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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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21년 7월 18일 (일) 15:07 판 (새 문서: Investor relations. 기업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의 현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기업을 홍보하며, 상호소통을 하며, 증권법이나 그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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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estor relations.

기업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의 현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기업을 홍보하며, 상호소통을 하며, 증권법이나 그밖에 증권시장의 관련 법령과 시장감시제도를 준수하기 위해 벌이는 활동을 뜻한다. 상장기업이라면 각종 시장감시제도를 챙겨야 하며 개인 및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소통 및 홍보, 그리고 각종 문의에 응답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IR을 담당하는 팀이 필요하며 연락처도 공개되어 있다. 비상장기업이라면 기업공개가 가시화 단계에 접어들지 않았다면 에상대적으로 IR에 소홀한 편이다.

일단 가장 주요한 활동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PR은 주로 회사의 긍정적인 부분을 부각시켜서 회사의 이미지를 최대한 좋게 만드는 데 있지만 IR은 좀 더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편이다. 투자자는 회사의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을 모두 따져셔 판단을 해야 하는데, 기업이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 줘야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물론 IR도 가급적이면 투자자들이 회사의 현재와 미래를 좋게 보고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어 하지만 그렇다고 부정적인 부분은 숨기고 긍정적인 부분은 뻥튀기를 하면 당장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그 사실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그러면 투자자들은 기업을 불신하고 투자를 꺼리게 될 것이다. 더 나아가 불성실한 IR이 관련 법령과 시장감시제도를 위반에 해당하면 과태료, 거래정지, 심지어는 상장폐지를 당하거나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IR은 개인 투자자도 상대하지만 아무래도 기관 투자자 쪽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있다. 기관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 컨퍼런스 콜, NDR(Non-deal Roadshow)과 같은 활동을 한다. 기관 투자자들은 직접 투자도 투자지만 증권사가 내놓는 기업 관련 리포트는 다른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중요한 참고자료다 보니까 아무래도 이쪽에 신경을 쓰게 된다. 다만 정도가 너무 지나쳐서 개인 투자자들을 무시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기업이 내는 각종 공시도 역시 IR의 몫이다. 분기보고서, 사업보고서, 대주주의 지분 변동, 그밖에 각종 풍문에 대한 해명[1]과 같은 것들도 IR에서 내게 된다. 주주총회의 공고 및 준비 역시 IR의 업무다.

IR는 보통 재무팀이나 경영지원팀 소속이다. CFO 직속으로 편성되어 있는 곳도 있다. 기업의 규모가 작고 IR 팀을 따로 두기 어려운 경우에는 외주를 줄 수도 있다. IR 대행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들이 있다. IR 관련 연락처가 회사의 다른 전화번호와 지역번호나 국번이 아예 다르다면 외주를 주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본사가 지방에 있을 때 IR만 서울이나 IR 활동을 하기 좋은 곳에 두고 있을 수도 있으므로 속단은 금물이다.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미국을 비롯한 주주자본주의 선진국들에 비하면 IR이 약한 편이다. 미국이나 유럽의 대기업들은 아예 IR 부분을 별도의 웹사이트로 만들어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컨퍼런스 콜 녹취록을 올리거나 기업 관련 각종 소식들을 열심히 제공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대기업조차도 IR 부분을 기업 웹사이트의 한 코너 정도로만 제공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내용도 기업공시 이상을 벗어나지 않는 곳이 많다. 그냥 금융감독원의 기업공시 웹사이트인 DART를 붙여 놓고 땡치는 기업들도 꽤 많다. 물론 짐 로저스가 극찬했던 것처럼 기업들의 공시정보를 한곳에 모아서 볼 수 있는 DART가 편리한 서비스이긴 하지만 개별기업이 단순히 DART 공시정보로 퉁치고 마는 것은 주주자본주의 선진국의 IR 웹사이트와 비교하면 날로 먹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IR 담당자

기업의 IR 담당자를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주식담당', 줄여서 '주담'이라고 부른다. 투자자가 기업의 현황이나 전망, 회사와 관련된 사건이나 소문에 관한 회사의 입장을 듣고 싶다면 주담에게 전화를 걸어서 질문을 하고 대답을 듣는다. 다만 IR 담당자 중에는 주식담당 또는 주담이라는 말을 안 좋아하는 경우도 있다. IR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포괄적인 활동을 뜻하는데 주식담당이라고 하면 마치 주가 관리만 하는 것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가급적이면 주담보다는 IR 담당이라는 말을 써 주는 게 낫다. 주담이라는 말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있어도 IR 담당이라는 말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IR 담당자의 성격이나 태도도 정말로 천차만별인데, 투자자의 질문에 대답이 가능한 범위 안에서 공손하고 성의 있게 대답해 주는 담당자도 있는가 하면 정말 태도가 나쁜 담당자도 있다. 거의 모든 질문에 답변을 거부하거나, 건성으로 대답하거나, 개인 투자자의 경우에는 기관 투자자들에 비해 티나게 태도가 나쁘거나 얕잡아보는 게 티가 가는 경우도 있다. 개인 투자자들을 상대로는 아예 전화도 안 받는 기업도 있다. 물론 거대기업이라면 투자자가 워낙에 많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는 물론 기관 투자자의 수도 엄청 많아서 일일이 다 전화 받고 Q&A 해 주기가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도 케바케라서 다들 알만한 대기업이라도 전화는 잘 받아주는 기업도 있는가 하면, 기업의 규모도 작고 기관 투자자들도 별로 관심을 보이지도 않는데[2] 저 혼자 개인 투자자를 무시하는 IR 담당자도 있다. 태도 자체는 나쁘지 않으면 지나치게 방어적인 IR 담당자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피곤하다. 뭘 물어봐도 기밀사항이라거나, 고객사 요구로 말씀드릴 수 없다는 식의 대답만 돌아오면 허탈할 수밖에 없다. 그냥 대답하기 싫으니까 뭐든 기밀사항이라고 둘러대는 건가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말로 그럴 수는 있어서, 기밀사항에 해당하는 것만 집요하게 물어보는 투자자도 있다.[3] 또한 질문하는 쪽의 기술도 필요하다. 어떤 면에서 본다면 투자자와 IR 담당자의 Q&A는 심리전이기도 하다.

다만 개인 투자자도 개인 투자자 나름인 경우도 있다. 기업에 대해 충분히 파악하고 이해한 다음에 질문을 준비해서 전화를 하는 투자자는 쉽게 무시하지 않는다. 기업에 대해 제대로 이해도 못하고 기본적인 것도 잘 모르면서 전화해서 우격다짐식으로 질문을 하면 IR 담당자도 그에 맞는 수준으로 대처하게 마련이다. 예를 들어 기업의 기밀에 해당하는 사항을 알려달라고 억지를 부리거나, 다 공개되어 있는 기업의 실적이라든가 주요한 사업도 제대로 모르는 상태에서 '요즘 주가가 왜 이렇게 떨어지냐'는 식으로 밑도 끝도 없이 물어보면 IR 담당자가 얘기할 게 별로 없다. 회사의 실적이 나빠서 주가가 떨어질 수도 있지만 그냥 시장 분위기가 나쁘거나, 그 회사의 섹터가 전반적으로 침체 상태라서 덩달아서 떨어지거나, 그밖에도 주가가 오르거나 떨어지는 이유는 정말 많고 불확실성도 크다. 단기적인 주가의 흐름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법이다.

IR 담당자도 알고 보면 고달픈 직업이다. 주가가 많이 떨어지는 날에는 그야말로 온갖 욕을 다 먹는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 중에는 전화를 걸어서 다짜고짜 욕부터 하거나[4], 밑도 끝도 없이 주가를 올려놓으라는 막무가내식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꼭 이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상습적으로 전화를 걸어서 괴롭히는 악성 투자자도 있다. 그야말로 감정노동이다. 그렇다고 주가가 많이 오른다고 해서 IR 담당자한테 고맙다고 하는 사람도 없고... 물론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피 같은 돈을 투자했는데 주가가 떨어지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겠지만 IR 담당자도 그냥 회사의 직원일 뿐이다. 아무 회사 직원이나 붙잡고 화풀이를 하는 것은 일종의 갑질이다.

각주

  1. 기업에서 자진해서 해명 공시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증권시장에서 기한을 정해서 해명을 요구할 때도 있다.
  2. 예를 들어 증권사의 기업 리포트가 거의 안 나오는 기업들.
  3. 그런 정보를 솜씨 좋게, 혹은 운 좋게 알아낸다면 그만큼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것이니.
  4. "IR담당의 눈물 : ①주가 떨어지면 “XXX야” 윽박에 욕설까지", 이데일리, 2018년 7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