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치 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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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4월 8일 (수) 20:20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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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ch whisky.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나오는 위스키. 다양한 형태의 위스키가 있지만 스카치 위스키라고 하면 몰트 위스키그레인 위스키를 블렌딩해서 만든 위스키를 주로 가리킨다. 우리나라에서는 별 설명 없이 위스키라면 스카치 위스키, 그 중에서도 블렌딩한 스카치 위스키가 기본이다. 영국에서는 거의 압도적으로 스카치 위스키고 다른 동네 위스키는 거의 존재감이 없다. 아이리시 위스키도 있지만 이건 나라가 영국이 아닌 아일랜드라서... 2000년대 들어 명맥이 끊겼던 웰쉬 위스키가 부활하고 있지만 스카치 위스키의 명성에는 한참 안 된다. 앞으로도 우린 안 될 거야 아마. 그래도 잉글랜드보다는 아는 거 아냐?

스카치 위스키가 어떻게 만들어지는를 스코틀랜드의 여러 증류소, 그리고 스카치 위스키들과 함께 보여주는 영상이다. 스카치 위스키만이 아니라 위스키는 다 이런 식으로 만든다.

종류

스코틀랜드에서 생산되는 위스키의 90%가 블렌딩한 위스키다. 두 가지 위스키를 섞어 만드는 것이 주종이므로 각 브랜드마다 자신들만의 블렌딩 비법이 있다. 이게 단지 몰트 몇 %에 그레인 몇 %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그때 그때 숙성된 술의 상태에 조금씩 차이가 있고 어떤 브랜드는 복잡한 향미를 만들기 위해서 오크통의 산지나 크기, 새 오크통과 중고 오크통과 같이 숙성 조건을 여러 가지로 해서 술을 숙성한다. 블렌딩 과정에서는 일관된 품질을 유지할 목적으로 이런 수많은 요소를 감안해서 어느 오크통에서 몇 %, 어느 오크통에서 몇 %와 같이 섬세하게 블렌딩 비율이 결정된다. 스카치 위스키 광고에 자주 나오는, 유리잔에 코를 박고 있는 나이든 남자는 보통 그 브랜드의 위스키 블렌딩을 결정하는 마스터 블렌더. 크게 봐서 몰트 위스키가 많이 들어가면 맥아 특유의 코를 찌르는 듯한 날카롭고 강렬한 느낌이 강해지고, 그레인 위스키가 많이 들어가면 느낌이 부드러워진다. 기본적으로 브랜드에 따라서 이러한 차이는 확연히 드러나며 제품의 캐릭터가 된다. 몰트가 많이 부각되는 쪽이 J&B라면 조니워커는 좀더 부드럽게 나타나는 편이다.

숙성 기간이 표시되어 있는 게 보통이지만 그렇지 않은 제품도 있다. 이는 숙성 기간이 다른 원액을 블렌딩했다는 뜻.

또한 스코틀랜드 안에서도 지역이 다시 나뉘어서 이 지역에 따라서도 분류된다.

하이랜드 위스키

스코틀랜드 중에서도 북쪽은 높고 험준한 산들이 많이 있는데, 이 지역을 하이랜드(Highland)라고 부르며, 여기서 나오는 위스키를 하이랜드 위스키라고 부른다. 이쪽의 블렌디드 위스키들은 주로 몰트 위스키의 함량이 높아서 향미가 강렬한 편이다.

아일러 위스키

하이랜드 남쪽 끝 쯤의 동쪽에 자리 잡은 섬인 아일러 (Islay) 지역에서 나오는 위스키를 뜻한다. 몰트를 건조할 때 이탄을 세게 쓰고 숙성도 바다에 가까운 곳에서 하다 보니 해풍을 계속 맞아서 라프로익을 필두로 한 이쪽 위스키들은 굉장히 강한 피트향과 짠내를 특징으로 한다. 향만 맡아 보면 이게 무슨 소독약인가 싶을 정도. 호불호가 무척이나 강한 위스키가 많이 나온다.

한국의 스카치 위스키

우리나라에서 스카치 위스키는 조금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80년대, 길게는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양주'라고 하면 십중팔구 스카치 위스키였고, 대부분의 양주가 팔리는 곳은 룸살롱 같은 유흥업소였다. 여성 유흥접객원, 즉 호스티스가 따라주는 받아 마시는 게 우리나라의 위스키 문화였던 셈. 이 문화가 가장 영향을 미친 쪽이 병 디자인이다. 사실 스코틀랜드에서 만드는 위스키는 대부분 병 모양이 단순하다. 원뿔 모양 아니면 직육면체. 그런데 당시 룸살롱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었던 이른바 '특급 위스키'들은 병 모양이 좀 복잡했다. 호스티스들이 손이 작고 쥐는 힘이 약하기 때문에 병 모양이 밋밋하면 미끄러지거나 놓치기 쉬운데, 그랬다가는 손님한테 '매상 올리려고 일부러 그러는 거냐'고 욕먹기 딱 좋을 것이다. 유흥업소에서 스테디셀러로 히트쳤던 썸씽스페셜은 작은 손으로 잡아도 잘 안 미끄러지는 디자인으로 해 달라고 특별주문해서 병 모양을 디자인한 것으로 신문에 기사도 나고 화제도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몰트 위스키가 많이 들어간 블렌딩보다는 그레인 위스키가 더 들어간 쪽이 선호되었던 이유도 호스티스들이 아무래도 강렬한 향미에 부담감이 있으니까... 로 해석할 수 있다.

90년대 이후로는 우리나라의 술문화도 다양해지고 여러가지 위스키들이 소개되면서 유흥업소나 다를게 없었던 바가 아닌, 정말로 여유 있게 위스키브랜디를 즐기는 목적의 도 늘어났다. 그에 따라서 스카치 위스키의 폭도 더 넓어지고 싱글 몰트 위스키를 비롯해서 다양한 형태의 스카치 위스키가 소개되기 시작했다. 그래도 여전히 스카치 위스키라면 블렌딩한 위스키를 떠올린다. 스코틀랜드에서 생산되는 위스키도 90% 이상이 블렌디드다.

최근 들어서는 인기가 퇴조하는 분위기다. 긴 불황에 기업도 접대비를 줄이는 분위기라 룸살롱도 불황이고, 높은 도수의 술을 기피하는 현상도 점점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주도 도수를 내리는 판에 위스키인들 별 수 있겠나.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스카치 위스키의 최대 소비국 중 하나로 한국이 꼽힐 정도였지만 계속해서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다. 2008년에 정점을 찍은 이후로는 계속 내리막길. 2008년에 284만 상자였던 게 2014년에는 179만 상자 선까지 떨어졌으니 100만 상자 이상 판매량이 준 거다.[1] 높은 도수의 술을 기피하는 현상을 노리고 '위스키는 40도 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개념을 깬 게 36.5도 짜리 골든블루인데 이게 부산 경남권을 중심으로 대박을 쳐서 다른 위스키 판매사들은 다 매출 감소를 겪는 와중에 혼자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다만 골든불루는 스카치 위스키로는 분류되지 않는데, 영국의 스카치 위스키 협회가 2009년에 내놓은 규정에 따르면 스코틀랜드에서 증류한 원액을 100% 쓰고는 있지만 도수가 40도가 안 되면 스카치 위스키로 분류되지는 않기 때문이다.[2] 기존 회사들은 '스카치 위스키도 아닌 게 까불어...' 하고 무시하는 척 하지만 슬금슬금 도수 낮춘 위스키를 내놓는 실정. 자존심이 밥 먹여주냐. 한편으로 조니워커와 같은 몇몇 브랜드들은 일본의 하이볼 열풍을 타고 한국에서 하이볼을 밀어보려고 홍보를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영향은 미미한 편이다.

각주

  1. "위스키, '접대여왕'의 눈물", <MoneyS>, 2015년 08월 10일.
  2. "Scotch Whisky Regulations 2009: Guidance for Producers and Bottlers", The Scotch Whisky Association, 31 January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