속에서 판매량이 떨어지면서 결국 1997년에 생산을 중단했다.[6] 이후 브랜드 사용권은 홈엔글로벌이라는 중소기업으로 넘어가서 2017년에 홈쇼핑을 통해 버킹검 브랜드 의류를 다시 출시했다고.[7] 그러나 별 재미를 못 보았는지 더 이상의 정보는 없고 인터넷에서도 전혀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냥 접은 듯.

활용

  • 광고가 인기를 끌었던 8, 90년대에는 결론을 못 내고 의견이 분분할 때, 결론을 빨리 내자고 재촉하기 위해서 자주 쓰였다. 이를테면 "결론은 버킹검이라고, 그만 고민하고 빨리 결론 냅시다."
  • 결론을 못 내고 질질 끄는 상황, 또는 허접한 결론을 냈을 때 이를 비웃는 표현으로도 쓰였다. "그래서 결론이 뭔데? 결론은 버킹검이냐?"
  • 뭘 어떻게 해도 결론은 어차피 똑같을 때에도 쓰인다. 2016년 박근혜 탄핵 이후 개혁보수신당이 새누리당에서 갈라져 나올 때 나경원 의원은 막판에 탈당을 보류했는데 나경원 의원이 원내대표에 다른 사람이 추대된 것 때문에[8] 삐쳐서 생각을 뒤집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와중에 한 의원이 "나 의원은 뭘 하든 원내대표 생각, 결론은 버킹엄 (여왕)"이라고 말한 것[9]이 이 경우에 해당된다. 요즘은 기-승-전-(...)이 주로 쓰인다. 예를 들어 2018년 들어서 실업 증가나 물가 오르는 거나 뭐든 다 최저임금 탓만 하는 언론들을 두고 '기-승-전-최저임금'이라고 한다든가.
  • 올드한 세대들은 이 표현이 익숙하다 보니 종종 정치권이나 시사 프로그램에서 이 표현이 등장한다. 예를 들어 2019년 11월 14일 MBC TV의 '여의도 사사건건'에 출연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이 보수 통합 과정의 갈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정청래가 '시끄럽게 잡음도 나오고 하는데 어차피 노이즈 마케팅이고 결론은...' 하고 뜸을 들이자 이혜훈이 '버킹검이다?' 하고 거들고 정청래도 '그렇지, 결론은 버킹검으로 퉁치고 가는 거죠.' 하고 맞장구를 친다. 아래 동영상에서 20분 21초정도부터 보면 된다.
  • 한국의 로커빌리 밴드인 스트릿 건즈가 <결론은 버킹검>이라는 노래를 만들었다. 노래는 가사의 내용은 고민의 답을 찾을 수 없어서 술 마시고 얘기도 해 보고 해도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하다 보니 거의 자포자기 수준으로 '결론은 버킹검'을 외친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버킹검 브랜드도 거의 모르고 80년대 버킹검 광고는 더더욱 알 리가 없으므로 거의 통하지 않는, 한마디로 아재 표현. 여기 그리고 여기 글을 보면 그런 사례가 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어쩌다 뉴스 같은 데서 '결론은 버킹검'이라는 말이 나오면 이 항목의 조회수가 쑥 올라간다.

각주

  1. 1960년대에는 삼성물산 자회사였다가, 99년 구조조정으로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로 넘어갔는데 그분들의 사정으로 지금은 다시 삼성물산 소속이다.
  2. 1980년의 화폐가치는 2019년의 4.744배다. 이를 가지고 계산해 보면 2019년 가격은 232,456~332,080원.
  3. https://adic.or.kr/ad/tv/show.cjsp?ukey=1338686
  4. 읽을 때에는 '버'와 '검'은 짧게 하고 '킹'에 톤을 올리고 힘을 줘서 길게 뽑는다.
  5.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으로는 '버킹엄궁전'이 맞다.
  6. "남성복 대명사 버킹검, 위크엔드 사라져", <문화일보>, 1997년 1월 23일.
  7. "CJ오쇼핑 플러스 채널 통해 '결론은 버킹검' 컴백", <일간스포츠>, 2017년 5월 17일.
  8. 원래 분당 전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서도 이른바 비박 쪽의 원내대표 후보로 추대되었고 본인이 아주 간절하게 원했다고 한다. 투표 결과 정우택 후보한테 졌지만.
  9. ""결론은 항상 버킹엄 여왕"..나경원 변심에 신당 '부글부글'", <노컷뉴스>, 2016년 12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