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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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7월 30일 (목) 05:56 판
도다리 세꼬시.

생선회의 일종으로, 껍질과 큰 뼈만 발라내고 잔가시는 놓아둔 상태에서 잘게 썰어낸 것. 뼈가 두껍지 않으면 아예 뼈를 발라내지 않고 썰어낸다. 전어회는 아예 껍질도 안 벗긴다.

일본말 세고시(せごし, 背越し)에서 온 이름이다. 여수를 비롯한 전라남도 일부 지역에서는 뼈꼬시라고도 부른다. 아마도 뼈째 썰어낸다는 뜻으로 붙인 이름일 듯. 마땅히 부를 만한 우리말이 없는 실정인데, 이미 세꼬시라는 이름이 많이 정착되어버렸기 때문에 억지로 뭔가 말을 만들어 낸다고 해도 널리 쓰일 가망은 별로 없을 듯. 육사시미와 비슷한 상황이다.

보통 처럼 비스듬하게 썰어서 길게 슬라이스하는 게 아니라 잔가시째 직각으로 촘촘하지만 길게 썰어낸다. 굵게 썰면 가시 때문에 먹기도 너무 딱딱하고 찔리기도 쉽기 때문. 먹을 때에도 보통 생선회처럼 한 점씩 집어서 먹는 게 아니라 여러 점을 한꺼번에 젓가락으로 집어서 초장이나 막장에 찍어 먹거나 쌈을 싸서 먹는 게 보통이다. 우리나라처럼 에 싸먹기도 하는 문화를 가진 나라에는 잘 맞아서, 많은 횟집이 세꼬시를 판다. 가시를 빼지 않았기 때문에 이가 약한 사람은 싫어하지만 오도독 오도독 씹히는 맛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다. 채소와 함께 초고추장이나 매운 양념을 넣고 버무린 무침회로도 많이 먹는다.

먹을 때에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 굵은 뼈는 발라냈다고는 하지만 완전히 발라냈다는 보장이 없어서 가끔 큼직한 가시에 입안이 찔리는 불상사가 벌어진다. 시간을 두고 정교하게 발라내고 썰어내는 전문점은 이럴 위험이 별로 없지만[1] 수산시장 같은 곳에서 썰어낼 때에는 위험이 좀 올라간다. 꼭꼭 씹어먹되 콱 씹어먹지 말고 처음에는 굵은 가시가 있는지 혀로 잘 더듬어서 뱉어낸 다음 잘 씹어서 먹자. 또한 전어회는 껍질을 벗기지 않고 세꼬시로 치는데 겉껍질도 까끌까끌하기 때문에 보통 세꼬시보다도 더욱 꼭꼭 씹어먹어야 한다.

세꼬시로 이용되는 생선은 주로 크기가 작은 것들이다. 바다장어, 도다리, 전어, 쥐치 같은 것들이 주로 쓰이고, 흔히 말하는 잡어회도 대부분 세꼬시로 썰어낸다. 보통 생선회로 먹는 어종들도 알이 작은 어린 새끼라면 세꼬시로 먹는다. 작은 생선들은 뼈가 굵지 않으므로 씹어먹을 수 있고 뼈를 발라내는 것도 쉽지 않다. 작은 생선을 일일이 뼈를 다 발라내는 것도 횟집 처지에서 본다면 무척 번거롭고 살도 별로 남는 것도 없다. 이런 생선은 세꼬시기 답. 하지만 원래 크기가 작은 생선이 아니라 새끼 생선을 잡아들이는 것은 불법인 경우가 많다. 실제로 정부에서 세꼬시용으로 새끼 물고기를 잡는 행위를 단속한다고 나서서 세꼬시가 자취를 감추는 거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 적이 있다.[2]

영덕을 비롯한 경상북도 동해안 일대에는 막회가 유명한데, 세꼬시처럼 직각으로 길게 썰어내지만 뼈를 다 발라내는 차이가 있다. 막회는 그냥 처럼 먹기도 하지만 초고추장 양념을 뿌려서 채소와 함께 비벼 먹는 쪽이 인기가 많다.

각주

  1. 일본에서는 장어를 뼈째로 아주 조밀하게 칼집을 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방송을 통해서 많이 나왔기 때문에에 한국인들 중에도 아는 사람들이 많다.
  2. 우리가 즐겨 먹던 '세꼬시' 이제 못 먹나요?, YTN, 2014년 1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