킷사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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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19년 6월 25일 (화) 04:13 판

きっさてん(喫茶店).

일본의 다방. 한자를 우리식으로 읽으면 끽차점이다. 줄여서 킷사(喫茶)라고도 한다. 한자로 '끽'이라는 말이 나오는 게 괴이할 수 있는데, '만끽(満喫)하다'라고 할 때의 '끽'이 바로 저 한자다. '차'가 들어가 있으므로 녹차 같은 차를 파는 곳이라는 의미로도 쓰이지만 일본풍 카페를 뜻하는 말로도 많이 쓰인다.

우리나라는 커피 시장의 대부분을 에스프레소가 장악해 버렸지만 일본은 아직까지는 드립커피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수십 년씩 드립커피로 승부해 온 킷사텐이 전국 각지에 워낙에 많기 때문. 에스프레소 커피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카페오레가 킷사텐은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꼭 있다. 반면 카페 라테, 카푸치노는 잘 안 보인다. 쉽게 말해서 카페오레드립커피우유 듬뿍 탄 것.[1] 에스프레소 베이스 음료 중에서는 라테라고 보면 대충 비슷하다.

보통 방식의 드립커피 말고도 사이펀 드립(진공 커피메이커) 방식으로 커피를 내리는 킷사텐도 은근히 많다. 다른 나라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데 일본만 인기가 높다. 사실 사이펀 드립 방식이 필터 방식보다 나은 건 별로 없다. 보기가 멋질 뿐 향은 오히려 약간 떨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 하지만 커피를 내리는 시각적은 효과는 드립커피보다 확실히 멋있어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다방'이라는 말이 썩 좋은 뜻으로 와닿지는 않는다. 티켓 다방과 같이 성과 연결되어 있는 일종의 풍속점 형태의 영업이 만연했기 때문인데, 카페도 80~90년대에는 차도 팔고 술도 팔면서 약간 풍속점스러운 영업을 했던 시기가 있었고 지금도 일부 오래된 동네에는 그런 식의 '카페'가 어쩌다 있다. 반면 일본의 킷사텐은 그냥 커피 파는 데다. 성진국 일본풍속점이 넘쳐나기 때문에 다방에서 그럴 필요가 없스무니다.

커피, 쥬스, 파르페와 같은 것들이 음료 메뉴를 차지하고 있고, 토스트, 핫도그를 비롯해서 간단한 먹을거리도 판다. 특히 두툼한 토스트삶은 달걀을 곁들인 커피는 정말 흔하게 볼 수 있는 아침 식사 중 하나다. 그만큼 일본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 모닝세트로 저렴하게 파는 곳이 많으니 일본에 갔다면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제공하더라도 아침에 꼭 한번 먹어 보자. 주요 역 근처의 킷사텐은 아침부터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출근 때 좀 여유 있게 나와서 아침 식사를 하고 열차를 타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특히 나고야에 갔다면 아침 시간에 킷사텐은 꼭 가보자. 아침 시간 한정으로[2] 400엔짜리 커피 한 잔만 시켜도 서비스로 딸려 나오는 아침식사 서비스가 장난 아니다. 추가 요금 내는 세트가 아니라 진짜로 그냥 나오는 곳이 대부분이다. 자세한 것은 나고야메시/킷사텐 항목 참조. 손님들에게는 천국이요 주인들에게는 지옥이다.

아직까지는 담배에 관대한 일본인지라 킷사텐도 흡연석과 금연석으로 나뉘어는 있어도 별다른 칸막이가 없는 곳이 많다. 흡연석에서 가까운 금연석은 간접흡연 작살이니까 먼 데에 자리 잡자. 하지만 최근 들어 일본담배에 관련된 규제가 점점 강해지고 있는지라 금연석과 흡연석이 격리되어 있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각주

  1. '카페오레(café au lait)'라는 말 자체가 프랑스어로 '우유 커피'라는 뜻이다.
  2. 많지는 않지만 하루 종일 그렇게 하는 곳도 있으나 보통은 아침 시간 지나면 추가 요금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