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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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19년 7월 1일 (월) 20:49 판

전 세계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그리고 가장 오랫동안 활용해 온 미생물 가운데 하나. 딴 건 몰라도 어느 문명에서나 은 만들었으니... 효모(酵母)라는 말의 뜻이 발효(酵)의 어머니(母)다. 우리말로는 '뜸팡이'라고 하지만 잘 쓰이지 않는다. 사실 공기 중에도 은근히 많이 떠다니고, 심지어 사람의 피부에도 조건만 맞으면 증식하기도 한다.

효모가 당분을 먹으면 이를 알코올이산화탄소로 분해하는데, 이것이 바로 을 만드는 발효 과정. 그러면 발효의 아빠는 설탕?

을 부풀릴 때에도 효모를 쓴다. 을 만들 때 쓰이는 재료 중에 이스트(yeast)가 바로 효모다. 발효 과정에서 효모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때문에 반죽 안에 공기구멍이 생겨서 이 부풀고 부드러워진다. 약간의 알코올이 생기지만 굽는 과정에서 다 날아간다. 보다 문화가 발달한 우리나라에서도 반죽에 막걸리를 넣어서 막걸리 효모로 반죽을 부풀리는 술떡을 만들어 먹었다.

반면 효모가 안 좋은 구실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김치가 익는 정도를 넘어서 군내가 나는 단계로 가는 건 효모균이 퍼졌기 때문이다. 김치를 담고 초기에는 유산균발효를 주도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유산균은 줄고 효모가 그 자리를 차지하면 군내가 나고 물러지기 시작한다. 묵은지에 하얀 막이 생기는 걸 보고[1] 곰팡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효모 때문이다. 김치를 오래 숙성시켜서 묵은지를 만들고 싶은데 군내와 골마지가 걱정이라면 묵은지 만들 김치는 따로 보관해야 한다. 공기를 차단시키고 낮은 온도를 유지해서 효모가 침입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참고로 골마지가 생긴 김치라고 해도 효모의 작용이기 때문에 별 독성은 없기 때문에 먹어도 문제는 없다. 다만 냄새나 식감이 영...

미생물이지만 수분을 날려 건조시켰다가 다시 물을 주면 살아나는 특성이 있어서 시중에서 파는 제품은 건조 효모로도 유통된다. 이른바 생이스트라는 건 건조하지 않은 효모를 뜻하는 말, 이전에 발효시켰던 빵이나 술을 조금 놔뒀다가 사용하거나 따로 배양액에서 배양시켜서 사용한다.

다른 미생물들이 그렇듯이 효모도 수많은 종류들이 있으며, 빵 발효에 좋은 종류, 맥주 발효에 좋은 종류, 와인 발효에 좋은 종류... 와 같은 식으로도 나뉜다. 특히 양조 회사들 중에 효모에 대한 집착이 강한 곳이 많다. 자기들 나름대로의 효모를 열심히 배양해서 사용하는 회사가 있는가 하면, 최대한 전통 방식에 가깝게, 야생 효모가 자연스럽게 발효를 하도록 하는 회사도 있다. 하지만 야생 효모를 사용하는 방식은 잡균이 낄 여지도 많고 그때 그때 효모의 종류도 다를 수 있어서 결과물이 일정치 않을 위험이 크다. 어떤 종류의 발효든 최대한 균일한 품질을 만들기 위해서는 배양을 통해 일정한 종류의 효모를 만들어서 주입하는 방식으로 발효를 하는 게 보통이다.

효모 자체도 각종 영양물질이 풍부하기 때문에 가공해서 각종 제품의 원료로 쓴다. 특히 술을 만들고 남은 효모 찌꺼기는 발효 과정에서 만들어진 수많은 영양물질들까지 있어서 우리 몸과 관련된 여러 가지 제품의 원료로 인기가 좋다. 일단 가장 유명한 식품으로는 우리의 혀에는 알보칠만큼이나 폭력적인 마마이트베지마이트가 있다. 영양제 원료로도 종종 들어간다. 화장품에도 쓰이는데 SK-II가 내세우는 유효물질인 피테라의 원료가 효모다.

  1. 이 하얀 막을 '골마지'라고 부른다. 오래 숙성한 된장 위에 끼는 것도 역시 비슷하게 효모 작용으로 만들어진 골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