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락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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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15년 10월 25일 (일) 08:07 판

우유를 재료로 만든 .

을 곱게 간 다음 그냥 우유가 아니라 유산균으로 발효된 우유를 말려서 가루를 낸 건락을 넣어서 만든다. 지금은 그냥 우유로 만드는데 과거 궁중 레시피와는 안 맞는 셈. 타락(駝酪)이라는 말 자체가 말린 우유를 뜻하는 몽골어 '토라크'를 음차한 것이므로, 타락죽은 건락으로 만드는 게 정석이다.

지금이야 우유가 흔하지만 옛날에는 우리나라에 젖소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송아지가 먹을 젖을 빼앗아 먹는 게 윤리에 어긋난다고 반발하는 유생들도 많다 보니, 왕도 눈치 보면서 먹어야 했다고 한다.

타락죽은 음식인데도 불구하고 궁중에서 음식을 담당하는 주방상궁이 만들지 않고, 내의원에서 만들어서 바쳤다. 음식이라기보다는 약으로 본 셈이다. 우유를 짜는 일도 내의원 의관 담당이었다. 그러다 뒷발에 차이면 내의원에서 치료해 줬을까?

왕이 검열삭제를 하기 전에 먹는 보양식이었다고 한다. 즉 타락죽을 많이 먹는 왕은 검열삭제에 빠진 타락한 왕. 당연이 왕이 먼저 먹는데 만약 반만 먹고 나머지를 궁녀에게 주면 '너를 다시 부르마' 하는 뜻이고 임금이 혼자 다 먹으면 안 부른다는 뜻이다. 먹는 거 가지고 진짜 쪼잔하게. '분락지간'이라는 말도 있었는데, 타락죽을 나눠먹는 사이라는 듯이다. 한마디로 왕을 뿅가게 만든 속궁합 퍼펙트란 얘기.

궁중에서만 먹던 고급 음식이었지만 만들기는 쉽다. 쌀가루를 곱게 갈아서 건락 넣고 끓이면 끝. 우유가 아무나 못 먹는 음식이었을 때나 궁중 음식이었지, 지금은 먹고자 한다면 쉽게 먹어볼 수 있다. 전통 한정식 집에서도 종종 에피타이저로 나오고, 본죽 메뉴에도 있다. 건락으로 제대로 만드는 데가 없어서 그렇지.