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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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털

말 그대로 개의 털.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에게는 계속 빠지는 털이 상당히 성가신 존재다. 사람의 머리카락이나 털도 날마다 빠지지만 양도 적고 무엇보다 옷에 잘 들러붙지 않는 반면, 개털이나 고양이털은 옷이고 뭐고 온통 달라붙으니 꽤나 귀찮고 청소를 해도 계속 빠진다. 그래도 집사들이 거의 털 속에서 뒹굴고 살거나 아예 검은 옷은 포기하든지, 아니면 고양이 절대 출입금지 옷방을 따로 만들어야 하는 고양이털보다는 훨씬 낫다는 게 중론.

디자이너 도리스 카발로는 'Fur You by Doris'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는데 개털로 만든 제품이다. 그렇다고 개를 죽여서 가죽이나 털을 뽑은 게 아니라, 개를 기르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빠지는 털을 모아서 보내주면 이를 원료로 만든다. 처음에는 카발로가 기르던 개를 빗기면서 나오는 털을 그냥 버리지 말고 핸드백으로 만들어보자, 하고 생각한 건데 좀 더 확장시켜서 털을 기부 받고 있다. 모피에도 반대하고,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도리스 카발로의 생각. 그렇다고 가격이 싼 건 아니라 핸드백 하나에 1천 달러 정도 한다고 한다. 다만 대량생산을 할 만한 공급과 수요가 이루어지면 가격은 낮아질 거라고.[1] 하지만 2014년에 크라우드 펀딩으로 자금을 모집했으나 목표액을 못 채워서 실패했다. 왠지 저 백 메고 다니면 개털 될 것 같아.

부스스하고 뻣뻣한 머리카락을 개털에 빗대기도 하며, 털이 들어간 의류 중에 뻣뻣하고 질이 낮은 털을 개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질 낮은 인조털이 주로 이런 취급을 받는다.

교도소 은어

구치소교도소에서 쓰이는 은어. 돈이 많거나 힘 있는 높으신 분들, 속된 말로 끗발 있는 수감자들을 범털이라고 부르고 돈 없는 재소자는 개털이라고 한다. 개털도 범털도 원래 어원은 교도소 안에서 덮고 자는 담요에서 나왔다. 교도소에 비치된 모포를 개털, 밖에서 반입해 들여온 담요를 범털이라고 불렀는데 개털 덮고 자는 죄수는 돈 없는 죄수, 범털 덮고 자는 죄수는 돈 많은 죄수로 통하게 되어 각각 개털과 범털이라고 부르게 된 것. 자세한 내용은 범털 항목 참조. 지금은 돈이 많아도 담요를 외부에서 반입할 수는 없도록 규정이 바뀌었고 영치금으로 구매해서 써야 한다. 선택의 여지도 없고, 교도소에서 만든 거라 품질도 외부에서 사서 쓰는 것보다는 떨어진다. 이제는 진정한 의미의 범털은 없어진 셈이지만 여전히 개털, 범털이란 말은 잘만 쓰이고 있다.

쓰임새가 좀 더 확장되어, 도박판에서 돈을 다 털렸을 때에도 '개털 됐다'는 말을 쓴다. 투자 실패로 돈을 날렸거나 승부수가 실패로 돌아갔을 때에도 '개털 됐다'는 표현을 쓴다. 사실 투자나 도박이나.

각주

  1. "개털로 만든 핸드백이 새로운 패션?", <허핑턴포스트코리아>, 2014년 9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